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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레터 Feb 08. 2022

'꼰대' 탈출을 위한 5가지 방법

원칙 있게 시대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자

2019년 9월 22일에 영국의 BBC TWO는 방송이 아닌 페이스북에서 우리나라에서 자주 쓰는 은어인 '꼰대(KKONDAE)'를 오늘의 단어로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국내의 몇몇 언론은 며칠 뒤에 이를 대단한 일인양 호들갑떨며 보도했는데, 어느 신문사는 "영국 BBC에 수출되었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사실 'KKONDAE'의 소개는 그보다 앞서 영국의 Economist지와 BBC 홈페이지에 소개되었습니다.

 

Economist지에는 2019년 6월 1일자 인쇄판 아시아섹션에 "The word for “condescending old person” in Korean"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습니다. BBC 홈페이지에는 두 번 소개되었는데, 한 번은 일과 생활의 미래에 대해 필수불가결하게 알아야 할 것으로 101개를  선정하여 정리한 <Worklife 101>에 49번째 주제로 "Kkondae"가 2019년 7월 18일에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전 세계의 직장, 주거 및 인구의 주요 추세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한 <Generation Project>라는 코너에 2019년 8월 6일에 실린 "The ‘condescending old people’ of South Korea's workforce"라는 글에서 소개되었습니다. Economist지에 실린 글의 저자는 명시되어 있지 않고, BBC 홈페이지에 실린 두 글의 저자는 동일인인 Soo Zee Kim입니다.


우리나라의 은어인 꼰대가 Economist지와 BBC에 직접 소개되어서 잠시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었지만, 사실 꼰대와 같이 행동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나 다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BBC TWO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달린 댓글에서도 많은 외국인들이 공감하였습니다. 꼰대와 유사한 영어 표현은 OK boomer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baby boomer에서 유래된 밈이라고 합니다. 2009년에 처음 생겨 2019년부터 유행하는 신조어입니다. 이를 보면 사회 및 문화의 차이가 있다 보니 다소간 맥락의 차이가 있고 내용의 차이는 있지만 일종의 세대 간 사회문화적 대립 내지 충돌의 한 현상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청소년기에는 아버지나 남자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로 주로 쓰였는데, 요즘에는 직장과 사회에서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출처: 위키백과)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꼰대 외에도 노인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단어가 여럿 있는데, 그 단어들은 차마 말하거나 옮기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낮습니다. 한편 꼰대와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라떼'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커피라떼나 녹차라떼가 아니라 "나 때는 말이야~"라면서 얘기를 하는 어른을 비꼬는 말입니다.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입장에서야 당연히 기분이 나쁘겠지만, 그런 소리를 그냥 듣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에서 비롯됩니다. 첫째는 지나치게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거나 권위를 높이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려고 하고 심지어는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둘째는 자신이 했던 경험을 보편화할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타당한 것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라떼'가 대표적입니다. 셋째는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참견하며 끼어들어서 상황을 주도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나이, 젠더, 국적이나 인종 등 사회적 특성을 기초로 소수자를 차별적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특히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무조건 반말을 하고 그들을 무조건 가르치려고만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다섯째는 자신은 행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하라고 얘기하거나 권하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확인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얘기나 가짜뉴스를 퍼나르며 진실처럼 얘기하고 믿도록 강요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꼰대라는 소리를 듣게 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더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원인들을 보면 단지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젊은층이나 여성에게서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위에서 열거한 행위들을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는 것은 소극적 대응입니다. 단지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세대 간 소통을 하고 사회적 공감을 얻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상대가 누구든 그를 존중해야 합니다.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좋은 대우도 나오기 힘듭니다. 이는 자신이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처럼 상대도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바꾸어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둘째는 상대와 사회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상대나 사회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파악하지 못한 채 섣부르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충분히 경청해야 합니다.


셋째는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것입니다. 고루한 생각이라는 것은 세상은 바뀌었는데 그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회의 변화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에 비추어 불만이나 거부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자신의 가치관을 돌아보며 과연 보편적이고 합리적인지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생각하고 판단하며 변화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넷째는 세상의 변화를 그저 표피적으로만 이해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독서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단편적으로 들은 토막지식이나 뉴스, 소셜미디어에서 흘러다니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을 중단하고 긴 안목에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며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다섯째는 상대를 무조건 가르치려 들면 안 됩니다. 상대가 요청하지 않으면 나서지도 가르치려고 하지 말기 바랍니다. 가르치는 것보다는 상대가 따라 배우도록 솔선수범하고 가르침을 요청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저조차도 지금 '꼰대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누구나 순간적으로 '꼰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꼰대' 같은 행동을 하냐 하지 않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자각하고 다음에는 하지 않으려고 바로잡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지난 번에 "시니어를 위한 대화법"에서 썼듯이 대화법도 꾸준히 개선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2주 후에는 설날이라 일가친지를 만날 것입니다. 그 때 '꼰대'가 되지 않도록 미리 마인드 콘트롤을 잘 하며, 행복한 설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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