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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레터 Aug 21. 2022

지체되는 연금개혁과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하는 디폴트옵션

8월 셋째 주 [은퇴 정보] 2022-04

8 15일에 말복을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다소 선선해졌습니다. 수해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느라 바쁜  주간이었지만, 연금개혁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 제도도 시행은 되었지만 아직 상품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데다 자본시장까지 불안정하여 힘들게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한편으로 올해 세제개편안에 퇴직금 관련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주목해봐야  것입니다.


1. 지체되는 연금개혁


7월 22일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이하  ‘연금개혁특위’라 함)를 다음과 같이 설치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 위원정수는 13인으로 하고, 더불어민주당 6인, 국민의힘 6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한다.

-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 활동기한은 구성일로부터 2023년 4월 30일까지로 하되, 필요시 연장할 수 있다.

-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

- 산하에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

- 연금재정의 안정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4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의 개혁방안을 논의한다.


그 후 국민의힘은 7월 24일에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으로 주호영 의원을 내정했고, 강기윤, 윤창현, 김미애, 배준영, 배현진 의원을 위원으로 선임했습니다. 연금개혁특위의 여당 간사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을 선임했습니다. 그런데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주호영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 당내 비상사태 여파로 당대표 역할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상황이 미묘해졌습니다. 연금개혁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금개혁특위 위원 인선은 마쳤다고 하는데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선거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위원명단조차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여야가 이렇듯 당내 문제에 집중하면서 연금개혁특위는 구성 결의 후 1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첫 회의조차 개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석임을 고려하여 조규홍 차관이 8월 10일(수) 오후 4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2022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올해부터 시행될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추진계획(안)을 논의했습니다.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재정계산 결과가 국민연금 개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대표성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재정계산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사회적 합의 기능은 국회 연금개혁특위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출처: 보건복지부(제5차 재정계산 추진체계)


추진일정을 보면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우선 구성하여 8월 중 재정추계에 착수하고, 재정계산위원회,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는 순차적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각 위원회 운영을 통해 2023년 3월까지 재정수지를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도 수립하여 2023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개혁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개혁보다는 지금보다 보험료를 더 올리는 쪽으로 일단 모수개혁을 해서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도모하는 데 더 힘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2.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하는 디폴트옵션 제도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7월 12일부터 시행한 디폴트옵션 제도가 출발부터 혹독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우선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국내 증권사 13곳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5.14%로 1년 전 9.42%에서 마이너스로 대거 전환된 것입니다. 그동안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상품이 포함된 것을 적절하지 못하다 비판해왔는데, 가입자들은 큰 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며 필요성을 느낄 것입니다. 물론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일시적 마이너스 수익률은 충분히 만회될 수 있을 것이나, 제도 도입기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주게 되어 투자형상품으로 가입자 유치에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편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기관이 디폴트옵션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고용노동부는 10월 중에 상품심의위원회를 거쳐 승인된 디폴트옵션 상품을 공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후 절차에 따라 각 기업에서 DC형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하게 될 텐데, 고용노동부는 규약 변경, 전산 개발, 가입자 안내 등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해 디폴트옵션 시행 후 1년 동안은 유예기간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결국 디폴트옵션의 본격적 도입은 빨라야 올해 말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퇴직금 관련 세제개편안


기획재정부가 7월에 내놓은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퇴직소득세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근속연수공제액 기준이 내년부터 대폭 완화됩니다.


자료: 기획재정부, 출처: 조선일보, 2022. 08. 15. 07:00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근속연수공제액이 크게 인상됩니다. 근속연수가 5년 이하이면 3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상되고, 20년을 초과하면 12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됩니다.


자료: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출처: 조선일보, 2022. 08. 15. 07:00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의 ‘퇴직소득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퇴직급여 1억 원을 받은 20년 근속자의 경우, 올해 퇴직할 경우 퇴직소득세는 295만 원이지만, 내년에는 123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감면비율은 이 경우에는 58.2%인데, 퇴직급여가 클수록 감면비율은 낮아집니다. 퇴직급여가 같아도 근속연수가 길수록 감면비율이 커집니다.


이러한 정부안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별다른 수정 없이 통과될 경우 내년에 퇴직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자신이 퇴직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내년으로 퇴직을 미루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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