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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박물관에서

by Silvermouse

이번 남부 여행을 돌아보니, 유독 영화 속 추억 여행을 많이 했네요. 앞서 포스팅했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그렇고요. 미국 남부 애틀랜타는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건 단연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요. 이 원작소설의 작가인 마가렛 미첼은 애틀랜타 출신인데, 이 책을 집필할 당시의 집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어요. 또 영화 속에 등장했던 소품이나, 그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박물관들이 여럿 있었죠.


그중에서도 저희는 Marietta에 있는 Gone with the Wind 박물관을 가보기로 했어요. 이곳은 1851년에 지어진 남부 귀족의 전형적인 대저택인데,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서 이 영화의 배경인 남북전쟁 당시의 시대상을 볼 수 있어요. 집안 곳곳에 화려한 장식이 있고, 집 입구에 손님 맞는 공간이며, 하나하나 작품 같은 벽지가 그대로 있었죠. 남북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그 시절 낭만이 그대로 담겨있었어요.



사실 전 이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주인공 스칼렛이 하녀에게 코르셋을 꽉 조여달라고 하는 그 유명한 장면은 기억해요. 이 박물관에는 영화 속에 실제로 등장했던 화려한 드레스들도 있고, 또 원본은 아니지만 똑같이 재현해 놓은 의상들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요. 마침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놔서 그 시절에는 이런 모습의 크리스마스를 보냈겠구나 상상도 할 수 있었고요. 한창 화려한 드레스 좋아할 나이인 6살 둘째는 가져간 스케치북과 색연필로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그림을 그렸습니다.



금방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뮤지엄인데,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하셨던 엄마는 구석구석, 하나하나 한참 동안 구경하시며 감탄을 하셨어요. 입구에는 뮤지엄샵이 있었는데, 이 영화와 관련된 거의 모든 기념품들이 있었죠. 책, 오르골, 그릇, 워터글로브, 액자 등 영화 속 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아름다운 소품들이 많았어요.


추억의 영화를 다시 본다는 건, 그 영화 자체도 좋지만, 또 그 영화를 보던 젊은 시절의 나로 잠깐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지금 찬란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의 영화는 뭐가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설마 유튜브 영상과 옆에서 "그만 꺼!" 잔소리하는 제 모습이 추억으로 남으면 안 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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