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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이제 그냥 탈것이 아니다.

디자인 에세이 2013.9.14

by 스페이스댕

요 약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로 그 디자인의 진화는 시대상 변화에 맞추어 진행되어 왔다. 초기 기능적 구조 자체 디자인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기술에 대한 표현형으로 진화되었고 이후 경제적 부흥과 추락의 시대에 맞추어 과시와 효율의 디자인, 이후 자동차 시장 포화와 심화된 제조사 간 경쟁으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표현형으로 진화하였다.


현재 자동차의 차별화는 ICT로부터 일어나고 있다. 텔레매틱스를 시작으로 스마트카, 그리고 한발 더 나가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격전지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물리적 능력의 확장 표현형이었던 자동차 디자인이 분화하여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서는 편의, 인공지능, 효율, 적극적 안전 시스템과 같은 지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소비가치로 하는 디자인으로 진화할 것이다.


1. 서론


자동차는 빠른 이동 수단이라는 기능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주거나 높은 구매 비용에 따른 자기 과시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현대적인 상품이다. 그중 과시에 대한 욕구는 자동차가 인간의 사회 경제적 위치와 신체적, 물리적 능력의 연장선으로서 자신을 표현하고 과시하여 관계 사회에서 우월적 위치를 점유하고 하는 욕망을 얘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어 이제는 자동차를 통해 소비자의 신체적, 물리적 능력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거나 적어도 그러한 새로운 방향으로 분화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의 원초적 자원인 정보통신 기술(이하 ICT)은 단순히 생활의 편의성을 향상하는 정도의 기술이 아닌 19세기 산업 혁명과 같은 인간 사회 내 생존 방식의 변화와 그것으로 사회 구조가 바뀔 수 있는 인류 역사 차원의 기술 트렌드이다.


본 논문은 운전자의 신체적 능력이 연장된 표현형으로서의 자동차 디자인이 아닌,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은 인간의 지적(知的) 조력자로서의 자동차 디자인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자동차 디자인의 간략한 역사와 미래 자동차기술의 전망을 통해 예측해 본다.


2. 기계제조 산업시대: 물리적 능력 표현형


자동차가 상용화된 이후로 그 형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상징해오고 있다. 초기의 Form Follow Function 은 자동차가 구동하는 구조적 원리가 그대로 보이도록 되어 현대 개념의 디자인이라는 활동 없이도 기능적으로 아름다운 지닐 수 있었지만 철판을 사용하여 외관을 일체화시키기 시작하면서 인공적이고 상징적인 조형의 요소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조형은 현대에 이르러 평준화되어가는 기술 위에 차별적 요소로 자리 잡았고 경쟁적 산업 내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그러한 충성고객의 세분화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제품 프리미엄화 전략에 맞추어 디자인이 다변화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디자인적 진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2.1. 노출된 기능


19세기말 최초의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칼 벤츠의 3륜 차는 말을 뺀 마차와 같은 형태였다. 인간이나 동물의 힘이 아닌 기계 자력으로써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초적인 구조 즉, 넘어지지 않고 부드러운 이동을 위한 3개의 바퀴, 구동력을 만드는 엔진 그리고 그것을 조정하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자동차라 규정할 수 있는 최소의 조형 요소를 지닌 것으로 현대에서 말하는 감성적 표현을 하는 디자인은 들어 있지 않다. 심지어 손잡이 하나, 바큇살 하나도 그 기능적 필요성에 의해 형태가 결정되어 있다. 다만, 마차의 형태는 마차(馬車)를 소유할 수 있는 부의 간접적 상징과 부분적 장식의 요소를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말(馬) 없는 마차의 형태나 부분적 장식물의 조합이 아닌 오늘날과 같은 엔진탑재 공간, 운전자와 승객의 탑승 공간, 화물 공간이 하나의 개체적 디자인으로 조합된 전형적 자동차의 형태는 1930년대에 들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초 자동차의 구조는 사람을 이동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기계적 구조라면 이때부터는 사람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보조적 공간까지가 하나의 연결된 조형으로서의 디자인 시작 된 것이다. 이 시기에도 여전히 엔진, 사람, 화물을 위한 공간의 조합이라는 기능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기계구조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음으로써 내부에 패키징 된 기계구조물이 가지는 물리적 성능을 외부의 형상을 통해 전달해야 하는 역사적 시작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2. 보이지 않는 기술의 표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30년대부터는 자동차 몸체의 재료로 철판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고 당시 비행기의 공기 역학적 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유선형의 형태를 지닌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무렵 스포츠카가 아닌 승용자동차의 외관 형상들은 내부의 기계구조에 영향을 받은 기능적 부품의 조합형이 아닌 외부 공기 흐름과 그것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일체형 선형 디자인을 가지게 된다. 이 시기에서부터 자동차의 외관은 기계구조와 탑승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기계적 성능을 암시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디자인도 함께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엔진의 크기와 동력 전달 방식에 영향을 받은 거대한 엔진 룸과 휠 베이스 거리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엔진의 성능을 시각화하는 동시에 우연히도 마차를 앞에서 끄는 말의 수(數), 즉 부와 권위를 상징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후륜 구동에 따른 짧은 오버 행(전륜축과 차체 앞 단까지의 길이)과 긴 휠 베이스(전류, 후륜축간의 길이)는 엔진 룸을 더욱 길게 보이게 하여 탑승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엔진의 성능을 그대로 시각적으로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엔진 룸의 길이와 인지적 권위와의 관련성은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1910년 포드모델T (출처-en.wikipedia.org).png 1910년 포드모델 T (출처: en.wikipedia.org)


2.3. 풍요사회에서 감성의 반영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부터는 오랜 기간의 전쟁기간 동안 태동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성능과 형태의 자동차가 생산되었다. 유럽에서는 전쟁 중 경제적 상황과 파괴된 인프라에 어울릴만한 경제적 운송수단이 인기를 끌었다. 1938년 처음 판매 된 포르셰 박사의 ‘비틀’은 30년대 권위적이고도 구상적인 디자인의 요소와 현대의 실용적인 스타일링의 요소가 접합된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1945년 전쟁이 끝나고 전쟁의 승리를 가져간 미국의 경우 크고 보다 자유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50년대 후반 유럽도 경제재건과 낙관주의로 유선형의 디자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로 1956년에 출시된 프랑스 자동차 ‘시트로엥 (DS-19)’(1) 모델은 전후 유럽의 경제 재건과 낙관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미래주의적이고 에어로 다이나믹한 차체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마차의 형태로부터 이어져온 몸체에 덧붙여진 듯한 팬더(Fender)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전면부가 비행선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쇄기모양이 적용되었다.


1950년대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에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바로 ‘테일핀’이라는 형태의 조형으로 50년대 이후 항공기에서 차용한 공기역학적 조형요소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 구조물은 자동차의 속도를 올리는데 기여를 하지 못하며 대신 상징적이면서 동시에 특정 감성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한국 전통가옥에서 볼 수 있는 처마의 살짝 들어 올려진 모습은 무거워 보일 수 있는 기와지붕의 비례를 시각적으로 매우 가볍게 만들어주듯이 테일핀의 조형은 미국인이 선호하는 무겁고 큰 차체에 속도감과 다이내믹한 감성을 전달하면서 드라이빙에 어떤 권위나 힘의 상징을 더하기보다는 풍요함과 낙관적 그리고 경쾌함을 전달한다.


1957년식 ‘크라이슬러 300C’ (Chrysler 300C), 1959년식 ‘캐딜락 시리즈 60 엘도라도’ (Cadillac Series 60 Eldorado)의 거대한 테일 핀에서 보듯이 과장된 테일핀은 전후 풍요로움의 낙관을 넘어 과도한 크롬 장식과 함께 허영적인 것으로 까지 보인다. 이러한 50년대 테일핀의 유행은 자동차의 본질적 역할에 따른 디자인이라기보다 시대상에 따른 패션스타일에 가까운 것으로 특이한 역사라고 생각된다.


1959년 캐딜락 엘도라도 (출처-net.carshow.com).png 1959년 캐딜락 엘도라도 (출처: net.carshow.com)


60년대에 들어 전후 복구, 소비증가로 낙관주의적 황금기를 맞아 펜더, 엔진룸, 캐빈이라는 고전적 형태에서 벗어나 우아한 일체형 몸체에 볼륨감 있는 보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성능이상의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2.4. 경제불황과 합리성의 시대


70년대에는 석유 파동으로 인해 50~60년대의 우아함은 사라졌다. 전후에 쇄기형의 직선 디자인이 시작되었는데 행한다. 1966 - De Tomaso Mangusta 1970 - Volkswagen-Porsche Tapiro 1972 - Maserati Boomerang 심지어 쇄기형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1973 - Audi Karmann Asso di Picche까지 미국 오일쇼크는 소비자들이 멋을 위해 크고 비효율적인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고 작아지고 실용적인 형태의 자동차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70년대 이후 쇄기형 디자인은 60년대의 미래 지향적 스타일의 현실적, 합리적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로도 자동차 산업은 경제불황과 환경, 안전 규제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어 차량구조, 생산 효율개선에 중심을 두었으며 디자인적으로도 외형적 화려함과는 멀어지며 대신 곡선과 직선의 유기적 조합, 균형과 세련미 등으로 더욱 정제되어 가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를 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디자인 트렌드로는 90년대 이후의 ‘레트로 디자인’이 있다. 과거 개성 있고 낭만적이던 자동차 디자인의 DNA를 현대적 스타일로 재 해석해 70년대 이후 합리성 추구로 인해 개성이 사라져 가던 디자인에 과거의 향수와 함께 현대의 세련됨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폭스바겐 뉴비틀’, ‘크라이슬러 PT크루즈’, ‘BMW Mini’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90년대 이후 경제불황 속에서도 자동차 디자인은 소비를 이끌어낼 수단으로써 표준화된 구조적 형태 위에 서 감성적 영역을 두고 차별화를 시도하게 된다.


2.5. 아이덴티티와 브랜드의 표현


2000년대 이후 자동차 시장에서는 엔진 기술이나 새로운 구조적 패키지가 과거와 같은 혁신적 차별성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가 없었다. 안전성이나 편의성이 차별화 기준이 되긴 했지만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긴 반면 편의사양의 업그레이드는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이다.


앞서 소개한 레트로 디자인은 과거 자신들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익숙함을 제공하고 그것이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진화하게 하는 방법의 명쾌한 단서를 제공한다. 현대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스토리에 기반하여 형성된 이미지를 더욱 정제시키고 시각화하여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시키면서 포화 시장에서의 생존에 중요한 전략인 충성고객 유지에 힘을 쓰고 있다.

30년대 이후부터 70년대까지의 디자인이 일반적인 사회적 지위와 몰개성적인 인간능력의 확장이라면 90년대와 2000년대의 디자인은 좀 더 세분화된 사회적 역할과 그 역할에 따른 개성의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최근에 들어서는 이러한 아이덴티티가 구축된 브랜드는 물론 아이덴티티의 형성과정에 있는 브랜드들까지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고 기존 충성고객 소비자층을 세분화하여 High-end층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프리미엄은 가격보다 특정 성능에 대한 감성적 요소에 니즈가 큰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인증하는 디자인적 요소를 포함한다.


2009년 미니 E (출처-gallery.absolutemini.com).png 2009년 BMW MINI E (출처: gallery.absolutemini.com)


이러한 프리미엄 디자인도 역시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과 취향을 과시하며 자신의 물리적 사회적 능력을 표현하는 표현형으로 작용한다.


2.6. 물리적 능력의 표현형


’ 확장된 표현형’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비버가 이동의 편의성과 안전함을 위해 강속에 둥지를 만들고 댐을 쌓는 행동을 하는데 비버의 물리적 몸체와 행동과 더불어 그 댐도 생존 개체 단위인 유전자의 표현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신체구조에 의한 물리적 능력뿐 아니라 말하기, 지식의 전수하기 등으로 타인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발전시켜온 것은 자신의 존재적 지속성을 이루려는 유전자 단위의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의 구조와 형태 그리고 최근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려는 디자인 트렌드는 이러한 소비자가 자동차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물리적 능력을 확장시키고 자신과 자동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동일시하여 그러한 물리적 능력을 잠재적 경쟁자 또는 배우자에게 시각적으로 과시함으로써 사회관계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하는 다분히 생물학적 집단행위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운전이라는 행위가 운전자의 지적, 육체적 능력과 자동의 기계적 능력이 물리적 접촉을 통해 확장된 것이기 때문이다. 운전자와 자동차의 일체화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운전자 본인의 취향과 자본(경제적 경쟁력)에 의해 그러한 능력확장(자동차 구입)을 하는 것으로도 자동차 스타일은 능력의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몸과 기계의 일체화는 웨어러블기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물리적 능력을 증강시켜주는 스포츠웨어나 엑소스캘턴(Exoskeleton)이 그에 해당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보듯이 관객은 영화에 몰입하면서 파워슈트의 힘과 주인공의 능력을 구분하지 않게 된다.

이상과 같이 본 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자동차 디자인이 운전자의 물리적 능력과 그에 따른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는 표현형이라는 것을 도출할 수 있었다. 다음 장에서는 정보화 시대에 들어 첨단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자동차가 운전자로부터 독립된 주체적 행동객체가 되면서 소비자의 확장 표현형이 아닌 지능을 주체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의 일과 생활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로 변화하게 됨을 예측한다.


3. 정보통신 산업시대: 지적 조력자


스마트카는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되어 차량 운행과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차내의 전자시스템과 원격에 위치한 서비스 시스템에 의해 생산, 사용하고 더 나아가 탑승자에 유용하거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자동차이다. 최근에는 사전 주행 설계 없이도 현장의 도로 상황을 인지하여 운전자의 통제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스마트카 산업에서는 차량에 장치된 기계적, 전자적 기술에 관한 분야가 중심이었던 기존 제조 관점의 자동차 산업과 다르게 각종 센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의 IT기술을 사용해 자동차 원격 관리, 운행 지원, 콘텐츠 서비스가 함께 공존하는 플랫폼 분야가 핵심이 된다.


본 장에서는 스마트카 시대에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초기 자동 운행기록장치의 시대부터, 커넥티드카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고 지금까지 제조 관점의 자동차와는 다르게 서비스로서의 자동차 시대에는 소비자가 자동차로부터 추구하는 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해 보고자 한다.


3.1. 스마트카 동향


자동차 텔레메틱스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독일 철도 기술자였던 Max Maria von Weber 가 기차 운행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발명한 ‘타코그래프’가 그 기원이다. 1952년 12월 19일 독일에서는 7.5톤 이상의 사업용 차량에는 반드시 타코그래프를 장치하도록 법규 화하였다. 자동차 주행상황을 정보로서 추출하여 보여주거나 기록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방성에서 처음 개발한 위성항법장치 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자동차의 위치정보를 얻어내는 기술로 텔레메틱스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술이 되었다. GPS가 제공하는 위치 정보를 활용하여 텔레메틱스는 차량에 관한 많은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1990년대에 들어 유럽연합정부가 특히 교통관리 시스템을 향상하기 위한 텔레메틱스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면서 지난 10여 년간 급진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유럽연합 eCall 서비스

주목할 만한 발전 단계로는 2000년 처음으로 GSM무선 통신과 GPS시스템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2009년에는 자동차 GSM시스템을 이용한 모바일 항법장치가 자동차에 통합되었다. 2010년에는 3G무선통신을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소개되었다.


텔레메틱스는 자동차의 진단, 비상 호출, 사고 알림, 전화, 내비게이션, 원격잠금해제와 같이 서비스 제공자에 의해 모니터링되도록 하는 것과 핸즈프리 전화, MP3기기 연결, 차량상태 점검보고와 같은 차량 모니터링이 주된 기능들이 있다. 미래에는 자동차의 기계적 상태가 아닌, 운전자의 상태나 나이, 지역 교통법규, 정비스케줄, 정비예측, 마일리지 통제, 운행 지역 통제 등 보다 소프트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2015년 전 세계 자동차의 50%는 임베드 또는 테더링 등 어떤 식으로든 무선통신에 연결될 것이며 2025년에 생산되는 모든 차들은 하나 이상의 연결방식을 가진 커넥티드카(Connected-Car) 일 것으로 GSMA가 예상할 정도로 텔레메틱스의 보급은 매우 빠르다. 그 예로 유럽연합은 2015년부터 생산되는 모든 차에 ‘eCall’ 시스템을 장착하도록 하였고 2016년 ‘eCall’ 판매는 7백만 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우디는 현재까지 20만 대가 넘는 커넥티드카를 생산했고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구글어스, 스트리트뷰를 활용한 항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커넥티드카는 차량이나 주행 상태의 모니터링보다는 자율적으로 정보를 소비하고 판단하고 생산하는 스마트카 기술이라고 불러야 한다. 자동차의 스마트 기술은 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스마트폰의 기술과 다를 바 없으며 자동차 하드웨어라는 보다 복잡하고 안전에 관계된 플랫폼이 에코시스템으로 작동하며 많은 편의와 생산적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게 될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자율주행 서비스이다.


운전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주의력과 기억력, 순발력을 요구하는 지적, 육체적 행위의 종합 기술인데 이런 자율주행 서비스는 앞으로 자동차라는 것이 사람의 지적, 육체적 능력의 확장형이라는 개념을 바꾸어 놓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3.2.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과 원격 운전 기술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은 다양한 수준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 수준의 폭을 보면 1단계 수준으로 운전자의 편의성을 도와주는 조향, 가감속을 보조하는 보조적 시스템이 있고 2단계로 차체의 자세와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물리학적 제약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예측 제어 시스템이 있다. 이 단계에서는 센서를 통해 차선이탈 경고나 충돌 예측과 같은 사고예장에 관한 자동차의 적극적 행동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 3단계 수준에서는 확보된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제한적인 조건하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 운전이 가능한 하며, 4단계에서는 사전 주행 환경 통제나 정보 없이 그리고 운전자의 개입이 없이 완전히 자동 운전을 하는 시스템이다.


진정한 의미의 3단계 수준 자율주행(완전통제 상황이 아닌 일반 도로 주행)의 시작은 2010년 구글발표한 ‘Self-Driving Car’이다. Self-Driving의 실용적 기술인, 차선유지, 차선변경, 차량 추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주차, 발레파킹, 군집자율주행 등이 이미 개발되었거나 연구 단계에 있다. 국내 현대자동차도 평행주차 조향보조시스템을 2010년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구글의 Driver-less Car의 하드웨어 기술을 살펴보면 운전석 거울 뒤에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Video camera로 전방의 신호, 장애불을 감지하고 지붕 위의 레이저는 주변의 상황을 3차원 지도로 구성한다. 그 외에 차량의 위치를 감지하는 위치센서와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감지하는 근접센서를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의 뇌와 신경에 해당하는 도로주행 알고리즘과 방대한 주행데이터이다. 더욱더 자율주행 자동차를 현실성 있게 만드는 것은 컴퓨터의 학습능력인데 더욱 증가할 전 세계의 자율주행자동차들로부터 수집되는 주행정보의 빅데이터를 통해 모든 자동차들이 학습하게 된다면 이들의 주행 알고리즘에 따른 안전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증강현실 맵, 실시간 교통상황 정보 및 예측 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자동 운전 알고리즘은 해당 지역에 특화된 서비스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독일 뮌헨과 중국 베이징에서의 주행 스타일은 완전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2010년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 (출처: www.vibe.com)

하지만 여전히 운전자와 보행자의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 법규의 부재, 표준화 문제 등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특수한 상황에 한정적으로라도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일부를 채택하여 지금 보다 교통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다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3.3.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에 앞서 먼저 선결되어야 할 것이 법규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자체를 위해서는 통제된 공간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실험을 해야 하며 당연히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법규가 마련되어야 가능해진다. 미국에서 구글의 관련법 제정을 위해 노력으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물론 미국정부는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규제 정책을 발표했으며 네바다, 텍사스 등 주요 주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법안을 확대하고 있다. 이 법안들은 주로 규제 법안으로 개발 과정 중 테스트용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주행하는 것에 관한 것으로 완전히 신뢰하기에는 아직 이른 현 기술 수준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것들이다. 이에 영국과 한국 같은 다른 자동차 생산 국가들도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자동항법기술은 2040년 75%의 자동차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만일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면 자동차 운전자의 생활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먼저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없어지므로 전적으로 시스템 오류에 의한 사고만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주차공간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특히 탑승자는 원하는 장소에 바로 내리고 자동차 스스로 인근 주차공간에 발레파킹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이동 시간 동안에 휴식을 취하거나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술은 사용자의 신체적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여 최적의 운행 패턴을 생성하거나 취향에 맞는 식당과 부티크샵을 찾아갈 수도 있고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위급 상황에서는 응급센터로 이동하거나 연락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율주행 스마트카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는데 그것이 가능한 것은 각 차량에서 소비하는 컨텐츠와 정보는 물론 자율주행에 드는 컴퓨팅 리소스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얻게 되므로 장 기간 지불하는 서비스 비용이 최초 구입 비용을 대신할 것이기 때문 에이다.


3.4. 스마트 하이웨이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단독으로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 자동차 들간의 상호작용, 자동차와 도로와 같은 인프라들 간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IT기술과 스마트자동차와의 연계를 통해 도로의 효율성, 안정성뿐 아니라 도시와 연계한 스마트 에코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첨단 도로 기술이다.


안개나 결빙과 같은 주행 환경 자체에 대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뿐 아니라 다양한 센서로 도로 노면, 교통 흐름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로 예측하며 이러한 정보를 스마트카들과 공유하여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3.5. 성능에서 서비스로


이상 3장을 통해 본 바와 같이 ICT 시대의 자동차는 개인의 비용을 지불하고 소유하여 단순 빠른 이동에 대한 기능이나 사회관계 속 에서의 우월적 위치를 표현하는 능력의 표현형으로 사용되는 현재의 것과 달리 그러한 자율주행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보다 생산적인 곳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지능을 지닌 자동차들 간의 협력과 정보 공유, 그리고 도시 교통시스템과의 실시간 연계를 통해 보다 거시적인 도시 환경, 교통문제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하이웨이 개념도 (출처-www.smarthighway.or.kr).png 스마트하이웨이 개념도 (출처: www.smarthighway.or.kr)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는 자동차 개개의 주행 성능은 미시적 문제에 지나지 않게 되고 오히려 도시 운영 체계 속에서 효율화를 위해 평준화로 향하는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이미 모바일 통신 시장에서 한차례 겪은 바 있는 현상이다. 2010년도 이전까지는 모바일 전화기기의 자체가 소비대상이고 플랫폼이며 통신사가 하드웨어의 차별화를 이용하여 경쟁했던 시대였지만 2010년 이후에는 서비스가 플랫폼이며 컨텐츠가 소비의 대상이고 제조사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이용해 경쟁하고 있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소비자는 이렇게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가치를 찾아 소비하게 된다. 자동차산업에서도 더 이상 기계적 성능보다 차내 컨텐츠와 서비스의 품질과 유용함이 소비자에게는 가치로 다가가면서 다음 장에서 논할 내용과 같이 자동차 디자인도 이러한 새로운 소구가치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4. 지적 조력자로서의 감성적 역할 변화에 따른 자동차 디자인 진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네트워크에 연결되며 실시간 공간 감지를 통해 자동으로 주행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운전자가 실제 주행 중 전방을 지속적을 주시하면서 자동차의 진행 방향과 순간적인 힘의 변화를 바꾸고 도착지까지 무사히 도착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지적, 행위적 유희가 없어진다면 운전자의 역할이나 자동차로부터 기대하는 감성들은 지금과 많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감성적 변화는 이미 점진적으로 경험해오고 있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수동 변속기가 장착된 자동차를 운전할 때의 드라이빙 감성과 자동 변속기 자동차를 운전할 때의 감성은 분명 차이가 있다. 자동 변속기는 사람의 운동지능을 어느 정도 잃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텔레메틱스의 내비게이션 기능에 의해서도 사람은 낯선 길을 찾아가는 능력이나 차량의 이상 상태를 직감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운전자의 의지와 신체적 능력에 의해 보이는 자동차의 성능과 제조사의 설계에 따라 표현되는 성능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자신의 능력을 자동차의 능력으로 포장하고 그 능력의 신호인 외관 디자인을 물리적 능력의 표현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자동차 기업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100년 이상 동안 만들어진 자동차의 역할과 소구가치는 ICT와 자율주행 기술에 의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본 장에서는 미래 ICT기반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적 조력자로서 역할을 하게 되면서 그로 인한 디자인의 진화 방향을 가설로 제시하고자 한다.


4.1. 가치소비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의 양극화는 이미 우리 생활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중산층에 머물고 있다는 착시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비용 증가는 소비자의 소비 행동에 변화를 가져왔다. ‘Trading up’ 또는 ‘Trading down’이 그 현상이다.


주로 생필품이 되어버린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이미 기술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준으로 진화하여 소비자 자신을 차별화하는 데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을 구입하는 데는 비용을 아끼게 되는 경향이‘Trading down’이다. 반대로 감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소수의 특별한 상품에서만큼은 차별적 품질을 경험하고자 카테고리상의 최고상품을 구입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이 ‘Trading up’이다.


이렇게 실질적 가치를 소비기준으로 분명히 구분 짓는 소비자는 가격과 품질이라는 가치 간의 구분을 분명히 하므로 써 애매모호한 가치 추구에 따라 발생하는 상향구매를 방지하여 경제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계층의 양극화, 환경 규제의 강화, 향상된 품질의 중국 저가제품의 대중화 그리고 기존 브랜드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장에서 예측해 본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소구 하게 될까 살펴봄으로써 그 디자인적 진화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겠다.


4.2. 자율주행 자동차의 소비자가치


첫 번째 자율주행 자동차의 소비자 가치는 효율적 시간사용이다. 운전자들은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내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운전대와 페달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주차 공간은 개인의 업무나 쇼핑에 효율화되기보다 건물 공간 효율화에 맞추어져 있어 목적지에 도착하여서도 많은 시간을 주차공간을 찾는 것과 그곳으로부터 업무나 쇼핑장소로 이동하는데 소비하고 있다. 자동 주행은 이러한 시간을 없애거나 발생하더라도 자기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두 번째 소비자 가치는 접근성이다. 자동변속기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전행위에 쉽게 접근하게 되었고 이렇게 편의성에 학습된 사용자들은 수동변속기로 돌아갈 수 없거나 그것을 거부하게 됐다. 최근에는 후방카메라나 자동 평행주차 기술 덕분에 후진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이러한 편리함은 소비자들이 그러한 기술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게 할 것이다. 자율주행은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적용된 자동화의 완성형으로 여성뿐 아니라 신체적 기능을 일부 잃은 사람과 환자, 노인까지 그 접근성을 열어 놓게 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카서비스(in-car service)’이다. 2010년대에 들어 4세대 통신의 상용화로 이동 중 인터넷의 사용의 제약이 없어져 개인적 컨텐츠의 소비를 특정 장소가 아닌 어디서나 가능하게 만들었다. M2M(기기와 기기간 자율통신)와 IOT(저전력 소형화 통신기술로 모든 사물에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술 트렌드)로 2020년 네트워크 트래픽은 2010년 대비 1000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4세대 통신인 LTE 보다 1000배 이상의 용량 전송이 가능한 5세대 통신이 2020년경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세대 통신에서는 이동 중에도 UHD, 3D나 홀로그래픽 등 체감형 멀티미디어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므로 자율 운전에 필요한 데이터 외에도 탑승자가 필요로 하는 업무 또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가치 외에, 이러한 자동차가 연결되어 있는 도시 시스템에도 효율성에 대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므로 서비스 제공자뿐 아니라 도시 정부 차원에서도 소비 촉진을 위해 인센티브가 제공될 것이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현재 소형차에게 주어지는 정부로부터의 주차 할인과 같은 인센티브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는 소비자부터 공간의 절약으로 인한 수동적 개념의 교통체증 개선을 넘어 소비자가 접근 허용한 운행 정보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교통 시스템 개선이 가능하고 도시차원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롭게 커지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가치들은 상품의 물리적 소유와 운전행위 자체에 대한 소비가치를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좀 더 비약적으로 예측한다면 운전하는 행위자체가 지금과 같은 일상의 행위가 아닌 레저와 같은 즐거움을 위한 고급 또는 일탈 행위이거나 긴급 상황에나 사용하는 회피하고 싶은 행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비약적인 예측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과 같이 운전자가 바퀴의 방향을 아날로그적으로 조작하여 매 순간 자동차의 위치와 속도를 결정해야 하는 방식 대신에 운전자는 운행의 큰 흐름을 결정을 하고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행위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결정하여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식이 될 수 있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자율시스템이 좀 더 진화된 로봇 공학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봐와 같이 자동차의 성능과 운전기술 특성 간의 모호한 경계를 이용하여 운전자의 물리적 능력과 아이덴티티를 자동차의 그것과 일체화하여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자동차 디자인의 역할이었다면 앞으로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은 효율, 편의성, 생산성을 위해 지적 활동을 하는 운전자와 분리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자동차의 스타일 디자인 또한 그러한 가치를 소구 하도록 진화해야 한다.


4.3. 새로운 가치에 따른 디자인 진화

미래 자동차의 디자인을 새로운 가치에 맞게 진화시키기 위해 보아야 할 분야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차체 구동과 그것을 컨트롤하는 인간에 대한 공학적 구조물의 구성 요소이다. 둘째는 상품의 차별화 차원에서의 조형적 디자인 요소이다. 따라서 현재 자동차의 공학적 구조와 조형적 디자인 요소를 미래 자동차의 조건으로 치환시켜 각 요소의 미래 형태를 제안하고자 한다.


A. 공학적 구조에 따른 진화

자동차의 공학적 구조는 엔진으로부터 생산되는 동력을 구동바퀴로 전달하기에 최적화된 구조이다. 또한 바퀴는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을 포함한 차체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야 하며 동시에 앞으로 전진시키거나 정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자동차의 구조는 엔진, 거주공간, 바퀴 그리고 추가로 화물의 공간이 효율적으로 배열된 형태(3 box)를 이루고 있다. 특히 엔진의 기계적 특성상 크기, 진동, 소음, 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엔진을 포함하는 공간은 운전자의 거주공간과는 격리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전기동력을 이용하게 되면서 지금과 같은 내연기관엔진을 위한 큰 공간이 필요 없어진다. 전기 동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주 모터를 현재의 엔진과 같은 위치에 탑재할 수도 있지만 공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분산되어 각각의 바퀴와 통합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고속주행에 필요한 내구성이나 충격흡수 기능까지 포함할 경우 미래 자동차의 바퀴는 지금보다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별도의 엔진 룸이 필요 없으므로 이 공간을 안전에 필요한 장치나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운전석의 위치이다. 지금의 자동차는 주행 중 매 순간 운전자의 컨트롤을 받아야 하며 운전자 또한 매 순간 전방을 주시해야 하므로 거주공간의 맨 앞자리에 고정된 좌석에 위치하여야 한다. 운전자의 좌석이 차체의 가운데 있지 않은 이유는 과거 말이 마차의 동력이던 시절 마부가 채찍을 휘두르기에 적합한 쪽으로 정해 졌다고도 한다. 그러한 역사적 기원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엔진과 변속기가 차체 가운데에 위치한 상태에서 조향 기계장치와 탑승자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래 자동차에서 운전자의 위치는 지금과 같이 조향장치나 엔진의 위치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도로상에서 시계확보를 위해 도로의 가운데 쪽(차체의 왼쪽)으로 위치할 필요도 없게 된다. 미래 자동차에서 운전자는 자동차의 소유자의 개념보다 Mobility 서비스의 이용자라고 할 수 있고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자동화로 인해 운전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소유자가 아닌 승객의 운전에 대해 보험회사들이 더 관대해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자동차 내에서 운전자석과 승객석의 물리적 구분의 필요성보다는 탑승자 간의 상호작용과 콘텐츠의 소비 또는 휴식의 필요성에 의해 그런 목적에 적합한 거실 또는 라운지(Lounge) 형 구조가 적합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로 예상되는 미래 자동은 구조적으로 운전자 위주가 아닌 휴식 또는 모든 탑승자 간의 상호작용에 최적화된 형태일 것이다. 또는 도시 내 단거리용에서는 탑승자 간 상호작용보다 개인의 휴식과 프라이버시에 공간 구성이 최적화될 수 있다 이것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세단 스타일이 아닌 1 box형에 head room 이 충분히 지원되는 몸체가 디자인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옆면의 문이 시야를 가리는 금속 재료 대신 투명한 재료로 대체되거나 보다 넓은 창이 제공될 것이다. 이 투명 재료는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겸할 수 있으면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불투명하게 바뀔 수도 있다.


B. 차별화 차원의 조형적 디자인에 따른 진화

지금의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몸체의 비율과 곡면의 긴장감,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의 흐름이 자동차라는 개체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거기에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 몸체의 단면 곡선 등은 각 자동차 브랜드의 미묘한 성격을 보다 상징적이고 차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로 물리적 능력에 대한 표현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보다 슬림 해지고 견고해 보이는 헤드램프는 먹이를 추격하는 동물의 빠른 몸동작과 기계적 단단함 모두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몸체의 캐릭터 라인 사이에서 형성된 표면의 긴장감 정도는 포유류가 달려 나가기 전 근육이 긴장하는 모습과 같이 표현된다.


미래의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는 더 이상 운전자의 물리적 능력과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의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지게 된다면 – 대부분의 주행 성능과 특성은 클라우드에서 다운로드한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 자동차의 외관을 이루는 각 부분들이 강인함, 날렵함, 역동적인 것을 표현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이 그 대표인데, 날카롭고 공격적인 모양의 헤드램프 대신 보행자나 상대차에 위협적이지 않은 보다 편안한 모양 또는 차체의 낮은 쪽에서 위치하거나 좁은 선형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라디데이터그릴은 사실상 전기차에서부터 사라졌다. 다만 지구 환경의 변화로 갑작스러운 날씨변화, 미세먼지, 폭우, 폭설, 폭염으로 인해 차내의 쾌적한 환경이 자동차 소비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표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높이에서 공기를 받아들여 정화 후 사용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C. 탑승자의 활동 변화에 따른 인테리어 진화

현재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자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주행에 주의를 쏟고 있는 운전자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이며 여전히 운전자는 고정된 위치에서 운전 외의 활동에 대해 법적으로도 제약을 받고 있다.


자율주행으로 운전자가 운전행위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면 다른 탑승인원과 동일한 위치에 서게 된다. 자유로이 대화를 하고 멀티미디어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자동차 소유에 대한 개념이 약화되면서 탑승자 간 자율운행을 리드하는 역할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고 차내 어느 자리에서건 자동차의 주행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자율주행 자동차 개념 디자인.png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 개념 디자인


4.4. 지적 조력자로서의 자동차 디자인 제안


표준화된 자동차의 하드웨어는 개인 관점에서 봤을 때 선체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비용에서 얼마 지나지 않게 되고 개인의 운전기술과는 무관한 주행성능을 보여주게 되므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외관 형태는 주행 성능의 특성이나 사용자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기보다. 얼마나 편리하고 똑똑한 서비스와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는지를 표현해야 할 것이다. 공격적인 전면부 이미지나 Cap-forward 스타일의 몸체 비례와 같은 시각에 호소하는 주행능력 대신 정보, 판단, 추천, 엔터테인먼트, 생산성과 같은 경험에 호소하는 기능과 효율성의 가치를 기준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본 논문에서 미래 자동차의 형태적인 디자인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실내는 탑승자가 시선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좌석의 배치가 필요하다. 조향핸들과 같은 물리적 주행 장치의 영역은 최소화되거나 없고 대신 음성과 동작으로서 상위레벨의 주행전략을 자동차에 명령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의 발전 속도보다 도로나 주차장 같은 기존 인프라의 물리적 확장은 더 느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체적인 크기는 현재와 비슷하되 별도의 엔진룸 없이 대부분의 공간을 탑승자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외관은 편안함을 암시하는 라운지나 소파와 같은 낮은 차체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자동차의 공간은 개인의 공간의 확장이며 휴식, 엔터테인먼트, 업무 등 프라이버시가 보다 중요해지므로 개방감과 동시에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


5. 결론


현재의 자동차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공학적 구조와 시대적 트렌드가 반영된 조형요소로 디자인되고 있다. 초기 마차의 형태에서부터 낭만주의적 사회에서 예술성과 속도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탄생한 유선형 디자인, 그리고 오일쇼크 이후 효율성에 바탕을 둔 소형화와 쇄기 스타일, 현대의 포화시장 속에서 생존 전략으로서의 아이덴티티 차별화와 프리미엄화까지 자동차 디자인은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그 가운데 변하지 않은 것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고 소유하며 직접 운전한다는 자동차와 운전자와의 관계이다. 일부 자동화 기술의 도움을 받지만 여전히 운전자의 물리적, 경제적 능력과 취향이 그 사람이 소유하게 되는 자동차의 브랜드를 결정하고 그 자동차가 보여주는 주행 성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에 성능과 그것을 암시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디자인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이와 같은 디자인 트렌드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차인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으로 새로운 진화의 가지를 분기하게 될 것이다. 운전을 하지 않는 탑승자에게 필요한 것은 서비스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 성능도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표준화되고 지역화되면서 개인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운전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확보되는 시간을 생산성 있게 만들어줄 in-car service 가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플랫폼화 되어 서비스 사용자와 자자동차부터 유용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정부에게 도시교통 시스템개선을 도우며 구글과 같은 기업에게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수익을 안겨다 줄 것이다. 이렇게 보장된 수익은 소비자가 지불할 자동차 하드웨어의 비용을 낮추게 하여 하드웨어로서의 자동차로부터 기대하는 소비자 가치가 변하게 된다.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은 이러한 변화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자동차 소비의 중요한 한 축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도시교통시스템의 일부가 되면서 Commodity화 된 자동차의 하드웨어 디자인이 개인을 다른 집단으로부터 차별화시키는 역할을 지금과 같이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에 따라 미래에 등장할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가치에 기반하여 새로운 디자인 진화 방향을 본 논문에서는 제안하였다.



참고 리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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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을 바꿀 7대 파괴적 혁신기술 [장성원] seri 2013.

Telematics History And Future Predictions [Robert Prime] www.telematics.com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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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소비자 인사이트 보고서를 위해 작성한 디자인 에세이를 이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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