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 30.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30.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오늘

by 김희경 작가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되었으며, 실제 인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특정 개인, 단체를 지칭,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없습니다.). 인물, 장소, 관계, 시점, 상황의 일부는 가명, 합성, 변형되었으며, 식별 가능한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자는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없으며, 본문의 해석은 저자의 주관적 성찰임을 밝힙니다. 이 책은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독자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하기 위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본문에는 가족 내 학대와 상실 등 트라우마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스스로의 마음을 가장 우선하시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언제든 읽기를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과거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 공감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의 성장과 치유의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누군가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AI 컷 만화






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30.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오늘


[사진서체: 네이버나눔명조체]
[AI 네컷 만화]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지난 5년의 생일 기록을 읽어봤다. 매년 생일 기록을 남긴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어제 일처럼 기억할 수 있고, 오늘의 삶을 오늘의 것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기록들을 읽고, 오늘 생일을 맞이한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나를 잘 대접해야 한다는 걸 지난 5년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에, 나는 나를 서운하게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미역국을 끓이기 위해 미역을 씻고, 내가 좋아하는 미역 초무침도 만들었다. 떡갈비를 굽고, 그 위에 올릴 반숙 계란을 만들었고, 새로 고운 쌀로 밥도 안쳤다. 그리고 맛있게 익은 김치와 화 언니가 보내주신 갓김치로 생일 밥상을 차렸다.

이 기록은 밥을 다 먹고 나서 남기는 기록이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나니 마음이 푸근해지고, 행복이 차오른다. 사람은 아주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별것 아닌 하루지만, 스스로에게는 특별한 오늘. 생일상은 역시 우리 집 최고 요리사인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자 아침 상을 차리는 시간이 즐거웠다.

오늘 생일을 맞이하면서 다시 알게 된 것이 있다. 이제 더 이상 물건을 갖는 것에 그리 흥미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없을 때는 뭐 하나 더 가져보겠다고 전전긍긍했는데, 요즘은 무엇을 가져도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다. 생일 선물로 무엇을 갖고 싶냐고 묻는 남편에게 별로 필요한 게 없다고 말하면서, 정말 그렇게 느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냥 고운 오늘을 내 것으로 살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건, 지난 5년을 회복을 위한 시간으로 온전히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날 내 곁을 지켜주고 보듬어준 남편이 고맙다. 참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입었다.

시댁 어르신들로부터 생일 용돈을 받았다. 시아버님은 매년 주셨던 것처럼 5만 원을, 시어머니는 20만 원을 통장에 입금해 주셨다. 언니는 언니가 갖고 싶었던 물건들을 구입해 내게 보내주었다. 보내주신 분들마다 각자의 사정에 맞춰 생일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나는 시부모님 생신 때 각각 적어도 오십만 원을 넘겨 백만 원 이상을 쓰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 서운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주시는 게 어디야. 각자 마음만큼 주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실 아무것도 안 주는 시댁이 훨씬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라는 책이 떠올랐다. 내가 시부모님을 살뜰히 챙기는 이유는 그분들이 내 은인인 남편의 부모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만큼 서로 주고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은인에게 입은 사랑과 은혜만큼 그분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니, 어떤 부분에서는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내가 은혜를 입힌 존재라기보다, 아들을 빼앗아간 사람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일을 맞이한 오늘 아침, 일어나 지난날들을 회고해 보았다. 요즘 가족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많은 부분을 잊어버려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날들을 빼곡히 적어둔 기록들 덕분에 모든 아이디어 가 기록들 안에 남아 있다. 역시 기록은 미래의 나에게 오늘의 내가 보내는 러브 레터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을 시작하며 든든하게 먹은 아침 덕분에 마음이 푸근하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 별다른 계획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지만, 그 어느 생일보다 평안하고 조용하다는 사실이 참 행복하다. 평안이 곧 행복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은혜라는 것. 그것을 깨닫기까지 돌아온 시간들 덕분에 오늘의 행복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참 기쁘다.

오늘을 기록으로 남겨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오늘 참 행복하다고. 태어나줘서, 살아 있어줘서, 내 곁에 항상 있어줘서 고마워. 나. 그리고 남편. 나의 하나님. 고마워요.


2025. 1. 9. 목. AM 7:33.

<나와 함께 잘 살아가기>


<내 걸음으로, 내 호흡으로 걷기>


2025년을 맞이해 올해 나의 슬로건(slogan)은 '나와 함께 잘 살아가기"다. 자기 수용, 자기 용서를 많은 시간 하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멋지고 귀한 사람인지 드디어 알게 됐다. 무엇인가 되지 않아도, 갖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얼마나 귀하고 멋진지 이제는 안다. 그래서 올해 나의 슬로건을 스스로와 잘 살고, 잘 지내기로 정했다.

오늘의 나는 드디어 내가 좋다. 나를 좋아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마지막 과제는 타인이 아니라 나를 용서하는 일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내 감정은 뒤로 하고(타인에게 내 감정을 짓밟혀도) 항상 남의 눈치를 보고, 타인의 욕구와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왔다.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린 시절 내내 전쟁고아처럼 마음을 초 비상 상태로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긴장상태로 인간관계를 이어왔다. 그리고 어린 시절과 비슷한 인간관계와 패턴을 반복해 부정적인 상황에 오래 노출된 덕분에 스트레스를 감당했던 모든 내분비계가 감당 범위를 넘어섰는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덕분에 지난 몇 년을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한 주 괜찮으면, 한 주를 내리 아픈 날들로 보냈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할 일이 없어 어린 시절을 반복적으로 머리와 마음에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환경을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그런 상황을 만들어 줄 최적의 사람들을 삶에 일부로(스스로) 끌여 들여 스스로를 파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상황과 상관없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환경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대로 구현했을 뿐이라는 생각도 한다.). 이 깨달음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무지막지한 감정의 벽에 부딪히게 만들었다. 타인은 강제로라도 용서하는 척할 수 있어도(용서하는 척하다 보면 용서가 된다.), 자신을 용서하는 건 말 만으로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용서한다고 말해도 내면의 나는 속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나의 모든 행복과 불행을 타인의 손에 넘겨 줬기 때문에 자존감이 매우 낮고, 바람 앞에 놓인 촛불처럼 타인의 감정에 한없이 휘둘리고 흔들렸다. 타인이 행복해야 행복했고, 타인이 불행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행해졌다. 그래서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날들을 되짚어가면서 더 이상 과거처럼 살고 싶지 않아 졌다.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도 없었다. 모든 내분비계의 호르몬을 관장하는 기관들이 파업을 선언해서 같은 상황을 반복할라치면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다. 아마 그렇게 해야만 내가 멈춰 설 수 있고, 멈춰 서기 때문에 뇌가 신체 기관을 정지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은 비슷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으면 몸이 미리서 아프다. 일종의 경보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 같다. 어떤 학자들은 세포에 고통과 기억이 각인된다고 하던데 내 신체적인 반응도 그 일환이 아닌가 싶다.

오늘의 내가 아주 오래 전 잃어버린(아마 세 살 무렵) 진정한 나다움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이 잘 풀렸다면 아마 나는 그동안 살아온 방식과 태도로 순탄 <?>하게 살았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생을 마감하면서도 남겨진 타인 만을 걱정하는 실수를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실패가 지금은 천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실패가 없었다면 과거 방식대로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테니(심리적, 육체적으로 완벽히 파괴되기까지는), 타인이 나를 어찌 대하든, 나는 타인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응답 없는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다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이런 경우 알 수 없는 신체적 질환에 걸려 생을 일찌감치 마감한단다.). 그런데 아주 적절한 때(그나마 건강할 때) 실패가 찾아와서 매일 살아갈 이유를 찾기 위해 내 잘못들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찾는 모험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날들을 다람쥐처럼, 참새처럼 '사니까 살아지더라.'라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단계적으로 밟아 나갔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아주 최근까지 어린시절을 그대로 모방해 만들어 놓고 역할 놀이를 했던 부분을 발견했다. 그 부분은 시부모님과의 이야기였다. 나는 제대로 된(내가 원하는 모양새의) 가족 구성원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그분들이 나의 완벽한 부모님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했고, 드디어 오늘 아침 결론을 내렸다. 어떤 시부모님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과 나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결함을 가지고 자신에게 적합한(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역할을 하며 살아갈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최근 지나영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이 부분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시부모님과는 내가 잘못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내 잘못으로 귀결해야만 상황이 마무리되는 일들을 반복됐고, 그러면서 나는 그 안에서 또(어린시절처럼) 희생자 역할을 맡았다. 정말 안타까운 건 희생양 역할을 하고 나면 달콤한 보상이 주어져서 역할극에 중독됐다는 것이다(맛있는 음식을 해 주시고, 용돈으로 만원씩 주셨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 심한 일을 당해서(심장이 아플 정도였다.) 사과해 달라라는 부탁을 드린 일이 있었다. 그러자 아버님은

"나는 한번도 너를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너를 만나는 아들이 이해가 안 간다.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인 것이다."

라는 답장을 주셨다. 그 답장을 받고 일주일 내내 울었다(그때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다.). 그리고 지금도 그 메시지를 갖고 있다. 후에 깨달은 건 그 순간들에도 나는 그들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지길 간절히 원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갖지 못했던 완벽한 가족에 대한 이상향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손에서 쉽사리 놓아지지 않았다. 오늘에야 말하지만 나처럼 경계선이 없고(과거), 경계선이 흐린 사람들은 비단 시댁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이런 일을 반복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고치지 않으면(바꾸지 않으면) 모든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사실 바꾸기 가장 쉽고, 바꿔야 하는 사람은 자신뿐이기 때문에 나는 나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타인을 바꿀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환상일 뿐이다.).

한 인간이 부정적인 상황과 일들을 반복 경험하면서 심리적, 육체적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서 내면이 파괴되면,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심리적 고착(부정적인)에 빠진다. 그래서 제 아무리 착한 사람도 나르시시스트와 소시오패스처럼 보이는 행동과 말을 하게 되고, 주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에니어그램 아홉 가지 성격유형의 부정적 부분이 가진 그늘을(고착상태) 보면 하나 같이 나르시시스트와 자기애성인격장애, 소시오패스들이 할 법한 행동과 말들이 가득하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서 코디펜던트와 나르시시스트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 한 전문가 말을 그제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에코이스트든, 코디펜던트(공의존자)든, 아홉 가지 성격을 가진 사람들 모두 심리적으로 고착되면(심리적, 육체적 에너지가 고갈돼서 파괴되면) 나르시시스트처럼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애성인격장애를 가진 사람과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요즘은 파괴된 코디펜던트, 에코이스트 분들을 우연히 마주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회복되길 바라며 기도한다. 문제는 한번 파괴되면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회복할 수는 있다.). 정말 어려운 여정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그 길을 쉽게 권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치유 여정을 떠나지 않으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기에 결코 묻어둘 수 없는 부분이라 정말 안타깝고 슬프다.

요즘은 내 아버지도 어쩌면 처음엔 코디펜던트나 에코이스트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삶에 부정적인 그늘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삶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그가 그렇게된 것을(알코올 중독자 등)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버지가 파괴된 코디펜던트에 속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나르시시스트였다면 그가 자신을 그렇게 망하도록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쨌든 아버지는 아버지고, 시부모님은 시부모님이시니까 그들의 삶은 그들이 책임지도록 놓아두기로 한다. 그들도 피해자였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반복했던 것뿐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파괴된 코디펜던트(공의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를 수용하고, 용서하고,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그동안 나는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만 상처받고 아팠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도 회복할 수 없을만큼 큰 상처를 받고 아팠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아픈 만큼 남편은 나보다 더 깊은 내상을 입었고, 그 내상은 시험에 내리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나는 이 부분을 정말 몰랐다. 단순히 남편이 공부가 힘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남편은 내가 감당했던 정신적 고통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었다. 남편은 자신의 부모님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었고, 그분들이 내게 대하는 것들을 보면서 무능한 자신을(어찌하지 못하는) 내면적으로 처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구 가족과 완벽히 분리해 내 곁에 있는 소중한 남편과 신 가족이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남편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해 주는(남편이 원하는 행복을 주는) 사랑받는 아내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시부모님과의 이야기를 생각하다보니 심리학 실험실에서 행해졌던 한 실험이 떠오른다. 두 마리 원숭이를 두고 행해졌던 실험이 있었다. 두 마리 원숭이를 각 각 케이지에 나란히 가둬 놓고 포도와 오이를 번갈아 줬다. 그리고 몇 차례 똑같이 지급하다, 한 원숭이에게는 포도를 계속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는 오이만 줬다.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몇 번 받아먹다가 옆에 있는 원숭이가 포도 만 받는 것을 봤다. 그리고 자신은 또 오이를 받게 되자 오이를 케이지 밖으로 사정없이 던져 버린다. 이 실험을 보고 인간의 삶과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불평등과 불공평 문제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원숭이도 이럴지언정, 사람 사이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인간은 부모 자식, 형제지간의 끈끈한 혈연관계와 상관없이 원수지간이 될 것이다. 성경에서 마저도 원수가 집안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실험 내용에 대한 생각은 시누이님의 결혼식에 대한 일화로 이어졌다.

"내가 온 것은 아들이 그 아버지와, 딸이 그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하려 함이라.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 안 식구리라 (마태복음 10장 35절 -36절)."

시누이님이 결혼식을 하면서 자신의 집 안을 채울 모든 가전 제품(세탁기, 냉장고, 대형 TV, 전자레인지, 고급 밥통 등 등 셀 수 없이 많다.), 고급 그릇과 식기류, 고급 이불들, 신랑과 신부 측 예물 일체(반지, 목걸이, 팔찌 등), 가구(침대, 세라믹 식탁 세트, 소파 등), 결혼식 일체를 시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시누이님이 결혼할 때 여성이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약간 질투는 났지만, 나는 기대할 언덕이 없으니, 기댈 언덕이 있는 언니가 참 부러웠다.). 왜냐하면 내가 딸이 있었더라도 해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해줬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굳이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시누이님에게 뭐 뭐를 해주고, 얼마를 썼기 때문에 집에 돈이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씀하시면서 문제가 생겨났다.

그때 나는 시험에 실패한 후 거의 사람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 몸과 마음을 요양하는 중이어서 더 민감하게 받아 들였다. 어머님은 시누이님에게 다 사주느라 돈이 없어 청소기가 고장 났는데도 청소기를 바꾸지 못하고 계신다고 했다. 심지어 고장 난 청소기를 버리기 위해 아버님께서 들고나가셨다가 버리는데 드는 만원이 아까워서 다시 들고 오셨다고 했다. 그 말씀을 하시면서 친우 분들 자식 분들은 부모 가전도 다 바꿔주고, 청소기도 사주고, 해외여행도 보내준다는 말씀을 이어하셨다. 과거에도 어머님은 자주 친우 분의 자녀 분들이 그들의 부모에게 해준 것들을 말씀하곤 하셨다. 사실 그 친우분들은 자녀 분들에게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제공하셨기 때문에(집 사주고, 대학원까지 전부 보내주고, 유학도 보내주고, 경제적으로 전혀 어려움 없이 키워서 지금도 손주들을 잘 키우라며 용돈을 주고 계신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 어르신도 자녀 분에게 모든 것을 해주시는 분으로 어머님 친우 분 중 한 분이시다. 내가 사는 집 월세도 주인 어르신 따님 통장으로 바로 들어간다.) 자녀 분들이 그 정도 하는 건 당연하다 못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에도 어머님은 내게 무엇을 해 줄 것인지 약속을 해달라고 하실 때가 많았다. 그 말씀을 듣고 머릿속에 한 광고가 생각났다.

"아들~ 옆 집 ~네는 아들이 최신 보일러 놔 줬다더라. 내가 보일러를 바꾸고 싶다는 건 아니고. 잘 지내고 있지?"

갑자기 떠오른 광고 영상과 광고에서 나온 목소리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언니에게 사달라고 하세요."

라고 말해 버렸다. 그리고 그 말 때문에 한참동안 고성이 터져 나왔다. 어떤 사람은 줘야만 하는 역할, 어떤 사람은 받아야 하고, 받는 게 당연한 역할로 설정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집 안 내에서 일어나는 불공평과 불평등 문제 말고도 전통적인 가족 형태인 확대된 가족 구성원 내에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일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감춰지고, 집단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누군가를 희생물로 삼는다. 나는 성인이 돼서도 어린 시절부터 맡았던 역할을 또 맡게 됐고,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요즘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지라는 말로 간단하게 마무리해 버리고 있다.

과거의 일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살아가는 일은 가끔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잊지 않는 이유는 '역사를 잊은 인간에게 미래는 없다.' 는 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바뀌지 않고(바꿀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또 같은 일을 얼마든지 반복할 수 있다. 지금은 시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는 부분이 있다. 그분들이 내가 원하던 환상적인 가족이 되어 주셨다면 오늘의 내가 이렇게 각성하는 일은 영원히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린 시절과 비슷한 상황을 반복해 주신 덕분에 정말 빠르게 많은 것을 습득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분들은 어느 부분에서 내게 은인과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는 스스로 경계선을 갖추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가족이든 타인에게서든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안다. 그러니 이제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감사한다. 다만, 일어났던 일들은 잊지 않지 않고 기억하면서,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으리라 매일 다짐한다. 내가 존재해야 세상도 존재할 수 있는 거니까. 나는 내 세상과 삶이 존재할 수 있도록 나를 더 많이 아끼고, 나와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내가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연구 논문을 쓸 생각이다. 그러니 오늘의 기록들은 미래의 나를 위해 차곡 차곡 쌓는 소중한 기록물이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분들을 돕는 일로 사용되면 좋겠다.

생일을 맞이하면서 다시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과 장소에 나를 두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며 오늘을 연다. 매일 아침 기분 좋은 미소로 남편과 포옹하고, 남편을 위한 커피를 내리면서 남편과 함께 하는 일상이 행복하다. 그리고 오늘도 오늘의 행복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되새기며 남편의 출근길을 배웅했다.

가족이 없으면 내가 가족을 만들면 된다. 친구가 필요하면 내가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으면 만들어 먹든, 사 먹으면 되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선물해야 한다. 타인은 그 다음이다. 그러니 자신을 가장 먼저 챙기고, 사랑하면서 타인인 남편을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매일을 살아가기로 오늘도 다짐한다. 타인 사랑의 기초는 자기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명확히 안다. 자기를 진실되게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총체적으로 건강하게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나는 더 총체적으로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 되게 될 것이다. 라고 자기 주문을 걸며 오늘을 연다. 생일 축하해. 오늘을 맞이해 줘서 고마워. 하나님 고맙습니다. 남편 고마워요.

내게 삶을 주시고, 성장시키시고, 돌보아주시는 하나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2024. 1. 9. 화. PM 4:45.

<생일 기록>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아침에 방글방글 웃으며 앉아 있었는데 금세 몸이 안 좋아져서 내리 잤다. 자고 일어나니 오후가 되어있다. 원래 생일에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는데 몸이 아파서 전부 취소했다. 뭐 혼자서 하려고 했던 일들이라(영화 보기, 쇼핑하기 등) 그냥 안 하면 되는 일이긴 했다.

오늘 아침 남편이 출근하면서 먹고 싶은 걸 시켜 먹으라고 했던 게 생각나 피자를 시켰다. 혼자 먹기에 양이 너무 많아 대부분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어야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생일 케이크 대신 피자를 고르고 기다렸다. 평소 좋아하던 피자집이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배달이 오래 걸렸다. 오늘따라 나처럼 피자가 먹고 싶었던 사람이 많은가 보다라며 기다리다 보니 1시간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피클과 소스를 빼고 가져다주셔서 매장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잊어버리신 거 같다고.. 다음 피자를 시킬 때 두 배로 달라고 말씀드린 후 전화를 끊었다. 어쨌든 피자는 맛있었고, 따뜻했고, 좋았다. 단지, 혼자 먹어서 그런지 정말 재미없긴 했다. 남편이랑은 그냥 같이 먹기만 해도 재밌는데.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다. 아직 한참 진행 중인 감기 증상 덕분에 입맛이 별로 없어서 몇 조각 먹고 전부 포장해 냉장고에 넣었다.

요즘 내가 남편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조금 사라진 것 같지 않냐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아주 미세하게 지방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감기 덕분에 평소처럼 못 먹어서 새해 다이어트 목표를 따로 잡을 필요 없이 아주 순조롭게 줄어드는 중이다. 아주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한참 자고 일어났다. 어째 몸 상태가 처음 감기 걸렸던 상태로 돌아간 것 같아 아쉽다. 참 건강하게 잘 지냈었는데, 불과 한 달 전이 그리워진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거라고 그동안 너무 건강해진 덕분에 교만했다. 잘 자고, 잘 먹고, 즐겁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몸이 아프니까 새삼스레 과거 일들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마음에 박혔던 못들에서 피가 새어 나오는 기분이 든다. 몸 건강, 마음 건강 둘 다 중요하다. 어느 하나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든다.

요즘은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했다. 누워만 있으려니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어릴 때처럼 천장을 보면서 천천히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 본다. 아프지 말자. 나를 행복하게 해 주자. 나를 귀하게 대하자.라고 올해의 계획을 나름 세워본다. 무엇을 해야 내가 가장 행복했었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었고 하고 싶었지? 나는 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었지? 다양한 생각들을 하면서 드디어 맞이한 오늘의 생일을 나와 보내고 있다.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천천히 의식도 흘러간다. 흘려보내자. 이제는. 그리고 이제는 진짜 살아가는 거야.라고 다짐하며 오늘을 보내는 중이다.

생일은 누구에게나 귀하고 기쁘고 좋은 날이다. 그러니 나도 일 년에 단 하루뿐인 오늘을 내게 귀한 날로 선물하고 싶다.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거다. 나는 행복해도 되는 사람이고, 충분히 행복과 기쁨을 누려야 되는 사람이다.


2023. 1. 9. 월.

PM 02:17.


나의 생일, 나만의 오늘

투썸플레이스와 엘지전자의 생일 축하 케이크

나만의 오늘, 드디어 나의 생일이 돌아왔다. 1년에 한번인 날. 나는 온전히 나의 시간으로 가득 채우기로 했다. 아침 출근하는 토오루님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어딘가에 내려달라 부탁했다.

아침 날씨가 흐려서 비가 올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 아직 비는 없다.

어제 케익을 샀다. 투썸 플레이스에서 파는 케익. 얼마 전 LG전자에서 하는 방송 사전 신청을 했다. 사전 신청자중 몇 명을 선정해 케익 쿠폰을 준다기에 기대 없이 눌렀다. 사실 나는 당첨 운이 아주 아주 없는 편에 속한다. 그래서 선정된 걸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생일 때 내가 케익을 사지 않을 걸 어찌 알았는지 생일에 맞춰 케익 쿠폰을 보내 주셨다. 앗, 당첨되다니 고맙다.. 이런 적이 거의 없어서.. 놀라웠다. 역시 엘지 사랑해요. 고마워요. 사전신청 후 방송은 보지 않았는데.. 미안한 마음이 좀 들었다.

아무튼, 쿠폰을 들고 투썸으로 향했다. 마스카포네 생크림 케이크를 샀다. 15분
정도 기다려야한대서 기다렸다. 케익 위에 과일을 올려주시는 분께 "많이 주세요."라고 부탁드렸다. 직원님께서 씽긋 웃어보이셨다. 상큼하고 예쁜 웃음이었다. 예쁜 분이셨다.

15분 정도 후 케익을 가져와 보여 주셨다. 과일을 많이 올려주셨다. 가는 길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가져가야 한다고 하셨다. 그녀를 닮아 케익이 너무 너무 사랑스러웠다. 예뻤다. 들고 계실 때 사진을 4장 찍었다. 사진 찍는 걸 기다려 주셨다. 내가 너무 뿌듯해해선지 직원님도 함께 웃어 주셨다.

엘지와 투썸이 내게 생일케익을 줬다. 감동. 그리고 케익은 정말 ~ 맛있었다. 케익을 한조각 썰어먹고 잠이 들었다. 기분 좋은 밤이었다. (그렇게 일요일이 갔다.)

모던 아트 방문

모던 아트라는 문구점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건재하고 있었다. 모던 아트에 들러 문구류를 샀다. 3층까지 있는 곳으로 정말 많은 제품들이 있다. 1층에서 구경한 후 2층에 들러 한참 구경했다. 1층은 일반 문구류, 2층은
컴퓨터와 악세사리재료 상점, 3층은 미술 문구류가 있다. 파버카스텔 제품이 있다고 해서 3층으로 갔다.

3층의 사장님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모던 아트 에는 파버카스텔 전 제품이 있었다. 놀랐다. 인터넷 가격 보다 가격이 있었지만 배송료를 생각하면 비슷하다 생각됐다. 그래서 구매했다. 가격은 1개당 16,000 원. 환율이 올라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2개 이상 구매할 거라면 인터넷에서, 1개만 살거면 모던하우스에서 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연필심을 넣어 쓰는 그림용 펜인데 나는 이 펜대에 유성 볼펜심을 넣어 사용한다.
필기감이 아주 좋고 편안하다.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필기규를 좋아 한다. 우리 집에 가장 많은 것들 중 하나가 필기구라는 사실을 이사하면서 알았다. 정말 많다. 많지만 계속 산다. 필기류를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아.. 아이패드프로를 사려면 돈 모아야하는데.. )

3층, 불굴의 의지를 가진 무도인 사장님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합기도만 10년 하셨다고 했다. 자신을 무도인이라 소개하셨다.) 그 분은 여러 번의 실패를 하셨다고 했다. 실패를 크게 하셨지만 굴하지 않고 일어서서 그 분의 길을 계속 걸어가시는 분이셨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야기속 모르는 분의 욕을 한참 대신 실컷 해 드렸다. 덕분에 시원해지셨다고 하셔서 마음이 뿌듯했다. 참 좋은 분이셨다. 그리고 마음이 좀 아프기도 했다. 이런 분이 잘 되야 세상이 더 많이 따뜻해질텐데. 랄까.

그 분의 삶이 더 따뜻해지길 태양처럼 빛나길 기도하며 모던아트에서 나왔다. 3층에서 사장님이 파시는 것들 중 내가 자주 사용하는 제품인 샤프 펜을 샀다. 실패를 여러 번 반복했음에도 다시 일어나 길을 걸어가시는 그 분의 이야기가 내게 많은 감동을 줬다. 그 분의 삶이 더 많이 풍요로워지길 기도하며 문구를 구매해 나왔다.

"한개 팔았다."

라며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기분 좋았다. 내가 자주 쓰는 제품이라 내게도 좋은
물건이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아주 싫어하신다는 비타민
C 하나를 드렸다. 뿌듯 -. 멋있는 무도인 사장님 파이팅-!

알라딘 중고서점

알라딘 중고서점은 충장로에 있다. 토오루의 추천이 있었다. 이곳은 멋진 책들이 가득 채워진 곳이다.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 누군가의 따듯함이 가득 묻어있는 책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멈춰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곳은 책들에겐 천국이다.

컴퓨터에 좋아하는 키워드를 입력했다. 책 정리가잘 되어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원하는 책들 6권들을 살펴보고 그 중 한권을 선택해 구매해왔다. 그 책이 <마음의 치유>다.

그리고 토오루에게 줄 씨디 한장도 골랐다. 천원에 아주 멋진 씨디를 샀다. 토오루가 무척 좋아할 걸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다.

한참 머물다 나왔다. 밥을 먹으러 가야하니까.

나의 생일상

오늘의 생일을 위해 무엇을 먹을까 한참 생각했다. 그러다 초밥집을 선택했다. 회전 초밥집. 여러 종류의 초밥이 나오는 곳에 갔다. 혼자라서 1인 식사도 가능한지 물었다. 다행히 괜찮다고 하셨다.

큰 테이블에 혼자 앉았다. 뭐부터 먹을까 한참 고민했다. 그리고 선택. 역시
초밥은 성게알 초밥.. 이라며 계속 성게알만 골라 먹었다. 톡톡 터지는 맛이 참 좋다. 이 초밥집은 초밥 안에 와사비가 없다. 자리에 놓여있는 와사비를 취향에 따라 올려 먹도록 배려한 곳이었다.

토오루와 함께였으면 훨씬 즐거웠겠지만 혼자 먹어도 초밥은 역시 맛있다. 어영부영 아무나 만나 시간을 채우느니, 온전히 나만의 생일을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게 먹고, 천천히 시간을 채웠다. 커피도 마시고, 오랜만에 탄산 음료도 가득 먹었다.

소고기 샤브 샤브가 무료로 제공되는데 안에 넣을 채소와 버섯들을 가득 넣을 수 있다. 맛있고 따뜻했다. 저녁에 토오루에게 자랑 할 걸 생각하니 기분이 더 좋아
졌다. 많이 부러워 해 주겠지.

오늘을 남기기 위해

오늘을 남기기 위해 카페에 왔다. 중간 정산. 커피 한잔을 시키고 자리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결국 남는 건 기록 뿐이다. 사진과 기록.

아직 나의 생일은 한참 남아있다. 이곳에 조금 더 있다가 나갈 거다. 그 다음 행선지는 아마 내일 포스팅 되겠지.

즐거운 하루다. 내가 원하는 곳에 가서 시간을 채우고, 가득 가득 내게 하루를 안겨준다. 그게 내게 주는 선물이다.

맛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다. 평안하고 풍요롭다. 고마워요. 하나님. 사랑해요.

2023년은 내 것이다. 나는 모든 될 수 있고, 모든지 이룰 것이고 모두 잘 될 거다.

왜냐하면 이제 내 인생은 온전히 내 것이니까. 나는 나와 오늘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2022. 1. 9. 일


생일 식사 토오루와 ♡

돈은 토오루가♡


고맙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토오루의
얼굴을 마주했다.


2021. 1. 9. 오후 7:40.

<생일과 깨달음>


생일이다. 지금도. 아직 12시가 되지 않았으니 생일이 아직도 남아있다.

홀로 앉아 글을 적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새삼 감사하고 있다. 참 가벼운 생일을 보냈다. 그리고 참 좋은 생일 날이었다.

언젠가 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생일은 왜 축하하는 거야?"
라고.

나는 그 말에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생일을 축하 받아본 기억이 초등학교 이후로는 거의 없었으니까. 엄마가 없다고 놀지 말라는 특별 지령을 받은 친구들 덕분에
나는 약간 따돌림을 받았던 것도 같다. 그런 내가 불쌍하게 느껴졌는지 키워주셨던 어머닌 생일 상을 마련해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주셨다.

그때의 커다란 하얀 생일 케익과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준 선물이 아직도 생각난다. 고마웠다. 고마워요. 좋은 기억을 주셔서.

그때가 아마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됐던 것 같다. 작은 나무 상자를 열면 거울이 달린 악세사리 소품을 받았었다. 미선이라는 친구가 준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 선물이
아직도 내 화장대 위에 있다. 그 이후엔 친구들과 모두 잘 지냈다. 참 좋은 착한 아이들이었다.

생일을 축하한다는 것 생일을 축하받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도 기쁜 일이고, 축하받는 것도 너무나 기쁜 일이다. 지금의 내게 그 말을 물었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거다.

"당연한 거잖아. 왜 축하하면 안 되는거야?"

라고.

그때의 나는 그 말을 하는 친구가 참 멋지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 말에 대답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생일을 축하하고 축하받고 행복한 이틀이었다. 어제는 토오루의 아버님의 생신
이었다. 오랫동안 하나 하나 모아온 선물들을 가득 포장해 토오루에게 전달을 부탁했다. 기뻐하시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곤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오늘은 내 생일이다. 생일 선물로 다양한 편지와 선물들을 받았다. 선물을 준비하는 손길도, 그걸 받아주는 마음도 행복한 날이 생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1년 중 하루 만큼은 마음껏 축하하고 축하 받을 수 있는 날이니까.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기억에 남는 생일이 몇 번있었다. 선물보다 마음들이 더 기억에 남게 된 것 같다. 동생이 준 초코파이 생일 케이크도 참 좋았는데. 동생은 참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참 많이 사랑했다. 나와 닮지 않아
영혼까지 아름다운 그녀를 나는 내심 부러워했다.

생일, 토오루와 토오루의 가족들이 축하해준 오늘. 고마웠다. 그 분들의 정성과
사랑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2022년 이제는 천천히 일어설 때, 나의 길을 차분히 남겨보려고 한다.

과거의 많은 기억들과 걸어왔던 길들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성장하고 그만큼 더 나은 나를 만들어줬으니까. 과거에 만났던 수 많은 좋은 사람들을 나는 알아보지 못 했다. 그 점이 참 아쉬웠다. 이제는 사람 보는 눈이라는 게 좀 생기고 나니, 스쳐지나간 많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해 손을 놓은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진작 놓았어야할 손들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어 정말 좋은 친구들을 잃었다는 것이 아쉽다. 삶이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아갈수록 성장할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으니까.

그동안의 발걸음에서 얻은 많은 교훈들을 붙들고 이젠 더 나은 하루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오늘이 참 좋았다. 오늘이 참 행복했다.

고마워. 토오루. 오늘 하루를 주신 하나님 고맙습니다.


2021. 1. 9. 토

생일


일년에 단 하루, 한 사람에게 특별한 날 생일.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허락하신 하나님, 지금의 자유를 허락하신 하나님 제게 받을 수 없을 만큼 사랑을 안겨주신 아버지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행복이라는 건 주관적인 개념이다. 사람마다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다르다. 행복이라는 건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행복은 가지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행복과 감사를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행복은 그 사람의 것이 된다.

그러나, 현재 행복을 찾지 못하고 미래 어느 시점에서 가지게 될 조건들이나 상황들을 바라보며 행복해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보면 행복은 그 사람의 것이
영원히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감사를 찾고, 현재 상황에서 행복을 찾아내고 시간들 속에서 행복을 누린다.

오늘의 행복, 따뜻한 차 한잔 좋은 책 한권 따뜻하고 안락한 방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일년에 단 하루 나에게 허락된 생일.

온전히 행복이라는 것을 나만의 것으로 가지려고 이기적으로 사람들을 끊어왔지만 덕분에 '자유함' 이라는 행복을 가졌다.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인생이 허락되는 한 언제든 사람들과의 관계는 풀 수 있지만, 지금 내 자신과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풀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지금 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

항상 내가 아닌 남이 먼저였던 나는 생일인 하루에도 내가 아닌 남의 행복, 남의 만족을 위해 움직였었다. 그리고 하루의 모든 기운을 빼내고 나서야 잠자리에 누웠다.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온전히 내 몫으로 누리는 나만의 하루를, 나만의 시간을, 나만의 인생을 제대로 직면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두번째 실패를 경험하고 얻은 소중한 선물이니까.



내가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 기록.

오늘의 생일을 기록으로 남긴다.















금요일 연재
이전 29화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 29. 작은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