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 제주도 01
제주도로 떠났다.
친구들과는 주말에 만나기로 해서 난 이틀 먼저 제주도로 갔고 그렇게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이번에는 좀 색다른 혼자 여행을 해보려 한다. 종종 제주도도 혼자 즐길 시간이 있었는데 보통 돌아다니다가 숙소 들어가서 맥주 한잔 먹는, 가게에 들어가 인사하거나 무언갈 주문하는 필요에 의한 말 외에 대화 한마디 없는 입에 거미줄 치는 늘 비슷한 여행이었다. 사실 이건 제주도만 그런 게 아니라 어디든 마찬가지다.
새로운 곳이면 모를까 제주도를 또 그렇게 보내기가 싫었다. 그렇게 찾게 된 세화해수욕장 근처 게스트하우스. 이곳은 혼자인 여행객들만 예약이 가능했다. 혼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다 보니 몇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다. 웰컴 와인, 간단한 소품 만들기, 체크아웃 날 사진 찍어주기 그리고 제일 좋았던 아침밥상.
첫날 저녁. 체크인을 하고 웰컴 와인과 소품 만들기를 했다. 나 포함 3명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어색했고 어색했다. 본인도 내향적이지만 어떻게든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알바생이 종종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언제 제주도를 왔으며 오늘은 어떤 걸 했고 내일은 어떤 여행을 할 건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곧 소등시간. 좀 특이한 룰이 소등시간엔 모든 방이 불을 꺼야 하며 바깥출입도 불가였다. 기숙사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이런 기분일까? 좀 더 어린 나이에 왔다면 답답했을 듯했지만 나도 이제 12시면 피곤하고 오히려 숙소가 조용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 아침 산책을 하고 맛있는 조식을 먹고 하루를 열심히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그날의 게스트들과 와인 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하루 약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던 거 같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만 모이다 보니 꽤나 다양했다. 너무나 다른 여행 스타일들과 생각들, 반면에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만 모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동질감도 느껴졌다.
딱 적당했던 대화와 만남. 다시 가고 싶은 게스트하우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