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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Sep 02. 2017

호수 한 장, 생각 한 줄

두근두근 57세, 홀로 캐나다(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모레인)



아~ 다행입니다. 렌터 카에 CD플레이어가 있요. 요즘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므로 CDP가 없는 자동차가 많습니다. CD도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음이죠. 여행 가방에 유키 구라모토의 루이스 레이크가 들어있는 CD를 챙겨 왔거든요. 그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소함이 고맙습니다.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까지 이어지는 230km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어제는 그 길 중간쯤에 있는 애서버스카 빙하까지 갔었지만 오늘은 아이스필드가 끝나는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날입니다. 그 아름다운 길을 또 오롯이 달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동동 뜬 풍선입니다. 교향곡 같은 산과 현악 4중주 같은 호수를 배경으로 고드름처럼 투명한 피아노가 또랑또랑 울립니다. 그 속에서 빈 항아리처럼 나를 비우고 풍경과 소리를 담았지요. 피아노를 귀에 걸고 레이크 루이스로 향합니다.


로키산맥은 총 약 4,500km7,000km인 안데스 산맥 다음으로 큽니다. 로키에서 가장 높은 산은 미국 남부에 있는 앨버트 산(4401m)이고, 캐나다에선 롭슨 산(3954m)이 가장 높습니다. Tree line, 즉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수목한계선은 2,400m, 산에서 나무나 숲이 사라지는 지점을 눈여겨보면 대략 산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는 거죠.


Robson Mountain


레이크 루이스 주변에는 마을이 없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빌리지라는 곳에는 여행자 안내소, 마켓, 음식점, 주류 판매점, 주유소 등 편의 시설인 샘슨 몰이 있을 뿐이에요.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인 디어 로지로 갔지요. 체크 인 시각까지는 한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리셉션의 아가씨는 날씨가 맑아서 아름다운 물빛을 볼 수 있을 테니 레이크 루이스에 다녀올 것을 권합니다. 숙소를 예약할 때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된 것이 레이크 루이스까지 걸어서 5분 거리라는 것이었어요. 햇빛이 따끈따끈합니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밝아서인지 호텔 외관이 사진에서 봐왔던 것보다 아름답지 않았어요. 주차장에 자동차가 빼곡한 걸 보니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호수라는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잔잔하고 한적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그래서 뭔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공간이죠. 재스퍼에서 만났던 호수들이 그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아왔던 많은 호수들이 그랬지요. 하지만 저만치 호수가 있나 보다 하는 짐작을 하게 한 건 그쪽을 등지고 서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사람들 때문이었지요.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 공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그야말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라 다소, 아니 많이 놀랐지요. 번잡한 걸 싫어하는 터라 물 반, 사람 반인 호수를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그동안 생각해왔던 레이크 루이스가 아니었어요. 그 틈에 나를 억지로 욱여넣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야 할 이유 또한 없었습니다. 고적한 분위기에서 오직 호수를 느끼고 싶으니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고 싶은 맘, 그와 비슷한 거죠. 객실에서 호수가 내려다보인다는 점에서 성수기에는 숙박료가 백만 원을 호가하는 페어몬트 호텔에 투숙한 사람들의 불편함을 상상하니 5분 거리의 디어 로지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호텔 정원은 물론이고 로비의 화장실은 단체 여행자들의 공용이 되어버렸을 게 뻔하니까요. 아직 그곳에서의 저녁과 새벽이 남아있어 참 다행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 기가 질린 나머지 허적허적 발길을 돌려 호텔로 돌아갔지요.        



디어 로지는 나무로 지어진 소박한 호텔 한눈에 나이가 많은 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 역시 아늑하고 품위가 있습니다. 1923년에 건축되었으니 거의 100년이 되었네요. 처음엔 찻집으로 지어졌고 1925년에 6개의 방이 있는 호텔로 변경해서 조금씩 객실 수를 늘려 지금에 이르렀더군요. 소유주이자 설립자인 거트 루드 크로스비 (Gertrude Crosby) 여사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영국에서 왔습니다. 그녀의 어릴 때 모습과 암벽을 타거나 스키를 타는 옛 흑백 사진이 정겹게 걸려 있습니다. 호텔에서 루이스 호수를 배경으로 서있는 빅토리아 빙하가 한눈에 보이니 입지적인 조건도 아주 좋아요.  

  


Samson mall(Lake Louise Village)
Lake Louise station


나무껍질을 붙여놓은 것 같은 지붕과 벽, 그리고 낡은 나무 창에서 세월의 두께가 고스란히 느껴져요. 3층으로 오르는 계 관절이 서로 부딪히듯 삐그덕 삐그덕 녹슨 시소 같은 소리를 냅니다. 팔각의 다락방 구조로 만들어진 방은 네모 반듯하지 않아 은근한 재미가 있고 작아서 아늑했어요. 자쿠지에서 온천욕을 하거나 선 베드에서 태양을 즐기는 사람들이  밖으로 보여요.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여행이란 일상에서 하지 못하던 것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이 가장 큽니다. '하지 못하던'이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을 뜻합니다. 룸에 마련된 티백 원두커피를 마시고 침대에 누워 해그림이 옅어지길 기다립니다.

 

Deer Lodge


샘슨 몰에서 점심을 먹고 숙소를 찾아오던 중 모레인 호수의 이정표가 보였었지요. 그 옆의 이동식 LED 전광판에는 '모레인 호수 주차장 만차'라고 써진 글씨에 빨간 불이 켜있고 차량을 통제하는 사람들과 바리케이드가 있었지요. 그때가 3시쯤이었어요. 모레인 호수 역시 사람 앓이를 하는구나 싶었지요. 밴프에서 60km의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다 보니 한 나절이면 다녀갈 수 있습니다. 밴프에서 재스퍼로, 또는 나처럼 재스퍼에서 밴프로 가던 중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이지요. 지금쯤 한가해졌을까? 하며 다시 찾은 루이스는 여전히 고요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트 운영 마감 시간에 맞춰서 열심히 노를 저어 보트 하우스로 향하는 빨간 카누들이 점점이 보였지요.


'나는 아직 레이크 루이스를 안 본 거야.'라는 최면을 걸고 모레인 호수로 향했습니다. 약 13km의 멀지 않은 거리지만 꼬불꼬불 산길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어요. 모레인 쪽에서 나오는 자동차의 전조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반대로 호수 쪽으로 들어가는 차는 거의 없었어요. 그 길이 끝나는 곳에 모레인 호수가 있었습니다. 도무지 호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산길을 돌고 도는 동안 텐 픽스(ten peaks)라 불리는 뾰족뾰족한 봉우리들이 나타나지요. 텐 픽스라 불리봉우리는 모두 3,000m가 넘습니다. 레이크 루이스가 해발 1,700m이니 모레인은 2,000m는 되지 않을까 짐작하며 찾아보니 1,885m네요.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 끝에 금빛 햇살이 아슬아슬 걸려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엔 조금 아쉬운 빛입니다. 빅토리아 산을 배경으로 얌전하게 엎드린 듯한 루이스 호수가 여성이라면 모레인은 상남자 같은 느낌이 어요. 병풍처럼 뾰족한 산들에 둘러싸있는 것도 그렇지만 방금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암석 가루가 피라미드  모양으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져 있어요. 호수의 남쪽에는 돌과 바위로 만들어진 돌산인 락 파일 (Rockpile)이 있습니다. 그곳에 올라가야 제대로 된 호수의 사진을 오롯이 찍을 수 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떠내려온 고사목들이 둥둥 떠있는데 그걸 밟고 호수를 건너야 그곳에 올라갈 수 있는가 봅니다. 울퉁불퉁한 돌 산 위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고 물 위에서 힘없이 구르는 통나무를 아슬아슬하게 밟고 돌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보였지요. 분명 그곳에 올라가야 하는데 호수에 둥둥 떠 있는 나무를 밟고 건널 자신은 없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주 어린아이도 그 산 위에 올라가 있는 게 보이더군요. 분명 어딘가 제대로 된 길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색색의 물감처럼 가지런히 놓여있는 카누 옆에 앉아 해의 꼬리를 보았지요. 로키의 하루는 몇 개의 계절이 서로 시비를 가리듯 새벽과 저녁이 달랐습니다. 낮과 다른 얼굴의 저녁이 밤으로 갈 채비를 하느라 쌀쌀해지더군요. 다음 날 새벽, 반영 사진을 기대하며 숙소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5시 30분, 빠른 걸음으로 루이스 호수로 갔습니다. 벌써 대 여섯 대의 자동차가 주차장에 있더군요. 아~ 제가 만나고 싶은 호수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금빛의 해가 빅토리아 산의 빙하를 덮고 있어요. 호숫가를 점령하고 있는 몇몇의 사람들은 모두 각각의 카메라 앵글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벌써 모레인이 급합니다. 해가 산 위로 쑤욱 올라오기 전에 락 파일에 오르고 싶었던 거죠. 루이스에서 지체하다 보면 빛을 놓치고 말 게 분명했습니다. 서둘러 모레인으로 향했습니다. 왼편 산 위에 사막을 얹어 놓은듯한 붉은 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가는 차량이 뜸한 시각이라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지요. 아직 그곳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했지만요.    





모레인을 선택한 시점은 옳았습니다. 호수가 거의 텅 비어있어요. 주차를 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락 파일 트레일 쪽으로 향했습니다. 둥둥 떠있는 고사목을 불안하게 밟지 않고 산으로 오르는 길이 따로 있었음입니다. 작은 다리를 건너고 나무 계단과 돌계단으로 오르는 길은 무난했습니다. 약 300m쯤 올라가니 호수 전체가 내려다 보였어요.    









사람을 일컬어 "한 밤 중에 펼쳐진 책"이라고 말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모레인 호수 속에 비친 산과 빙하와 찬란한 햇빛이 한 범 중 사랑처럼 아름다웠기 때문이에요.

몸이 하는 일을 머리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말한 대로 몸이 따라갈 수 없을 때도 있지요. 말이란 단지 감정의 찌꺼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시간을 보내주는 것, 그게 삶이 할 일이다.'

한 장의 호수 앞에서의 한 줄 생각입니다.

 




돌산에서 내려와 호수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러기도 할 것이 모레인 호수의 오픈 시기는 4월에서 10월이지만 6월까지 호수가 얼어있는 상황이라 호수의 아름다운 물빛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성수기인 7-8월엔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 때문에 아침 일찍 아니면 저녁 늦게 가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지요. 이제 다시 레이크 루이스로 가는 길, 나와는 반대로 모레인으로 들어오느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에 도착하니 구름 한 점 없이 파한 하늘입니다. 호수는 순하디 순한 얼굴로 산과 나무를 물속에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완벽한 대칭, 어딜 보나 데칼코마니였어요.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식사를 했어요. 낮 12시에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에프터눈 티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숙박은 못했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약간의 사치를 누리고 싶었던 거죠. 체크 아웃을 했지만 차는 숙소에 그대로 두고 페어몬트로 갔습니다. 호수 주차장에 주차하기 어려울 게 뻔한 시간이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도로엔 벌써 주차 안내요원들이 수신호로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호텔 로비로 들어서니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소란했습니다. 심지어 단체 여행 깃발을 든 가이드가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며 화장실에 다녀오라는 말을 하더군요. 레이크 뷰 라운지 앞에는 예약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라운지 오픈 시각이 안되어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자  줄 선 순서대로 예약자의 이름과  몇 가지를 묻는 게 들렸습니다. 그 호텔에 투숙하는지, 아니면 어디에 묵고 있는지, 그날 특별히 기념할만한 일이 있는지, 유제품이나 견과류 등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등등이었지요. 내 앞에 서 계신 분들은 대개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셨어요. 기념할만한 날이냐고 물으니 할아버지 왈  '난 단지 이곳에서 돈을 쓰러 왔다오'라고 대답을 합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바탕 웃었지요.


창가 좌석은 모두 2인석입니다. 보다 많은 테이블을 창가로 배치하기 위해 고안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밝은 햇살이 커다란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니 실내는 상대적으로 어둡게 느껴지더군요. 호수가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비엣(Viet)이라는 웨이터가 자기를 소개하며 나의 서빙을 맡을 것이라고 인사를 한 후 메뉴를 건넸습니다. 키가 190cm쯤 되어 보이는 건장한 체격에 약간 흑인의 피가 섞인 피부색이지만 둥글둥글한 인상이 무척 선해 보였어요. 에프터눈 티의 경우 차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고, 에프터 눈 티가 아니더라도 차와 조각 케이크 같은 것을 따로 주문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적한 대로 에프터눈 티를 주문했지요. 차는 얼 그레이를 선택했고요.


애피타이저 격인 과일이 작은 그릇에 담겨서 나왔어요. 과일 아래에는 부드러운 푸딩 같은 게 들어있는데 과하게 달지 않고 베리류의 과일과 잘 어울렸습니다. 이어서 3단 트레이와 홍차가 준비되었지요. 연어가 올려진 바게트, 게살 크루아상, 커리 샌드위치, 달걀이 들어있는 버터롤, 스콘에 바를 수 있는 크림치즈와 버터, 잼 까지 비엣은 천천히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포트에 물이 부족하지 않은지 수시로 묻고 살폈지요. 홍차 중 가장 좋아하는 종류가 얼 그레이인지라 즐겨 마시지만 과연 그곳의 티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최고였습니다. 향이 무겁지 않으면서 맛은 맑고 깔끔하면서 이상하리 만큼 계속 당기는 맛이에요. 트레이에 올려진 빵 역시 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 과하지 않은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굳이 예약까지 하면서 그곳을 찾는지 알 것 같았지요. 아름다운 창 밖의 풍경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 값을 하는 맛입니다.





디저트는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요. 이걸 어쩌나요? 사이즈는 미니지만 에클레어, 마카롱, 후르츠 타르트, 치즈 케이크 등 약 20여 가지가 간택받기를 기다리듯 저마다 최고 예쁜 모습으로 기다립니다. 눈으로 따지자면 모두 한 가지 씩 다 먹어야 할 것 같이 예쁨 예쁨으로 말이죠. 접시가 보이질 않아 찾다가 물어보니 조그맣고 앙증스러운 새장 속에 들어 있는 겁니다.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케이크 앞에서 망설이다가 결국 두 번이나 가져다 먹었지요. 최고의 케이크와 홍차,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 조곤조곤 들릴 듯 말 듯한 사람들의 대화와 행복한 표정 속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동안 취해 있었습니다. 새벽부터 모레인 호수 돌산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탓인지 엄청 많은 양을 씩씩하게 먹었어요.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느리게 그러므로 조금 게을러져도 좋을 것이 여행입니다. 익숙한 것이 주는 편안함보다 낯선 것이 주는 팽팽한 긴장감 또한 매력이지요. 여행에서 자유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나를 붙들어 맬 수 있는 사람도, 제지시킬 수 있는 사람도 없음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기쁨이었지요.



호텔에서 나오니 호수 곳곳에 북적북적 인파가 넘쳐나고 있어요. 느린 걸음으로 디어 로지로 돌아가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지요. 이제 로키에서의 마지막이 될 밴프로 갑니다. 마지막, 이 말이 슬프지 않을 때도 있었나? 궁금하네요.


다섯명의 까씨들이 떠올라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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