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nade de Paris 그냥 걸었어, 파리
1.프롤로그 295.12km
제목을 썼을 뿐인데 왜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걸까요?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한 달 살기'라는 말을 꿈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에 대해 절실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나는 어쩌다 보니 파리에서 한 달을 지내고 돌아왔네요.
여행은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첫째요, 머무르는 것에 대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에 대한 용기도 역시 필요하더군요.
파리에 머물렀던 31일 동안 295.12km를 걸었습니다.
미술관과 박물관 24곳,
11개의 성당,
4개의 궁전,
밀레가 살았던 바르비종, 고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슬리가 20년 동안 살았던 모레 쉬르 루앙 등 파리 근교 도시 10곳,
4번의 음악회,
그리고 그 외 36곳을 방문했더군요.
구글맵에 보이는 센강의 서른다섯 개의 다리 중 서른 개의 다리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습니다.
하염없이 걷다 보면 그동안 쌓아온 삶의 독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복잡했던 생각과 마음이 헐렁하게 풀어지는 시간들이 좋았지요.
별다른 걸 하지 않아도,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비슷하지만 하루도 같지 않았던 파리,
낙엽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듯 보냈던 시간의 풍경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바르비종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