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by 강알리안

학교 다닐 때 영어 과목을 좋아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친구들이 팝송을 즐겨 들을 때도 팝송은 가사가 귀에안 들어와서 잘 안 들었다. 그러다 대학을 가고 처음 회화학원을 다니면서 영어에 흥미가 생겼다. 학원선생님이 재밌어서 놀러 다니는 것처럼 다녔다. 당시 수업 시간에 좋아했던 과목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영어라고 답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선생님이 아쉬워하며 왜 영어는 한 명도 없냐고 물으니 대부분 학생들의 대답이 학교 때 영어는 boring 하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영어회화를 다니면서 영어가 언어라는 인식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후 MSN으로 우연히 모르던 외국애와 채팅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영어로 모르는 나라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그때부터 언어로서 영어라는 것에 더욱 흥미를 가졌다. 이후 짧게나마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하면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인 언어라는 생각을 더욱 절실히 했다.


지금도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영어를 배울 때는 언어처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처음 언어를 배울 때 어떻게 시작하나 일단 많이 듣고 말을 하고 이후에 글자를 배우고 짧은 단어를 읽고 문장을 읽게 되고 책을 읽고 이후에 문법이니 문장 구조니 뭐 이런 걸 배운다. 영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이한테 영어를 가르칠 때도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일단 많이 듣고 노출시키고 말을 하고 그 뒤에 글자를 배우고 읽고 뭐 이런 과정을 거치게 하고 싶었다. 어릴 때도 영어에 노출시키는 걸 목표로 놀이영어를 시켰다. 요즘 영어교육을 잘 몰라 사실 파닉스가 뭔지도 잘 모르는 정보부족 엄마라 그런지도 모르겠다만 굳이 파닉스라는 걸 빨리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꼈다. 1~2학년 때 하면 적당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1학년이 돼서야 파닉스를 시켰다. 파닉스를 하고 나니 그때부터는 전치사를 배우고 문장구조를 배운다. 이후 에세이를 한다고 들었다. 딸아이 학원의 커리큘럼일 듯도 하다만 이건 내가 원한 방식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문장구조를 굳이 지금 시작해야 하는 건가 그걸 알아야만 문장을 만들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한글과 다른 문장구조를 가졌으니 문장구조를 알고 한국어에 없는 전치사 관사가 있으니 배우고 하는 거야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든다. 이렇게 영어를 배우고 나면 어디 가서 말 한마디 못하는 영어를 배우는 건 내가 학교 다닐 때 배운 거랑 무슨 차이일까? 딸아이가 밖에서 말하는 걸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스피킹을 빨리 할 스타일도 아니다만 그럼에도 영어는 언어인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스피킹 학원을 찾아봐도 특별히 스피킹만을 하는 학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사교육이라는 건 엄마들 수요를 만족하는 데서 시작하는데 엄마들 수요는 시험접수를 높여주는 학원이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꼭 정답일 리는 없다. 어쩌면 외국인들과 좀 더 심도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도 짧은 영어실력에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딸한테 대리만족시키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쉽긴 하다. 영어교육이 아직도 이렇게 밖에 진전되지 않았다는 게.... 영어를 흥미롭게 하려면 회화교육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은 든다. #영어교육 #영어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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