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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스커스, "짧고 굵은 강렬함"

또는 '홀로 간직한 짝사랑'?

by 시마
팔라우에서 만난 히비스커스

신혼여행지 '팔라우' 에서 만난 꽃 히비스커스,

무궁화와 닮았다고 생각이 드는데, Hibiscus(라틴어) 가 그 무궁화다.

아니, 정확히는 둘 다 'Hibiscus 속'에 포함되는 꽃이다.


꽃말 :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간직해 온 사랑 or 섬세한 사랑의 아름다움


혼자 간직해 온 사랑이라...
'짝사랑' 같은걸까?


한 송이 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붉고 화려한 꽃이기에

흔히 하와이에서 여성들이 귀에 꽂은 모습으로 등장하곤 한다.

왼쪽 귀에 꽂으면 '연인 있음', 오른쪽 귀에 꽂으면 '연인 없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아욱과에 속하는 관상식물은 종류가 많고 색도 다양하지만,

이렇게 가운데가 붉고 꽃잎이 부드럽게 퍼지는 형태가 가장 익숙하다.


아욱과의 특징 중 하나는 잎이 어긋나고 꽃이 크며,

일반적으로 꽃잎/꽃받침/수술이 5배수로 배열되는 '5수성화' 라는 점이다.


오크라 꽃, 목화 꽃도 모두 이 아욱과에 속하는 식물로,

대체로 꽃잎이 다섯 장이며 크기가 큰 꽃이 많다.

오크라꽃(좌) 과 목화꽃(우) 출처 : 구글이미지

열대, 아열대 지방에서 잘 자라고 햇볕을 좋아해서 한여름에 특히 왕성하게 핀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거의 연중 개화한다는데, 한국에서는 보통 7~10월 경에 개화한다.

근데 이마저도 지구 온난화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아침에 피고 해가 지면 시들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살이 꽃이라고도 불리지만,

히비스커스 뿐 아니라 무궁화를 보더라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이유는


이렇게 하루에 여러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동안,

다른 꽃들이 대기하다 그 공간을 채워 새로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공장 2교대를 돌리는 것을 연상케 한다.


이제야 '무궁화 행진곡'에 왜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왔는지 그 비밀이 풀렸다.

"피고 지고 또피어 무궁화라네~"


가만, 어쩌면 이러한 특성 때문에

꽃말이 짝사랑처럼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짧은 시간동안 피어서 혼자 간직해오다

속마음을 말하지 못한 채 금새 시들어져버린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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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머물다 떠나지만 그에 비해 꽤나 유용한 히비스커스다.

꽃잎을 말려 허브차로도 사용되는데 진한 붉은색에 맛은 새콤하다.


항산화와 혈압 조절 효능이 있어서 건강차로도 인기가 많다.

개인적으로 이 '항산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항산화란 산화를 방지한다는 의미인데,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노화를 늦추고 세포손상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노화를 늦추려는 욕심보다는,

아무래도 세포손상 방지 면역력 확보 측면에

더 관심을 갖는 편이다.


다만 빈 속에 히비스커스차를 마시면,

차에 들어있는 산성 물질이 위 점막을 자극하고

그 자극이 '가스트린' 이라는 호르몬을 통해 위산분비를 촉진한다.


그로 인해 위가 민감한 사람들은 속쓰림이나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위가 예민한 사람들은 공복이 아닌 식후에 마시면 좋다.


히비스커스는 한 송이로도 압도적인 자태를 뽐낸다.
하지만 단 하루만 피고 지는 뭐랄까...
짧고 굵은 에너지같은 그런 꽃이다.

"그래도 괜찮아. 다음 교대 근무자가 있으니까"
공장은 끊기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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