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라는 교차로에서
기나긴 노란불을 지나, 결국 빨간불이 켜졌다.
빨간불에선 멈춰야 한다는 건 어릴 때 배웠지만,
당신이라는 길 위에 신호등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당신은 맞은편에서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나도 모르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슴 어딘가가 아릿하다.
손을 흔드는 당신의 모습이 왜 그리도 멀게 느껴졌을까.
불이 바뀌지 않아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진다.
그래도 배운 대로,
당신에게서 배운 대로, 가만히 서서 기다려 본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신호가 초록으로 바뀐다면, 나는 당신을 향해 걸어가야 할까.
아니면, 그 자리에 서서 당신의 뒷모습을 보내야 할까.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며 생각에 잠겼다.
불현듯 고개를 들어 당신을 다시 찾아보지만,
어느새, 당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 전 그 인사가, 혹시 마지막이었을까.
나는 단 한 걸음도 건너지 못한 채,
당신이 데려다준 이 이별이라는 교차로에서,
그저 하염없이, 멈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