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보통 책 제목만 보고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 끌려 샀다.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다.
나는 초판(2012년 10월)을 읽었으니 이 책을 읽은 지 십년이 넘었다. 이 책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오래된 책들이 다 아름답지는 않겠으나 이 책은 그때도 지금도 아름답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앞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읽으며 이 책을 사길 잘했다 싶었다.
오래된 것들을 보면 정답다.
애틋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 책의 부제는 '승효상의 건축여행'이다.
이 책의 열쇳말 세 개는
건축과 여행, 그리고 인문학.
책 안에 사진이 꽤 많이 실려 있다. 대부분 오래된 풍경과 공간을 보여준다. 사진만 봐도 마음이 풋풋해지고 고즈넉해진다.
왜 오래된 것들에 관한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데 마음이 그럴까? 오래된 것들은 소중하게 아련한 뭔가를, 그리움을 현재로 환기하기 때문이 아닐까.
건축가의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이 밑줄 칠 줄 몰랐다. 읽는 내내 설레고 감탄했다. 지금 다시 읽어도 그렇다.
이 책에 푹 빠진 이유는 위 사진, 책의 띠지에 실린 유홍준의 말에 잘 간추려져 있다.
책에 매료되다 보니 자연히 저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가 쓴 책을 거의 다 구해서 몇 년 동안 틈틈이 읽었다. 서재에서 찾아보니 금새 여러 권이 모였다.
건축가 승효상에 대해 알고 싶다면 위 책을 추천한다. 책 정보는 아래와 같다.
- 승효상, 스리체어스 편집부 저,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8.5 승효상, 스리체어스, 2016년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와 함께 읽으면 깊고 멋진 독서가 되리라.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는 건축의 바탕이 인문학임을 글과 사진으로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비로소 건축이 인문학이란 걸 알았다. 건축의 본질은 공학이나 예술이 아니라 인간과 삶임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걸출한 건축가가 여행하며 인문적 시선으로 본 공간과 삶에 관한 이야기가 그윽하다. 건축가의 여행법을 엿보는 재미는 덤이다. 여행과 건축, 그리고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 제목: 인문적 시선을 가진 건축가의 여행법
여행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좋은 여행 안내자는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건축가 승효상이 쓴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를 읽으며 건축가가 좋은 여행 안내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건축가와 같이 여행을 떠나면 얻게 되는 것이 참 많다. 본디 건축가는 사는 방법을 아는 자이니, 무엇을 보는 게 좋은지, 어디서 자는 게 좋은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언제 먹는 게 좋은지를 잘 안다. 게다가 여행지뿐 아니라 사물에 대한 인문적 지식도 적절히 갖추고 있을 테니, 그가 사람만 좋다면 여행의 안내자로서는 그만일 게다.”
우리는 휴식과 자유를 찾아 떠나지만 나 같은 초보 여행자에게 여행은 그다지 여유롭게 흘러가지 않는다.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할 때가 많다. 건축가는 어떨까? 뭔가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승효상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지도를 통해 여행지의 공간 구조를 미리 익혀 둔다고 한다. 가능하면 여러 종류의 지도들, 특히 시대별로 구분된 지도들을 모아서 본다. 그에 따르면 지도에는 산세와 물길의 분포, 길의 구성과 집들이 모여 있는 형태 등 많은 정보가 담겨 있고, 여기에 시대 별 지도를 보면서 ‘공간적 상상력’과 ‘문화적 해석력’을 발휘하면 아직 가보지 않은 지역일지라도 그곳의 구조를 파악하고 삶의 풍경을 상상하며 거주자처럼 산책할 수 있다.
처음 간 어떤 도시에서 3시간 동안만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어디를 가장 가보고 싶어할까? 대부분의 여행객은 그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land mark)나 가장 유명한 유적지를 찾는다. 가령 파리라면 에펠탑, 로마라면 콜로세움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그렇다면 건축가 승효상은 어떨까?
“나라면? 나는 그런 곳에 가지 않는다. 그런 관광명소는 삶의 실체가 이미 떠났다는 이유로 내 여행의 관심사에서 항상 후순위에 있다. 대신 주어진 세 시간 동안 그곳 사람들이 사는 일상의 공간을 찾는다. 별로 볼 건축이 없더라도 그곳 사람들의 삶이 눅진히 녹아 있는 거주지의 골목길 풍경에서 늘 큰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건축은 건축가가 완성하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서 이뤄지는 삶에 의해 완성된다. 그래서 건축은 인문학이며, 삶의 실체적 풍경은 그 현장에 직접 가서 그들의 일상을 온몸으로 접해야 알 수 있다. 이것이 승효상의 철학이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는 이런 철학을 가진 건축가가 여행길에서 만난 건축과 삶의 풍경들에 관해 쓴 기록이자, 인문적 시선으로 바라본 건축과 공간에 대한 에세이다.
좋은 건축가만큼 좋은 여행 안내자도 없다. 하지만 건축가와 여행 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건축가와 함께 여행할 수 없다면 건축가의 여행법을 배우면 된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의 또 다른 장점은 훌륭한 건축가의 여행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과 건축, 그리고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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