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르시시스트?

Narcissism(나르시시즘)의 이해와 자가 진단

by 제인 Jane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는 단어는, 이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지나치게 사랑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일컫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단의 나르시시즘 자가 진단을 가볍게 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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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말하는 나르시시즘, 특히 병리적인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는, 단순히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성향’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정의한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자신을 과도하게 중요하게 여기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깊은 믿음을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곧 인격장애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건 ‘정도’와 ‘지속성’, 그리고 그것이 본인과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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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은근히 그 경계 위에 설 때가 많다.


누군가의 칭찬은 과하게 반갑고, 비판은 쉽게 상처로 남기도 한다. 또는 타인이 주목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내 의견이 묵살당하면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SNS에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가 적을 때면 기분이 가라앉고, 누군가 내 성취보다 더 큰 성과를 낼 때 질투심이 밀려올 수도 있다. 또한 때로는, 타인의 감정보다 내 감정을 먼저 고려하고, 내가 불편한 상황에서는 상대의 사정은 종종 희미해져버리기도 한다.


만약, 문득 그런 나를 돌아보며 “혹시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고 자책해 본 적이 있다면, 이미 반은 건강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진짜 문제는 스스로를 절대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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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르시시즘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특성이다. 자기애는 우리 모두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심리적 방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가치 있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믿음은 때로 삶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방패가 너무 두꺼워 타인의 감정을 밀어내고, 현실을 왜곡하며, 관계를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게 될 때 우리는 그 방패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기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밖에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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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끔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가, 비판을 들을 때 방어적으로 굴지 않는가, 관계 속에서 상대방의 감정에도 충분히 민감한가.


그리고 누군가를 질투했을 때, 그 감정을 부끄럽게 여기기보다는 ‘왜 나는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까?’ 하고 묻는 태도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또한, 내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지나쳐 누군가를 이용하거나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런 질문들은, 자기애의 그림자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


"혹시 내가 나르시시스트일까?"라는 의심은 결코 부끄럽거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만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 그렇기에, 그 욕구를 무조건 억누를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욕구가 나를 넘어 타인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때로는 그 욕구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르시시즘은 없애야 할 병이 아니라, 조율해 가야 할 성향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자기애가 타인을 위한 여백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나를 사랑하면서도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나는 지금, 나만 보고 있진 않을까?”







나르시시즘 성향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문항 중 최근 6개월 내 나의 생각이나 행동을 떠올리며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해 보세요.

하나하나가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며, 내 안의 자기애 성향을 돌아보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심화형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공유드릴게요 :)



기본형 자가진단 문항


✓ 자주 그렇다 / △ 가끔 그렇다 / ✗ 거의 아니다


1. 누군가 나를 칭찬해 주면 오래 기억나고, 반대로 비판은 쉽게 넘기지 못한다

2.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나 가능성이 있다고 자주 느낀다

3. 사람들과 있을 때, 내가 주목받고 있는지 민감하게 느낀다

4.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내 이야기로 대화가 흘러가야 편하다

5.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중요하거나,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

6.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보다 '왜 그렇게까지 예민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7. 내가 도움 줄 때는 인정받고 싶고, 반대로 도움받을 때는 기분이 꺼림칙하다

8. SNS에서 내 반응이나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편이다

9. 가까운 사람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은근히 위협처럼 느낀 적이 있다



해석 가이드 (비진단용)


✓가 5개 이상인 경우

자기애 성향이 다소 강한 편일 수 있어요.

관계 속에서 나의 중심성,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도, 비판 수용 능력 등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아요.


✓가 3~4개인 경우

평균적인 자기애 성향일 수 있어요. 누구나 어느 정도 자기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몰입될 때 한 발짝 물러나 자신을 돌아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가 0~2개인 경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관계 중심으로 행동하는 편일 수 있어요.

다만, 자기주장이나 자존감이 너무 약하지는 않은지도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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