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을 이해하는 조직이 더 잘 배운다

유동성/결정적 지능을 바탕으로 한 HRD 전략 재구성

by 제인 Jane



기업, 특히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조직에서는 "우리 직원들이 왜 이렇게 배움에 둔감할까", "왜 새로운 프로젝트에 적응을 어려워하지?", "왜 교육을 하면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걸까"같은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면 그 질문의 출발점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배운다는 것, 즉 학습은 단지 정보를 머리에 넣는 행위가 아니라 '지능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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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카텔(R.B. Cattell)과 혼(J.L. Horn)은 지능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그리고 결정적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이 그것이다.


이 이론은, 학교 교육을 넘어서 조직에서의 교육 설계, 특히 성인 학습자에 대한 이해에 깊은 통찰을 얻는 데 활용할 때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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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지능은 빠르게 배우지만, 빠르게 소진된다. 쉽게 말하자면, 유동성 지능은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사고력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낯선 정보 간의 관계를 찾아내는 힘인 것이다. 그러나, 이 능력은 나이가 들며 20대 중후반 이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조직에서 새로운 툴을 익히거나 복잡한 문제 해결을 요구할 때 젊은 직원들이 더 빠르게 습득하고 적응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이러한 유동성 지능의 정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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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리더나 고경력자의 학습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결정적 지능이라는 다른 형태의 지능을 품고 있다.

결정적 지능은 느리게 배우지만, 오래도록 축적된다. 결정적 지능은 경험과 학습으로 쌓인, 지식과 통찰의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사례, 조직 내 맥락 이해, 관계의 정서적 흐름을 읽는 감각 등이 포함되고, 그 모든 것이 결정적 지능의 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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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쉽게 하는 실수는, 대다수의 직원을 '백지상태의 수강생'으로 보는 데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 학습자, 특히 고경력자는 ‘학습자’이기 전에 이미 엄청난 양의 결정성 지능을 축적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단지 '정보를 주입하는' 방식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뇌는 "어떻게 외울까"가 아니라 "기존의 지식과 어떻게 연결하지?"를 묻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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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교육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까?


바로, 학습자 유형과 상황 등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설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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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동성 지능에 맞춘 설계


조직은 젊은 인재들의 ‘확장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 중심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비구조화된 문제 형태로 제시해 스스로 의미 있는 해결 방법을 찾도록 하는 구성주의적 접근 방법을 적용한 교수 전략이다)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역할 전환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른 피드백과 자기 주도적 실험 공간 제공하여야 하는데, 이들은 빠르게 배우되, 피로도도 빠르게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는, 신선하고 몰입도 높은 경험이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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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정적 지능에 맞춘 설계


경험 기반 해석과 지혜를 끌어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기반 사례의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이들은 느리게 배우지만, 깊이 있게 연결하기 때문에, 기존 경험과 맞닿는 지점에서 동기화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후배에게 지식을 직접 전수하는 반구조화 코칭 프로그램이나,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하는 리플렉션 워크숍(Reflection workshop)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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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인간의 지능을 이해해야 학습을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또 동시에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지능은 직원 선발(Recruit)에서만 활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조직이 직원들을 훈련(Training)시킬 때에도, 그들의 뇌의 학습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이 우고 우수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도 배움의 문을 닫아버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HRD는 교육 콘텐츠의 '정보성'이 아니라, 그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인지적 그릇'의 형태를 함께 디자인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의 형태는, 나이, 경험, 개인의 성장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르다는 것을 한 번 더 기억해야 한다.







이번 콘텐츠와 관련하여, 실제 여러 기업 적용 사례도 있다.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 활용을 중심으로 한 Google의 20% Project(사실 120% 타임제 근무라는 혹평도 있는데, 이는 좋은 취지를 덮어버리는 제도적 문제인 듯 하다), 결정적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을 중심으로 한 GE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그리고 혼합형인 IBM의 Think Academy 등이 있다.


필자는 위와 같은 지능 유형별 프로그램을 더 고민해보고, HRD 시나리오형 사례 등도 직접 설계해 보았다. 이러한 취지의 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제도 개선의 노력을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한다면, 직원들의 스타일과 우수한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면서도 다양성을 수용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그러한 교육의 지원 방식은, 직원들의 조직 및 직무 적응과 함께 만족도를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