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

트레바리 <탁월함의 조건> 시즌 2 회고

by 강정욱


"안 해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시즌 2 마지막 모임이 끝나고, 참가자들에게 느낀 점을 들었다.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이것이었다. "안 해 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한 문장이 4개월간의 여정을 가장 잘 요약한다고 느꼈다.


OKR의 이상과 현실의 간극, 조직문화와 성과의 연관성, 이분법을 넘어서는 리더십, 그리고 임팩트 플레이어의 조건까지. 4권의 책이 다루는 주제는 각각 달랐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랐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의 경험을 했다는 점은 확실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AI 시대는 거대한 거울과 마주하며 자아가 비대해지기 쉽다. 그럴수록 HR 담당자, CEO, 현업 리더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각 현장에서 가져온 고민과 사례를 나누면서,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관점들이 열리지 않았을까?



"오늘은 그냥 빠질까, 라고 생각했지만 끝나면 늘 좋았다"

시즌 1 회고에서 나는 "탁월함이란, 하기로 한 일을 그냥 하는 것이다"라고 썼다. 시즌 2에서도 이 원칙은 유효했다. 특히 요즘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비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 참가자는 솔직하게 고백했다. "오늘만큼은 빠질까" 하는 마음이 늘 들었다고. 하지만 끝나고 나면 늘 좋았고, 그러다 보니 모두 참석하게 되었다고 말해 주셨다.


나도 그랬다. 클럽장으로서 피곤한 적도 솔직히 있었지만, 끝나면 늘 충만했다. 돌아봤을 때, 가장 많은 것을 가져가는 분들은 가장 성실하신 분들이었다. 그저 독후감을 쓰고, 모임에 나오고, 대화에 참여하는 것. 그 반복 자체가 변화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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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으로 이야기해서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었다"

트레바리 시작과 함께 도입한 소그룹 토론은 시즌 2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참가 인원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약간의 퍼실리테이션을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참가자들도 이 방식을 좋아했다. 소수의 사람과 깊이 있게 나누는 대화가 좋았다는 피드백은 여럿 있었다.


특히 이번에는 CEO와 HR 담당자의 구성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같은 책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읽혔다. HR 입장에서는 대표의 시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의하는 HRBP는 결국 리더와 말이 잘 통하는 HR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그 사람의 관점이 되어 봐야 하는데, 이런 식의 깊은 대화가 훈련을 촉진한다고 느꼈다. HRBP를 지향하는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좀 더 민감하게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모임이다"

시즌 1 회고에서 나는 "GPT로는 얻을 수 없는 지혜를 얻는다"는 말을 인용했다. 시즌 2에서도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서로 다른 맥락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하게 나누는 대화의 가치는 대체되지 않는다. 같은 책을 읽어도 저마다 다른 문장에 밑줄을 긋고, 다른 고민을 꺼내놓는다. 그 차이가 만들어내는 배움은 AI로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배웠다. 좋은 대화는 참가자들이 만드는 것이지, 클럽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용기 있게 고민을 꺼내고, 본인이 겪었던 경험을 나누어 주고, 서로의 경험에서 배우려는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




<탁월함의 조건> 시즌 3는 2달 뒤, 6월 11일부터 시작된다. <군주론>, <AI 시대 리더십>,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을 다룰 예정이다. 고전부터 현재의 화두까지, 리더십의 본질을 더 깊이 파고들어 볼 예정인데 어떤 분들이 찾아올지 벌써 기대된다. 모임 신청은 4월 26일(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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