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크리스마스 전통, 30대 싱글의 외국살이

28 November 2024

by 시몽

28 November 2024


멤버스 팀의 업무 보고하는데 각 상품이 몇 개 팔렸는지 다 조사하는구나 싶었다. 8,907개의 스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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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ecember 2024


이날은 미술관 출근. 이런 유럽의 귀여운 구석. 보존과학자들이 만든 인형으로 모으는 자선기금 행사.


















이날은 런던의 미술관에서 일하는 한인 또는 한국 헤리티지를 가진(교포 등) 큐레이터 분들의 모임이 있었다. 우리 미술관, 대영 박물관, 그리고 주영한국문화원의 선생님들이다. 테이트에는 아직 한인 큐레이터가 없음. 같이 크리스마스 디너하고 2차로 펍에서 몰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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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December 2024



아무 생각 없이 미술관에서 산책하다 식겁한 벽. 내가 전시하려 했던 작품이 이미 우리 미술관의 어느 한편에 전시되어 있었다. 미술관이 너무 크다 보니 작품들이 바뀌거나 새로 설치돼도 눈치채기가 어렵다. 마침 설명 패널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 생각하고 있던 참이라 얘네는 뭐라고 했나 보면서 사진을 이래저래 찍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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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ecember 2023



진짜 영문 모를 이상했던 칸틴 음식. 아시안 음식도 이탈리안 음식도 아닌 Stir Fried 파스타.




















오늘은 대망의 판토날. 저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우리 미술관의 귀여운 전통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기에 몇몇 직원들이 코스튬부터 프롭, 시나리오까지 준비해서 공연 하는 것.




















심지어 이 행사를 이끄는 분은 퍼포먼스 컬렉션의 담당 큐레이터인 캐시인데, 무려 미술관에서 1974년부터 일한 레전드다. 아래 트윗에서는 Curator for popular entertainment 라고 되어있지만, 지금은 Curator of Performance and theatre. (1년이 지난 지금은 최근에 은퇴했다) 연세도 저 사진보다 지금은 훨씬 많아 꼬부랑 할머니다. 입사하고 얼마 안되어 Loan 미팅(소장품 대여 회의) 에 들어갔다가 이 분을 보고 깜짝 놀랬던 기억이다. 영국은 한국처럼 정해진 은퇴 연령이라는 게 없고 정규직 permanant 로 고용되면 본인이 나갈때까지 그냥 평생 일할 수 있는거다. 그래서 나처럼 이 분을 레전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당할 때 나가지 않아서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안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시작된 공연. 어설퍼서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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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술관 직원들만 알 수 있는 농담들을 많이 넣어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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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간식을 이것저것 사와 혼자 웡카 영화를 봤다. 티모시는 역시나 티모시지만 휴 그랜트가 이외로 이런 역할도 소화하는 구나 싶어 재밌었다. 그리고 런던이 배경이라 아는 곳들 나올 때마다 반가운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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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나오니 반기던 크리스마스 대형트리. 무척 추웠고 소나기가 내리던 밤이었다. 런던에서의 나의 삶은, 일하다가 동료나 체계에 존경심이 들때나 이따금 좋은 전시나 공연을 볼때오는 감흥에서 오는 도파민도 있지만, 그건 늘 일시적이고 전반적으로 30대 싱글로 외국에 사는 건 사실 너무 외롭다. 이 날도 여느때와 같이 혼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왜 영화를 늘 혼자 보는가. 마음 맞는 누군가와 같이 본 후 상기된 얼굴로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은데,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름다운데, 비는 오는 데, 금방 본 영화도 너무 귀엽고 좋았는데, 그때 들었던 이런 저런 생각이 아직도 뚜렷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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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비자 걱정 없이 무사히 취직하길 소망하는 분들 또는 미술관에 취직하길 바라는 분들이 나를 보면 커리어가 잘 풀려 부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나는 뭘 위해 그렇게 달리나 싶고 늘 혼자인 느낌. 부모님께 인정을 받는 것도, 주변 친구들이 멋있다 해주는 것도,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는 것도 좋고,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지만, 함께 파트너로 살아가며 서로의 발전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줄, 문화생활이나 같이 쌓는 추억들로 생기는 이런저런 감흥을 함께하고 교류할 누군가가 결핍된 삶은 쓸쓸하다. 친구들도 배우자가 생기거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곧잘 떠나가고 그렇게 나이가 들어갈 수록 하나 둘 더 없어지는 거다. 좋아하는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20대 때의 나는 혼자 곧잘 그렇게 잘 살았는데, 30대의 싱글 라이프는 어렵다. 결혼을 바라는 내 모습을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이제는 집에 돌아가면 편하게 함께 노고를 풀 내 편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판타지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