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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신들의 학교 Sep 24. 2024

이상한 주장 - 수업연구

그래서, 수업연구를 안 했다고?

교사들의 불만은 기사로 많이 접할 수 있는 편이다.


최근에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감히! 선생님께!' 하는 식으로 스승을 우러러보는 경향이 남아 있는 영향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사들의 불만이 쉽게 기사화되면서 교사들의 불만의 역치가 낮아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쉽게 불만족하고, 툭하면 외부의 도움을 기다린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그들이 하는 '행정업무'라는 것인데, 그것이 과도하다 주장할 수는 있지만 '수업연구'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듯 말하곤 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하나 보도록 하자.


칼럼 원문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어느 지역 교사노조에서 쓴 칼럼(?), 사설(?), 에세이(?) 같은 글이다. 이 글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핵심 주장을 하는 글은 쉽게, 많이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읽어 보자.



1. 수업 잘하는 교사, 행정 잘하는 교사


일단 '수업을 잘하는 교사보다 행정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가 더 인정받는다'는 부분에 대해 짧은 경험으로 이야기하자면,


수업도 대강하고 열정 없는 교사는 아예 행정업무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

행정업무는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몰린다. 아주 높은 확률로 행정업무를 잘하고 관리자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이 수업도 잘한다.

수업을 잘하고 열정도 있는데 행정업무를 못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이런 사실에는 나의 경험과 더불어 그럴싸한 이유도 있다.


일단 교사의 행정업무라고 할 만한 것이 '전자공문 작성', '학생 관련 보고, 취합, 자료입력, 행정처리' 정도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학생 관련의 업무는 당연히 학생과 소통이 어떤 식으로든 잘 되어야 원활하다. 수업을 잘하고 열정 있는 교사는 이 부분에 어려움이 없음이 당연하다.


또한 학생 관련이건 아니건 간에 전자문서로 이루어지는 행정기안이나 행정처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그 안에 항목이나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직무 관련 지식'은 필수이며, 이를 잘 알지 못하고 버벅거리거나 주변에 물어보거나 심지어 남에게 맡기는 교사는 수업 부분에서도 다들 쉬쉬할 뿐이지 한심한 수준이다. 직무에 대한 내용을 알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 수업을 잘 할리가.




2. 수업연구를 할 시간이 없다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교사들이 수업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수업연구 등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온갖 지원을 해줘도 수업연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심지어 나는 수업연구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나씩 풀어서 써보겠다.




교사가 진짜로 수업연구를 안 해?


많은 교사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행정업무가 과도하여 수업연구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교사들의 주장이다.


와우! 패기보소.


물론, 수업연구를 착실히 하는 교사들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수업 연구를 하는 상황이라면 교사 단체에서 좀 다른 표현으로 주장하지 않았을까?


또 하나의 근거는 대다수 교사들이 사용하는 41조 연수이다.  연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함에도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은 '안 한' 것이지 '못 한'것이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다른 근거로는 교사들의 높은 '조퇴율'이다. 연가보상비가 없니 어쩌니 해도 수업연구할 '시간'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엔 체감하는 교사들의 조퇴가 너무 많다. (근거라고 하기는 뭐 하지만, 금요일 오후에 학교 주차장을 보면 내가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것이다)


역시, 대다수의 교사들은 수업연구를 '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업연구를 위해 지원을 해줬어? 얼마나?


대학 기간을 호봉에 산입 하여 무려 8호봉(8년 치 임금인상분)을 반영한다. 교사봉급표에서 보는 1호봉은 초임교사의 기본급이 아니다. 9호봉이 처음 임용한 교사의 기본급이다. 2025년 교원봉급표 기준으로 1호봉과 9호봉간의 기본급은 47만원 차이. 이 차이가 근속기간 내도록 추가적인 혜택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매달 교원연구비를 지급한다. 무증빙, 무결산이다.

제41조 연수로 연수기간으로 신고하면, 급여를 그대로 준다. 역시나 무증빙, 무결산, 결과 보고 없음.

전문적 학습동아리 활동 등 교원 간 연수나 강연, 연구활동에 대한 지원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지원은 제외하고, 순전히 '연구활동'에 대한 지원만 꼽아도 이 정도이다.


받을 만큼 받아놓고
왜? 연구를 안 해?



모든 교사들의 마음이 이 분 같지는 않겠지만, 여기에 대한 소감을 쓰신 분이 있어 갈무리해 왔다.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64

대학 기간의 수업을 한 학기당 1년으로 환산하여 호봉을 정하는 특혜라던가, 41조 연수기간에 수업을 하지 않고, 출근을 하지 않아도 급여를 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나 책임감은 없다.


하루 3,000원


그래, 하루 3,000원으로 환산되는 교원연구비가 그 고귀하신 교사께서 보시기에 너무 하찮았던 게지.



그럼 얼마를 원하는 건가?


나는 알 수가 없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은, 설령 저 교원연구비가  하루 30,000원이 되어도 눈에 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과 충분한 금액이 주어져도 수업연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수업연구를 하게 하려면
돈을 쥐어줄 게 아니라
확인하고 평가하고 보고를 받아야 하니까.



이 분의 글에 동의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교사의 질이 공교육의 질이란 것이다.


교원의 능력은 OECD 평균 '이하'이다.






수업연구를 할 만한 게 없다고?


일부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일부교사란 성실하고 열정 있는 교사를 말하는 게 아니라, 고교과정 중에서도 이른바 '어려운' 과목의 교사들이다.


이들은 수업을 함에 '연구할 것'이 있다. 그리고 이 부분에 꽤 시간을 쏟아야 한다. 실제로는 이 교사들 중애서도 수업연구를 안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만



그런데
초, 중등과정에서
매년, 매월, 매일 수업연구를 할 만한
학문적 어려움이나
개선해 나갈 지도법이
있는가


나는 이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겠다. 사실 나는 교원의 '연구'에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평온하고,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는 수업

시간낭비라 생각되지 않는 프로그램

적어도 무시받지는 않을 정도의 교과목에 대한 전문성

잘 짜여지고 공정한 평가


이것은 '연구'를 이유로 급여를 받는 교사가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사들이 왜 자꾸
수업연구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41조 연수와 방학, 조퇴 등을 생각해 보면
그 주장은 결국
교사의 불성실을 증명할 뿐인데 말이다.

교사는 '공무원이 아닌 교사'가 아니라
'교사라는 공무원'이다.

어떤 공무원도
행정업무를 하지 않겠노라
선언하지 않는다

어떤 공무원도
행정업무가 많아
가장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변명하지 않는다.

행정업무도 하고
제발 수업연구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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