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준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공교육에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는 차원이 다르게
교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다.
교원들이 아무리
죽겠다 죽겠다
노래를 불러도 이는 사실이다.
여타 공무원에 비해서도 좋고
일반 직장의 평균에 비해서도
굉장히 높은 급여와 복지,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이렇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교육 수준도 높은,
50만 명이 모여있으면서도
뭘 하나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게 없다는 거다.
가정교육 탓.
스마트폰 탓.
요즘 아이들의 수준 탓.
학부모 수준 탓.
잘 들어.
적어도 60세 미만의 모든 국민의
교육과 관련한 수준이라는 것은
공교육의 책임이 없을 수 없다.
무책임하고 성실하지 못한
교사의 모습이 수십 년간 지속되면
그것이 교원들이 말하는
교권의 붕괴로 이어진다
학업이 늦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소수의 모범생을 위한 들러리 정도로
방치시킨 게 수십 년이 지나면
문해력 없는 학부모로 돌아올 수도.
요즘 아이들이 어떠네
요즘 부모들은 이렇다네
주변에 교사들을 보라.
그들이 책임이 없을까?
책임이 있다면
앞으로 30년을 보고
바꾸어 나가야 하고
책임이 없다면
공교육 자체가 쓸모없는 것이니
폐지하는 게 옳다.
위에 쓴 글에 대해 풀어써본다.
일단 교사의 처우가 대단히 좋다는 점부터 시작하자. 교사의 처우가 좋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합법이고, 또 하나는 불법 또는 편법이다.
합법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자.
교사는 어쩐 일인지, 교원대나 사범학과의 4년 학업동안을 근무로 인정하여 8호봉을 인정해 준다. 이것은 '8년 경력의 신입'과 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빨리 정상화되어야 하는 부분이긴 하다.
교사는 공무원이면서도 8년의 호봉을 보너스로 받아 공직을 시작하고, 교직수당이나 교원연구비, 부장수당 등 교원만의 수당도 많고 수당을 받을 기회도 많다.
교사들이 가끔씩 얘기하는 '박봉'이란 것은, 삼성이나 현대의 부장이나 이사급과 비교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의 평균수입과 비교한 것이므로 새겨들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매우 풍족하다.
또한 복지 부분도 굉장한데, 이는 국가공무원이므로 누리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다. 일반 공무원과는 다르게 대민지원이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교사들이 가끔 학기 중 연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푸념을 하곤 하는데, 정상적인 직업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업무가 한창일 때 연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오히려 나는 초등학교 교사들은 정말 자유롭게 연가를 쓴다고 생각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인근 초등학교에 '작년 보결수당 지급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해보는 것도 좋다. 보결수당이란 학기 중 연가니 병가를 쓴 교원의 수업을 누군가 대신 들어갔을 때 받는 수당인데 (진짜 별게 다 수당이다) 조사해 보면 '아! 이 사람들 정말 자유롭게 학기 중에 연가를 쓰는구나' 싶을게다.
합법적인 교사의 처우는 이 정도로 마무리.
불법이나 편법적인 부분으로 넘어가 보자.
당연하기도 그 중심엔 "제41조 연수"가 있다.
교육부가 매년 내놓는 '교원연수중점추진계획'에는 이 41조 연수, 즉 근무지 외 연수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들어가 있는데
휴식의 용도로 사용하지 말 것
이다.
법령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기관장이 관리하라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 이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교사들이 방학 때 노는 것을 누가 모르는가?
심지어 그들 스스로 자랑도 하고, 놀다 온 얘기도 하는데.
정상적인 급여를 받아놓고도, 하라는 연수는 하지 않고 그냥 노는 것이 복지라면 복지고, 다분히 불법적이다.
수업이라고는 거의 없는 보건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 교장, 교장 등이 딴에 교사랍시고 이 41조 연수를 사용해서 방학에 출근하지 않는 것이 나에게는 웃음벨인데, 국민신문고로 여러 차례 지적해 봤지만 '그건 학교장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답만 들려왔다. 이러니 짜고 차는 고스톱이라고 할 밖에.
또 다른 교사의 복지라 함은 수업 그 자체이다.
모두 기억을 떠올려보자. 수업을 대충 하는 교사. 있었지 않은가?
실력 없고, 연구 안 하고, 준비 없이 그냥 몸만 달랑 들어와서 시간 때우고 가는 교사. 많지 않았나?
평가하지 않고, 가이드 조치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수업에 투입하니 수업의 질이 오롯이 교사의 염치와 양심에 달려있다. 이게 맞는 건가?
어쨌거나 수업을 대강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이 또한 복지가 될 것이다. 놀아도 돈 주는 회사. 대단하다.
정리하자.
교사는 처우가 좋다. 매우 좋다. 이를 부정하지 말자.
이제 할 말은,
어째서 교육학 학사이상이
50만 명이나 모이고도
교육에 대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소식이 없냐.
경험해 본 가장 어이없는 일 중 하나는, 어떤 교사가 너희들은 왜 그리 공부를 안 하냐고 못하냐고 혼내는 것이었다.
부모나 친척, 동네 어른이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너희는 왜 공부를 안 하냐니! 못하냐니!
물론 모두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라 별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아주 이상한 말이다.
학업 성취도가 교사와 관련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
누군가 이끌어 주어야 하는 학생에게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결과를 닦달했으며
이전 학년 등 과거에 학생들을 담당한 동료 교사를 욕하는 동시에
스스로도 일을 안 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학원 강사나 인강 강사들이 수업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고,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발언을 하고, 공부법을 알려주고 학습내용의 피드백을 해주는 동안 교사들은 (아. 일부다. 일부교사) 자기 탓이 아니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조금 애매한 예시이긴 하지만 다음을 보자.
이 영상을 교사가 만들진 않았겠지만, 인터뷰한 사람은 확실히 교사이다.
학부모의 문해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가정통신문의 글자가 작아서 일수도 (실제로 작다) 있다. 당연히 일부 학부모의 문제일 것이다.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것이 문해력의 문제이고, 요즘 학부모들에게서 주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지금으로부터 15~30년 전에 학교에서 근무한 교사들의 수업방식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문해력에 주안을 두지 않았거나, 문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관리하지 않았거나,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은 그냥 방치하는 문화가 있지는 않은지 짚어봐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지나치게 과한 생각이고, 그런 것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많은 보수를 받고
그 좋은 특혜를 누리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이 있으면
게다가 공교육이면
이런 고민은 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년 뒤 30년 뒤
어른들의 교육적 성취는
공교육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일단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