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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연한 사교육 시대

반성조차 하지 않는 공교육

by 당신들의 학교

가만히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사교육에 대한 이슈는 주기적으로 언론에 나왔다. 그럴 때마다 사교육은 없애야 하거나 제한해야 하는 것이고, 공교육을 살리거나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식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더 이상은 예전에 '사교육 죽이기'라던가 '공교육 살리기'가 이슈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사교육을 바라보는 최근의 시선에는 더 이상 공교육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지 않다.


다음 기사를 보자.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점을 찍으면서 그 내용을 분석하는 기사인데, 내용이 상당히 드라이하다.


의대증원이라던가 5등급제 로의 변화, 늘봄학교, 교육수요 등등의 여러 원인들을 짚어내면서 간간히 교육부의 입장을 싣고 있긴 하지만,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현상을 비판한다는 느낌은 상당히 약하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을 나열할 뿐 이에 대한 비판이나 고찰도 거의 없어 보이는데, 이것은 우리 사회가 높은 사교육비의 지출을 비정상으로 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로 공교육은 이미 죽었다.



기사전문을 읽고 싶으시면 여기로.




80%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학생과 학부모는
공교육에 아무런 기대가 없음을 뜻한다.



사태가 이 정도까지 되었으면, 공교육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쇄신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 증가비율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통계와 올해 4월 전교조의 입장을 같이 보고 있노라면, 왜 사교육이 흥하는지 알 수 있다.




교사들이 일하지 않는다.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의대증원에 대한 기대를 초등학교 사교육의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듯 하지만, 솔직한 얘기로 의대를 꿈꾸며 7,8세에 의대반 학원에 자녀를 등록하는 부모는 정말 소수일 뿐이다. 그들은 통계에서는 미미한 숫자일 뿐이다.


진짜 원인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1. 이른 하교시간


전교조가 극렬히 반대하는 3시 학교말이다. 만약 모든 초등학생이 오후 3시 하교가 의무가 된다면, 사교육비 통계에서 수 %가 줄어드는 효과를 당장 가져올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이 피로할까봐 반대한다는 전교조의 반대논리를 그대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초등학교 교사들이 오후 2시 반만 되면 조퇴를 한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사교육 시장이 이 정도로 커진 것을 경계한다면, 교사들에게 강력한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 교사들의 조퇴 등 연가사용을 조사하고,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하는 것이 교육부의 일이다.



2. 교사의 수준 하락


교사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교사들의 수준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물론 사교육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이긴 하지만,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실제로 실력으로 보아 사교육이 더 우수하다고 느낀다. (출신 학교나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수능성적 따위로 이를 반박하려는 교사분들이 계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시니까 사교육이 더 낫다고 하는 겁니다')




기사의 전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다


2016년과 2023년에 조사한 두 번의 결과 모두 대한민국 교사의 수준은 "OECD 평균 아래"였다.


입직하자마자 8호봉의 근속을 더해주는 기괴한 급여방식, 매달 지급되는 교원연구비, 제한 없이 결과 보고도 하지 않는 41조 연수규정, 전문적학습동아리 지원, 각종 연수, 체험, 탐방에 대한 지원...


이러한 지원과 특혜에도 교사들의 수준이 평균이하인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사에서는 '교권추락으로 위축되어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식으로 포장했던데, 이걸 누가 수긍하겠는가?





역량만 평균이하인 것이 아니다. 매 학기말마다 쏟아지는 '재시험'에 대한 뉴스와 통계는 교사들이 업무적으로도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문제인 것은, 교사들의 역량이 떨어지고 업무적으로 무능하고 나태한 것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교권침해 등 교원의 위상이 흔들려
생겨난 현상이니
업무를 경감하고 지원을 강화하자



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교사들의 역량과 수준이 오를 수가 없다.


직원의 역량이 부족하면 재교육과 평가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던가 내치던가 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돈을 쥐어준다.



이게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직원이 무능하고 나태하여 업무상 실수가 많다면, 평가를 통해 불이익을 주거나 충분한 수준의 징계를 해야 이런 일이 줄어든다. 이것이 상식이지 않은가?



그런데 학교에서 재시험 소동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이러니 사교육으로 갈 수밖에.


내 개인적으로는 교사들의 수준과 역량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증거가 있는데, 이 부분은 사람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다.



교사들은 자신이 연봉을 받는지 월급을 받는지도 구분하지 못한다. 학기 중의 급여를 모아서 12달에 나누어 받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고 있는 교사가 얼마나 많은지. 이 사람들이 모두 대학을 나온 고학력자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3. 교사는 남이다.


교권추락에 대한 우려와 교권보호대책이 쏟아지면서, 학교의 교사는 더욱더 먼 존재가 되었다.


학교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경찰이나 외부상담에게 맡기려고 힘쓰고, 아동학대나 민원 등을 이유로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공감대를 쌓고, 상담전화나 학부모 방문을 어렵게 하는 각종 방안을 마련하는 동안, 사교육은 매주, 매달의 활동을 모니터 하여 학부모에게 보고하고, 학습과 교우관계 진로상담까지 폭넓은 상담자로서 학생과 학부모와의 관계를 쌓았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교사만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강사와 방과후 강사가 실질적으로 '수업'을 하고 있으며, 동영상 자료나 동영상 강의 등 교사가 수업시간에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그저 '버튼 누르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어 학생에게까지 교사의 위상은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려면 무얼 해야 하는가?


교사가 수업을 해야 한다. 수업력, 장악력, 통솔력, 주위를 환기시키고 동기를 부여하며 관심을 높이고 집중하게 하여 교과 지식이건 생활지도건 '교사'가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건 또 싫어하겠지.


힘없는 기간제교사에게 담임을 시키고,

힘없는 기간제교사에게 학폭담당을 맡게 하고

수업이 본연의 업무라며 다른 업무를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학생들이 모를 수 있을까?


학교에서 교사는 남이다. 그러니 사교육이 증가하겠지





처음 언급했던 동아일보의 기사말미에는 교육부가 앞으로 이러한 사교육시장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인터뷰를 실었다.


나는 이를 국민신문고에 물어볼 생각이다.


여러분도 물어보시라.


1명이 물어보면, 담당 주무관이 고생한다.

2명이 물어봐도 담당주무관이 고생할 것이다.

하지만 100명쯤 물어보면 어떨까. '위'로 보고가 올라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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