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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둘셋 Mar 14. 2020

숫자에 관심 없는 아들, 숫자와 친해지는 방법

수학을 빨리 시작해보고 싶은 엄마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집 안에 1부터 10까지 쓰여있는 시트지를 붙여 놓는 것일지도 모른다. 숫자를 가리키면서 일, 이, 삼 등을 읽어 보이며 아이와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엄마의 흐뭇한 상상을 보기 좋게 걷어차버리는 아들이 있다.


관찰력이 좋고, 이미지로 잘 기억하는 첫째가 숫자, 한글 등 문자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서 첫째가 3살쯤 집 안 곳곳에 숫자, 한글, 알파벳 3종 시트지를 붙여 놓았다. 아마 그 시기에 유모차를 밀며 동네 한 바퀴만 돌아도 길에서 영유아 제품을 판매하는 영사를(영업사원의 줄임말) 만나 다양한 시트지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 집에 주기적으로 목적으로 가지고 방문하는 담당 영사가 있을지도…


첫째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시트지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우와~ 태선아, 이것 봐봐! 여기도 자동차가 있어. 자동차가 몇 대지? 하나, 둘, 셋, 넷. 네 대네! 네 대는 숫자 4라고 쓰는구나~!”


라고 손이 오그라드는 발 연기를 하며 아들의 관심을 끌어본다. 비슷한 멘트로 여러 번 반복했다. 과연 첫째는 엄마를 쳐다봤을까? 그렇다. 멀리서 개 짖는 것과 다름없었다. 집중하면 아무것도 안 들리는 그 아빠의 아들이었다. 시트지를 보며 숫자를 익히게 해주고 싶은 엄마의 노력은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숫자를 익히게 할 수 있을까?’


숫자에 관심 없는 아들이 숫자와 친해지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해본다.


첫 번째, 아들의 승부욕을 자극시키는 놀이이다. 좋아하는 장난감 자동차를 경주를 시키면서 숫자를 익히게 하는 방법이다. 유아 공부상의 (접이식 테이블) 4개의 다리 중 같은 쪽에 있는 2개의 다리는 접은 채로 두고 나머지 2개의 다리는 펼친 상태로 놓으면 공부상이 기울어진 형태가 된다. 장난감 자동차 경주용 미끄럼틀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한 뒤, 장난감 자동차를 미끄럼을 타게 한 후 멀리간 순서대로 숫자 1, 2, 3 등을 포스트잇에 써서 장난감에 붙여주는 것이다.


“빨간색 자동차가 제일 멀리 갔네~ 1등이니깐 숫자 1을 붙여 줘야겠다!”


아들이라면 특히 좋아하는 수학 놀이이다.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지 않는 딸이라도 어떤 물건이든 공부상 미끄럼틀에서 굴릴 수 있으니깐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공을 굴려서 숫자카드를 맞추는 놀이이다. 종이컵에 숫자를 써도 되고 종이에 숫자를 써서 붙여도 된다. 1부터 5까지의 숫자들을 옆으로 나란히 놓는다. 공을 굴려 맞출 것이기 때문에 간격을 벌려서 놓는 것이 좋다. 2m가량의 거리를 두고 앉아서 공을 굴려 숫자를 맞춰 쓰러뜨리는 것이다.


“숫자 3이 쓰여있는 카드 보이지? 숫자 3 카드를 공으로 맞추는 거야~!”


아들, 딸을 불만하고 인기 만점의 방법이다. 공을 굴려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숫자카드를 집중해서 쳐다보게 된다. 자연스레 숫자를 익히고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


세 번째, 동화책에서 숫자 찾기 놀이이다. 저녁이나 잠 자기 전 책을 읽을 때 숫자가 많이 나오는 페이지나 책이 있다면 이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 읽으려고 하는 책의 숫자를 종이 뽑기 할 종이에 적어서 접어둔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다음, 종이를 뽑은 뒤 해당 숫자를 책에서 얼마나 빨리 찾는지 초를 재는 것이다. 숫자를 빨리 찾아내기 위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읽었던 책의 스토리는 자꾸 떠올리면서 책장을 넘기는 효과도 있다.


숫자, 한글, 알파벳 등의 문자는 아이들한테 하나도 쉽지 않은 비슷비슷하게 꼬부라져 있는 선들처럼 보인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문자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아이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억지로 익히고 기억하는 것은 굉장히 재미없고 따분한 방법이니, 생활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를 적극 활용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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