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앙 고백:나는 돈의 신도

돈을 벌고야말겠다!!!

by simple life

자본주의가 금융자본주의가 된 지 오래인 요즘, 재테크 강의를 듣는 초등학생도 있다고 공중파 방송에서 알게되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아이는 돈을 알면 안된다'며, 문방구에도 같이 가서 필요한 준비물 값을 직접 지불하고는 했었다. 격세지감이다.


엄마의 의도대로 어린 내가 돈을 모르게 되느냐 그건 아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내가 어떻게 돈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엄마는 돈을 내 손에 쥐어주지만 않으면 아이라서 돈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 같다.


엄마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는 그렇게 멍청하진 않았다. 당연하게도 아주 어려서부터 돈이 교환 가치를 가진다는 걸 문방구에서부터 알았고, 부모님이 돈을 벌기위해 밤낮없이 일하시며, 돈 문제만 아니면 다툴일이 없다고 아줌마들끼리 말씀을 하시는 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깊이만 얕았을 뿐!

나를 그렇게 돈으로부터 지키고 싶어했던 우리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정작 '돈'이었다. 엄마는 돈을 위해서 본인에게조차 가혹했다. 생활 속에서 비굴해지는 순간을 견디고, 자식과의 정서적 교감보다 돈을 아꼈고, 이 모든 것은 자식들을 위해서였다. 자식들을 위하여 피땀흘려 노력하고, 절약하고, 모으는 그 돈을 자식에게 숨긴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자라면서 나는 돈이 억수로 중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알게되었다. 나는 메이커 운동화도 신고 싶었고, 뽀대나는 옷도 입고 싶었다. 사춘기에 그것들은 너무도 중요했는데, 돈이면 다 해결되는 것들이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와 보니 내가 여지껏 공부했던 모든 과정과정들이 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더 오래 벌기위해서였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순진했던 나는 그게 자아실현인줄 알았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사람들 중 일부는 돈을 위하여 스스로를 파괴하고, 타인도 해친다.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나도 그런 말이나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양심불량이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우리 사회는 돈을 열망하게끔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사회는 아무나 설계하는 것이 아니다. 천재적인 두뇌들이 설계해 놓은 촘촘한 그물망에서 돈을 열망하지 않는 것은 패배자 혹은 도사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평신도냐 성직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돈의 신도이다.


일단 내가 돈의 신도임을 인정하면 다음에 할 일은 경전학습이다. 불교든 기독교든 경전을 열심히 읽는다.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하느님이든 예수님이든 탄생에서 죽음 심지어 부활까지 쫘악 꿴다.

이제 우리도 돈의 경전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

탄생 전부터 생애 그리고 죽음, 부활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를 재림까지

나도 이제부터 시작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