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의 좌충우돌 피아노 독학기
내가 피아노를 혼자 배우기 시작하면서 받은 질문들이 참 많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하여 써 보기로 하겠다.
첫 번째 질문은 "피아노 독학이 되긴 되느냐?"다.
사실 주위에 살펴보면 피아노를 홀로 배우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없는 일도 아니다. 나도 건너 들어 정확하지 않아서 그렇지 누군가 있다고 한다. 나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나처럼 말하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일은 보는 방향을 다르게 해서 생각해 보면 되는 것이다. 다들 못한다고 하니 나라도 한번 해보자. 정말 못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또 해서 손해 보는 일도 아니고.
나는 독학 제자 겸 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 혼자 피아노를 배우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내가 혼자 배울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었는데 바로 그 일을 그 친구가 해 나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그 친구도 내가 혼자 피아노 치기를 시도했을 때는 신기해하더니 자기가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내가 그 친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책을 추천해 주는 것, 책 빌려 주는 것, 그리고 가끔 '트릴'같은 용어를 알려주는 것이 전부이다.
그 친구는 스스로 배운 지 2달 정도 되는데, 동요집을 반주 넣어 잘 친다. 낮은음자리표 악보는 나보다 더 잘 본다. 사실 그 친구는 피아노 독학을 시작하기 전 자신은 학원에 다녀도 피아노를 못 배울 거라고 내게 말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 다 배워도 자신은 못 배운다며 나에게 악보도 볼 줄 모른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절 기억이 가물가물하단다.
두 번째 질문은 좀 재미있다. 바로
"양손 되니? 오른손 왼손이 각각 따로 되니?"
어떤 성미 급한 사람은 나에게 당장 자신이 보는 앞에서 쳐보라고 한 일도 있다. 나는 이 질문을 십분 이해하는데 나 역시 양손 될 때 스스로에게 감동했기 때문이다. 양손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데, 꾸준히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만 연습하면 내가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대부분은 더 빠른 시간 안에 감동을 맛보게 된다.
사실 엇박자를 처음 대할 때도 넘을 수 없는 높은 산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역시 길은 단순하다. 익숙한 곡을 골라 천천히 연습하는 것이다. 피아노 독학은 거북이가 돼서 천천히 꾸준히 가는 것과 같다. 묵묵히 가다 보면 어느새 생각보다 훨씬 높은 곳에 도착하게 된다.
사실 컴퓨터에 앉아 자판을 눌러 간단한 글을 써 보라. 양손이 따로 놀지 않는가? 나는 피아노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자판도 처음부터 잘 되었던 것이 아니다. 인터넷 웹서핑 재미에 자판을 눌러 댔든지 혹은 타자 연습기를 동원하여 열심히 열심히 키보드를 누르지 않았던가? 그 노력의 결과로 나는 오늘 이런 글도 키보드 위에서 오른손 왼손이 따로 놀며 쓰고 있다. 피아노를 컴퓨터 자판이라고 생각하고 피아노 소리를 웹서핑이라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자꾸자꾸 눌러보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 번째 질문은 나도 학교 다닐 때 비슷한 질문을 친구들에게 해 댔던 것 같다.
"너 정도 치면 체르니 몇이야?"
이런 질문이 가능한 것을 보면 체르니가 무슨 피아노 급수쯤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피아노 책을 잘 사는 편이지만 체르니 시리즈의 책은 산 일이 없다. 내가 아는 체르니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의 이름이라는 것뿐이다. 사실은 체르니 책을 제대로 본 일 조차 없다. 그러니 내가 어찌 대답이 가능하겠는가!
그런데 내가 치는 책에 보니 어떤 것은 체르니 100부터 치는 것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고, 다른 책은 체르니 30부터 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박혀 있는 것을 보니, 체르니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작곡가 이름이라기보다 피아노 급수를 평가하는 기준인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체르니 책도 모르는 관계로 이 질문에 대답을 항상 못한다.
네 번째 질문은 내가 보기엔 피아노의 천재인 '이웃의 그녀'가 하는 질문이다. 그녀는 가끔씩 우리 집에 와서 내가 요청하는 피아노 곡을 쳐주기도 해서 그녀는 모르겠지만, 내가 피아노 독학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준 사람이다.
"아직도 해? 어디까지 갈 거야?"
사실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땐 그냥 웃어넘겼는데, 이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을 때까지 그냥 계속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