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주식시장

불확실성은 위기가 아니라 ‘수익의 원천’

by 이명덕

AI 기술의 급변,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변동, 끊이지 않는 지정학적 갈등까지 시장을 둘러싼 뉴스는 늘 긴장감을 키운다. 이런 환경에서는 “지금이라도 줄여야 하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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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느끼는 이 불안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까?


1. 불확실성이 수익을 만든다

투자 수익은 확실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을 감수한 대가, 즉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비롯된다.


향후 10년 동안 어떤 기업의 주가가 두세 배 오른다는 사실이 공식처럼 명확하다면, 사람들은 앞다투어 그 주식을 사들일 것이다. 그 순간 가격은 급등하고, 미래의 초과 수익은 사라진다.


우리가 기대하는 보상은 “잘못되면 어쩌나”라는 불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불확실성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수익이 발생하는 토양이다.


2009년의 공포를 떠올려 보자. 금융 시스템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을 짓눌렀고, 많은 투자자가 현금으로 피신했다. 그러나 그 극심한 공포의 시점은 이후 긴 상승장의 출발점이 되었다. 당시에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바로 그 불안이 높은 수익의 씨앗이었다.


불안이 컸기 때문에 보상도 컸다.


2. 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 원칙이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사람들은 더 정교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유망 섹터를 바꾸고, 매매 시점을 계산한다. 그러나 지나친 대응은 오히려 성과를 깎아낼 수 있다.


완벽한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한다. 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전략의 복잡함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두 직장인의 사례를 보자.
A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주 매매한다. 상승장에서는 추격 매수하고, 하락장에서는 불안에 매도한다. B는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하고,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계획을 유지한다.


10년 뒤 결과를 비교하면, 특별한 예측 능력이 없어도 B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측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저축하고, 분산하고, 유지하는 행동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장기 성과는 번뜩이는 통찰보다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서 나온다.


3.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결정이다

변동성이 커지면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긴다. 실제로 이런 시기에는 거래량도 급증한다. 개인과 전문가 모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심리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활발한 움직임은 불안을 잠시 덜어 주지만, 그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격렬한 시장에서의 성급한 결정은 종종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투자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큰 실수를 피했는지에 달려 있다. 은퇴 목표나 위험 감내 수준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뉴스의 소음만으로 계획을 바꿀 이유는 크지 않다.


씨앗을 자꾸 파보는 농부를 떠올려 보자. 싹이 자라는지 확인하겠다며 매일 흙을 뒤집으면 씨앗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장기 계획을 세웠다면, 잦은 점검과 수정이 오히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지정학적 위기처럼 거친 국면에서는 잠시 거리를 두는 태도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연기가 걷힐 때까지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는 절제도 하나의 전략이다.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촉발된 변동성은 대개 영구적이지 않다. 시장은 충격을 흡수하며 다시 균형을 찾아간다. 사건 발생 후 평균 3개월(약 60~90일) 이내에 시장은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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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불확실성과 함께 걷는 법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술 혁신도, 정치적 갈등도, 경기 침체의 가능성도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수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시장은 긴 시간에 걸쳐 성장해 왔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없애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분산 투자, 정기적 저축, 장기적 시각은 그 구조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투자에서 결국 성과를 내는 사람은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불안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 사람이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 수익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이다.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니라 동반자로 받아들일 때, 장기 투자의 길은 더욱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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