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주식의 역설
주식시장에서 ‘대박 종목’을 고르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그러나 더 큰 시련은 그 종목을 찾아낸 직후에 시작된다. 이른바 ‘승자 주식’을 끝까지 보유하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금융 저널리스트 Sam Ro는 역사적으로 최고의 수익을 안겨준 주식들조차 믿기 어려울 만큼 큰 ‘최대 낙폭(Max Drawdown)’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눈부신 성과의 이면에는 혹독한 하락의 시간이 숨어 있었다는 뜻이다.
1. 승자 주식의 숨겨진 그림자: ‘-72%’의 현실
Morgan Stanley의 마이클 모부신과 댄 캘러핸은 1985년부터 2024년까지 40년간 6,500개 종목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이들은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과 하위 20개 종목의 행태를 비교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최고 성과를 낸 그룹의 최대 낙폭 중앙값은 무려 72%’에 달했다. 앞으로 수천 퍼센트 상승할 최고의 주식조차 그 과정에서 자산의 4분의 3이 증발하는 폭락을 반드시 겪었다는 의미다.
더 무서운 것은 ‘시간’이다. 고점에서 바닥까지 추락하는 데 평균 2.9년이 걸렸고,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는 추가로 4.3년이 소요됐다. 장장 7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원금 회복만을 기다리며 -72%의 손실을 견디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 우리가 사랑하는 애플의 진짜 모습
대표적인 ‘10배 주식’으로 불리는 Apple Inc. 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0년간 약 875%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그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애플 역시 약 40%에 이르는 큰 하락을 경험했고, 30% 안팎의 급락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15% 수준의 조정은 일상적인 일에 가까웠다. 결과만 보면 화려하지만, 그 과정을 온전히 버텨낸 투자자만이 그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3. “신이라도 해고됐을 것”
주식이 오를 때 보유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하락할 때 지키는 일은 훨씬 어렵다. 급락이 시작되면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든다.
“왜 더 일찍 팔지 못했을까?”
“지금이라도 정리해야 하는 건 아닐까?”
“도대체 어디까지 떨어질까?”
이런 심리적 압박 앞에서 냉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Alpha Architect의 Wes Gray는 「Even God Would Get Fired as an Active Investor」에서 흥미로운 가정을 제시했다. 즉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 최고의 종목을 골랐다 하더라도, 중간 과정의 폭락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 매도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래서 “신조차 액티브 투자자라면 해고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4. 분산이라는 안전장치
같은 기간 S&P 500의 최대 낙폭은 58%였다. 개별 종목보다 하락 폭이 작았고, 회복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소수의 초대형 승자를 정확히 골라내는 일은 극히 어렵다. 그러나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면 그 승자들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인덱스 펀드나 ETF는 이러한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장기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사람은 가장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다. 분산과 절제는 변동성의 파도를 건너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