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런 탓에 또 꿈을 꾸었다
빠이로 가는 차 안에서 어색한 인사를 나눈 독일인 친구가 물었다 얼마동안 여행을 하냐고
내가 8일 뿐이다 라고 쑥스럽게 대답을 했더니 그 친구는 이해가 안되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자신은 8주 동안 여행을 할 거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했다
8주라는 시간을 오로지 여행으로 흘려 보낼 수 있는 여유가 그리고 여전히 놀이도 실패도 빵과 고기가 될 에메랄드 젊음이 부러웠다
하지만 친구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돌아가야 하는 일상이 없다
나는 서울에서도 어디에서도 이방인 삶의 루틴이 없다는 것 때문에 이방인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나를 안다하면 꼭 다시 도망을 가고 있다
불알친구가 소주잔을 털며 물었었다
네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내년 내가 어느 담에다 울음을 물들일 지 정해진 것이 없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기에 예상이란 없다
말 못해서 미안해
나는 오직 나에게만 실증을 낸다
형과 남부터미널로 게임씨디를 바꾸러 가던 일보다
더 쉽게 옷을 갈아입는다
반바지에 반팔티라면 바다로 가야지
오직 내가 순간에 마음 먹을 뿐
그래 알고보니 나는 35년 째 여행 중
무엇에게 바치는 지나친 여행인가
내가 누군지 빗대어서라도 알고 싶어서
어떤 나라면 나는 나라고 믿어 버릴 지도 모르니
시나리오를 쓸 흰 종이에다
매번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큼지막하게 적고서 꾸벅 졸았다
사랑이 등을 토닥여서
그래 그런 탓에 또 꿈을 꾸었다
W, P 심플.
201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