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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우는 날 많았다

오늘 날씨 맑음

by 모호씨

돌아와 우는 날 많았다

너무 키운 가지 잎이 말라도 바람에 흔들리고

마른 물기를 찾아 길어진 뿌리는 징그러워

많이 웃은 날에는 더욱


돌아와 우는 날 많았다

산뜻하고 서늘한 고귀한 가을바람이 되어야지

눈물같은 거나 훔치고 손가락 하나 빼들지도 못하는


돌아와 우는 날 많았다

하늘 닮은 천 위에 다 녹은 인형처럼

시리지 않는 그런 파란 하늘이나 되었다면


너무 외로웠던, 괜찮은 사람이라

돌아와 우는 날 많았다


10⁻¹³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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