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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을 보았다

오늘 날씨 흐림

by 모호씨

별똥별을 보았다

그것은 끌려가듯 사그라지는 것이 아니었고

전심 전력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나는 불타는 것을 즐기려고 밤에 눈을 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하나인 마음 속도였다


가슴이 쬐일만큼 뜨거운 속도

불타지 않고 땅에 닿겠다는 듯

아니 불타는 것 따위는 상관이 없다는 듯


나는 왜 불타지 못하는가 한탄했었다

보여주고 싶은데 보일 것이 나지 않아서

반짝이라도 번쩍하고 싶었는데


그래 나는 질투심에 놀리려고 밤에 눈을 대고 있었다

화르르 불타곤 없어질 것

연말의 시상식처럼

감탄은 하겠지만 무상이 몰려올 장관


비굴하게 잠 못 드는 밤

베개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고루 눌러대도

그래 나는 불타고 죽고 싶었다

어스름에도 나는 아래를 바라보지 못했다


머무르려는 발악이 나의 죽음을 좀스럽게 한다

사람도 별도 힘은 한 곳에서 나는데

순응이 아니라 욕망

끌려가는게 아니라

끝까지 달려가는 것

죽음이라는 커다란 땅에

전심으로 달려가는 거


그런 속도에는 불이 난다

아니 그런 속도라면 그것이 장관이다


10⁻¹³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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