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흐림
핸드폰을 뒤져 죽음의 이미지를 찾는다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빈약해져 보이는 영화 때문이다
카페의 긴 테이블 끝에 앉은 여자가 울먹인다
뒤집어 놓은 하얀색 큰 봉투
센티미터, 조직검사
전화마다 건네는 오래된 인사
아이러니다
죽음을 말하면서
꿈을 꾼다는 것이
죽음으로 삶을 가꾸어보려는 것이
최근
말수가 없어지는 것은
소박해진 꿈 탓이다
소박해진 만큼 더 멀어진 눈 때문에
꿈은 여전히 흐릿하다
오래도록 바라보면 금세 어지러움을 느낀다
주저앉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닌 나이가 되었을까
잘 앉혀주는 손들도 덮어주는 담요도 있을까
내가 잘 찍어놓은 검은 잠자리가 죽음의 상징인지
물어보았다
이사수가 들어왔다
밀려나는 것인지 흘러가는 것인지
태도가 전부라고
선생인 나는 얘기했지만
10⁻¹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