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프레임웍
1920년대, 통계학자 로널드 피셔는 농작물 실험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나누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당시 그는 이 방법이 80년 후 디지털 세상을 혁신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A/B 테스트는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다른 사용자 집단에 노출해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방법론이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2000년대 초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IT 기업들의 실험 문화 덕분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의 파란색 링크 색상만 40여 가지로 나눠 테스트했다. 이 작은 변화가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추가 수익을 창출했다.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보는 거의 모든 것(추천 알고리즘, 썸네일 이미지, 재생 버튼 위치)을 끊임없이 실험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페인이다. 캠페인 팀은 기부 버튼의 문구, 이미지, 폼 구조를 다양하게 실험했다. 결과적으로 전환율이 5% 상승해 수백만 달러의 추가 기부금을 모을 수 있었다.
A/B 테스트는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전에서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리서치를 통해 현재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한다. 명확한 가설을 세우고("CTA 버튼을 상단에 두면 전환율이 오른다"), A안(기존)과 B안(변경)을 설계한다. 두 버전을 동시에 유사한 사용자 집단에 노출하고,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더 나은 쪽을 선택한다.
성공적인 A/B 테스트를 위한 핵심 팁은 명확한 목표와 가설을 세우고, 한 번에 한 가지 변수만 변경하며, 충분한 표본과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무작위로 분배하고, 정확한 데이터 측정과 기록을 철저히 하며, 통계적 유의성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실험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작은 변화라도 데이터로 검증하며 최적화할 때, 우리는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A/B 테스트는 기획자에게 '실패 비용이 낮은 실험 문화'를 제공한다.
버튼 하나가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하루에도 수백 개의 실험을 진행하는 이유다. 직관에 의존하는 대신, 데이터에 귀 기울이자. 실험은 거짓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