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살찐 노홍철 같은 외모. '직장인들'이라는 영상에서 처음 만난 그는 처음엔 개그맨인 줄 알았다. 카더가든, 그가 만든 감미로운 음악과 그의 데뷔 스토리는 놀라웠다.
집안 형편이 정말 어려워 음악은 꿈도 못 꿨던 카더가든. 공장, 노가다, 콜센터 등 돈 되는 일은 다 했다. 그런 와중에도 학교 밴드부 활동을 하고, 게임하듯 음악프로그램으로 노래를 만들며 혼자만의 실력을 쌓아갔다.
어느 날 동네 힙합하는 친구들이 카더가든이 음악프로그램을 다룰 줄 안다는 소문을 듣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흔쾌히 그들을 돕다가 한 래퍼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1주일이 지나도 카더가든이 떠나지 않자, 그 래퍼가 물었다.
"너 힙합하니?"
"아니요, 저는 노래 부르는데요."
"그럼 노래 한번 불러봐."
카더가든이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그 래퍼는 말했다. "너 노래 몇 곡 만들어서 보내줘봐."
그 래퍼는 바로 유명한 주석이었다. 카더가든은 그렇게 주석의 도움으로 빈지노가 피처링한 곡으로 데뷔를 하게된다.
카더가든의 과거는 고단한 현실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그 안에서 자신의 숨어있는 재능과 꿈을 놓치지 않고 즐기며 곡 만들기를 계속했다.
주석을 만난 건 분명 행운이었다. 하지만 주석이 노래를 부탁했을 때 그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면, 그냥 스쳐가는 동네아이1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카더가든은 자신이 쌓아놓은 능력을 덤덤히 펼쳤고, 그것이 스노우볼이 되어 오늘날 한 시대를 풍미하는 가수이자 예능인이 되었다.
실제 능력 대비 허세가 가득해 보이는 세상에서 카더가든의 스토리는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나도 카더가든처럼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위해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스노우볼을 만들어야겠다.
ps. 더욱 감동적인 건 함께 곡 작업을 한 동료 가수의 말이었다. '오빠는 잘될 줄 알았어요. 오히려 더 늦게 뜬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