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지인 소개로 한 업체를 코칭하게 되었다. 지방의 주니어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바우처 사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회사였다. 몇 달 뒤 이 회사는 큰 국가기관에 새로 만든 서비스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둔다.
이 성과의 출발은 기존 자산 활용이었다. 보유하고 있던 사내문서 검색 서비스를 참고하여 차별화된 LLM 서비스를 만들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집착하거나, 맨땅에서 시작하지 않고 지형지물을 활용한 덕분에 빠르게 착수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AI를 적극 활용한 새로운 프로세스 수립이다. 기획/디자인 단계 없이 나와 개발자들이 함께 토론을 하며 피그마로 디자인을 했다. 개발자가 사업/기획/UX의도를 이해하고 개발하니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줄었다. AI 도구들을 활용하여 프론트엔드 개발을 자동화하고 다양한 기술 도구를 적극 활용했더니 구현 기간이 다른 프로젝트 대비 절반 이하였다. 대신 QA에 더 시간을 할애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였다.
가장 주요했던 건 제품경험에 대한 집착이었다. 해외 우수 사이트를 벤치마킹해 컬러톤, 여백, 텍스트와 버튼 위치까지 세세하게 재조합하고 가이드했다. 주니어 개발자들이 만든 서비스라고는 누구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였다.
결과는 극적이었다. 첫 기관에 납품한 후, 그들이 직접 타 부서에 시연을 하여 여러 부서에서 문의가 들어왔다. 좋은 제품경험이 고객을 전도사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진짜 교훈은 여기서 시작된다. 납품에만 집중하느라 제품 업그레이드를 게을리하는 사이 경쟁 제품들이 등장했고, 심지어 시연을 보여줬던 판매 채널까지 유사 제품을 만들어 경쟁자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스타트업에게 제품경험이 사활을 가르는 이유다. 좋은 제품경험은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 바이럴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 경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지 않으면, 경쟁자들이 언제든지 내 앞에서 뛰고 있을 수 있다.
영업력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고객이 느끼는 건 결국 제품경험이다. 그 경험이 확실한 차별성을 느낄 때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제품경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ps. 제품경험 개선에 고민이 있다면 부담 없이 DM을 주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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