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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자 투표

by 함문평

軍, 부재자 투표

요즘 현역 군인들은 부재자 투표를 그 부대가 있는 곳 가까운 투표장에 군인들이 부대 차량으로, 가까운 곳은 도보로 이동해 투표한다.


나의 현역 시절은 아니었다. 상급부대서 정신교육 자료집이 하달되었는데, 허접하지만 논리는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통의 장교들은 다 그대로 했는데 용기 있는 장교가 있었다. 그 이름은 이지문이었다.


이지문 중위는 ROTC 후배였는데, 1992년 3월 22일 <공명선거 실천 시민운동 협의회>에 자발로 가서 기자회견을 했다.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군부대 부재자 투표는 집권여당에 유리한 투표를 강요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이었다. 상급부대 정훈참모, 정훈장교들이 순회하면서 정신교육을 했고, 중대장 이상 지휘관들에게 배포된 총선 대비 정신교육 교재는 이 중위의 기자회견 내용 그대로였다.


기자회견을 마치자 이지문 중위는 헌병대인지 기무사인지로 바로 연행되었다.


오늘 총선에 부대밖에서 투표하는 후배 군인들은 그런 비밀 자유 투표가 거저 된 것이 아님을 기억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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