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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의 눈으로

by 함문평

우리 할아버지가 1971년 선거만 나가고 다시는 선거 안 나겠습니다.


그러니 이번만 꼭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박정희를 찍고 유신헌법이 공포되고 그해 12월 27일 남이나 북이나 헌법 개정일이 같은 것을 보고 남북 두 놈 독재자에게 북남인민들만 속았다고 개탄하셨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는 철밥통이 R&D 예산을 대폭 올리겠다는 영상을 링크 걸어 전체 공무원이 볼 수 있게 하라고 했다.


지나가는 개 풀 뜯는 소리 그만 좀 해라. 이것도 이천공 놈 작인 지는 모르지만 뭐 아무리 국내 데모가 심해져도 탄핵될 일은 없으니까 해외 나가 명품 쇼핑 열심히 하라고 그 말을 믿었다면 전 의협회장이 문과출신 놈들이 나라망친 다는 말이 맞다.


1978년 작가는 이과반 고2였다.


5월에 교생 선생님이 40여 명 실습을 나왔다.


최호림이라는 국어 교생이 <우리 모두 달밤에 춤을>이라는 자신이 동아일보 신춘문예 보냈으나 낙선된 작품을 읽어주었다.


아울러 박정희 유신독재는 그리 오래갈 수 없다. 당시 고통받는 시인 소설가 이야기를 했다.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해 나라가 이 꼴이라고 한탄했다.


키가 작아 앞줄에 있던 나는 손을 들었다. 교생 선생이 지목하며 발언권을 주자 우리는 이과반인데요라고 해서 반 친구들도 웃고 교생도 웃었다.


웃음이 멈추자 그래. 함 군 말대로 여기는 理科班이다. 이과는 의대나 공대 가서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든 재수생이 되었든 직장인이 되었든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과반이 혼자 배불리 잘 먹고 잘 살면 되겠느냐? 문과출신 장관 차관 도지사 국회의원들이 감언이설로 속이는 것을 이과의 눈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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