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먹기 힘든 사람. 3
분리수거장에 책 버린 인간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댁에 세배를 갔었다. 제자들이 세배올 걸 아셨는지 선생님 내외는 한복을 곱게 입고 계셨다.
그 시절은 찬물도 위아래가 있어서 세배하는 것도 고교 졸업을 몇 년도에 했는지 선생님 댁 골목에서 만나면 기수를 물어보고 순서를 정했다.
위로는 72년 졸업 선배 75년 77, 79, 80이었다. 담장 밖에서 선배들이 세배를 마치고 80 두 명이 들어갔다.
세배를 마치고 떡국을 먹고 나오려는데, 선생님이 양성우 시집 <겨울공화국>을 우리 두 명에게 주셨다. 국어시간에 세상에 바보가 세 종류가 있다.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이 첫째 바보다. 책은 사야 보고 세월이 지나 문득 어디서 나은 문구 같은데라고 뇌가 반응을 해서 책장에서 딱 꺼냈을 때 맞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하셨다. 둘째 바보가 빌린 책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둘째 바보고 셋째 바보는 빌려주었으면 그러려니 해야지 빌려간 책 돌려다오 구걸하는 것이 셋째 바보라고 하셨다.
그런 분이 겨울공회국 시가 유신을 비판하는 시라고 판매금지되어 시집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안기부에 잡혀갈 시기에 판금도서를 제자들이 세배 오면 주려고 열귄 이상 은밀하게 구입했던 것이다.
요즘 세상에 이슈인 디올 명품 백만 준 것이 아니고 책도 드렸다는데 짭새나 검새나 증거 없다고 했는데 아크로비스타에 책을 우리 고교 국어선생님만큼 좋아한 주민이 분리수거함에서 김건희가 받은 책을 버리고 용산궁으로 이사를 갔다.
그 책에는 전임 대통령이 서명해 드린 책도 있다. 어떻게 전임 대통령이 주신 책을 버려? 그러니 천박한 연놈 소리를 듣지?
버리려면 누가 준 책인지 서명이라도 없애고 버리지 그런 기본적인 예의범절도 모르고~
디올 백은 대통령기록물 보관소로 보내면서 책은 버리냐?
기록물은 전직 대통령 자서전과 최 목사 저서 북한 알기나 함성득 아웅산 사건에 돌아가신 함병춘 아들이 쓴 대통령학은 2대에 걸친 역작인데 기록관에 안 보내고 분리수거장에 보내냐? 이 천박한 우리 할아버지 표현으로 축글도 못 되는 연놈이지. 할아버지가 종씨 석학이 객지서 돌아가셨다고 얼마나 눈물 흘리셨는데, 할머니 말로 증조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슬피 우신다고 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