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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 Jan 25. 2023

[내향인의여행일기] 치앙마이 한 달 살기 #8.치앙다오

치앙마이 근교 치앙다오 여행기.

#치앙다오 가는 길

오늘은 치앙마이 근교의 치앙다오를 가는 날이다. 원래 근교 여행은 갈 마음이 없었다. 왜냐하면, 평일에는 숙소에서 일도 하고, 개인적인 일도 할 것이 많았기에... 굳이 여기로 여행도 왔는데, 치앙마이 근교 여행을 또?

피곤할 것 같은데, 여기서 또 짐을 싸고 타지에서 잠을 자고 온다니... 생각만해도 피곤할 것 같았다.


그러던 찰나, 네이버 블로그에서 치앙다오라는 여행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치앙다오로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현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한적한 숙소에서 자연을 만끽했다는 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황온천이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치앙마이에 있으면서 느낀 건데, 산캄펭이라는 치앙마이 근교(차로 한 3-40분 정도 걸리는)에 가도 

충분히 유황온천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유황온천에 갈 때, 날계란 몇 개 가지고 가는 것도 좋다. 가져가서 유황온천에 담가 먹는 것이, 

이 지역의 특산물(?)아닌 특산물이라고 아니 그냥 소소한 액티비티라고 생각하면 좋다!


아무튼 치앙다오에 가기 위해서는, 노스게이트 쪽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산티탐 부근에 위치해 있다.

근처에 꽤 괜찮은 카페가 몇 군데 있으니, 들려서 아메리카노 한 잔 사서, 버스에 타도 좋다. 


사실 태국 여행은 몇 번 와보았는데, 진짜 현지 로컬 느낌 물씬 나는 버스는 처음으로 탑승이었다.

가기 전에 다녀온 사람 말에 의하면, 버스표 구매는 오로지 현지에서만 결제가 가능하기에, 희망하는 

출발 시간(나로서는 12시 30분 출발이었다.) 20분 전에 가서 표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탑승하는 것을 권했다.


아무튼 11시 50분 정도에 도착한 나는 매표소에 갔는데, 표를 구매하고 싶다고 말을 했지만 

잠시만 기다리란 말을 했다. 무슨 뜻이지? 표를 미리 구매할 수 없는 것인가? 

매표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자, 보다못한 지나가는 기사님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여기서 

기다리면 출발 10분 전부터 표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


아무튼 그렇게 차표 사는 것을 기다리자 아저씨 말대로 12시 20분에 표를 팔기 시작했고, 

차표를 사자마자 버스에 탑승했다. 역시 현지 느낌 물씬 풍기는 버스다.



#치앙다오를 가는 이유

내가 치앙다오를 가는 이유는 '유황온천' 그리고 별이었다. 내 생애 별을 많이 본 순간을 뽑으라고 한다면, 제주도였다. 그냥 그것도 길을 가는 길에, 가로등 하나도 없던 밤이었다. 그렇게 쏟아질 것 같다?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치앙다오의 '다오'는 태국어로 '별'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별의 도시라는 뜻.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에 말에 의하면, 날씨가 좋다면(운이 필요하다는 뜻) 하늘 전체를 수놓는 별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치앙마이와 치앙다오는 실제로 고도가 높은 지대에 있는 도시(?)라서, 별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치앙마이에서도 별을 볼 수가 있다. 아무튼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가기는 귀찮았지만, 

막상 버스를 타니 


갑자기 설레이기 시작했다.




#치앙다오 도착

약 1시간 40분을 달려, 치앙다오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조금 험난했다.

구불구불한 길이 워낙에 많았고, 도로 상태가 영 좋은 편은 아니었다. 

늘 외국에 나가면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은 정말 길이든 뭐든 잘 되어 있는 편이였다는 것이다. 


아무튼 가는 길에 코끼리 보호소가 있다는 팻말도 보았고, 흙탕물이 흐르는 계곡도 보았다.

꾸벅꾸벅 졸면서, 버스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의 바람을 맞이하며 도착했다.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흐렸다. 날씨 좀 보고 예약을 할 걸 그랬을까?


#치앙다오 그날 밤

날씨가 흐려서,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10월은 날씨가 오락가락 하다. 

11월에 와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고..(살짝 후회했다.) 한 달을 살기 위해서 11월에 올 것을

왜 10월에 왔을까? 했다. 실제로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날씨가 비-비-비-흐림 이었다. 쩝.


아무튼 치앙다오 숙소는 유명한 한 숙박업체였다.

그런데 문제는 가는 방법이 없었는데, 다행히 사장님께서 스쿠터로 나를 데리러 와주셨다.

차로 데리러 와주시기를 바랬다. 왜냐하면, 나는 덩치가 큰 편이니깐...

아저씨가 스쿠터 타시면서(이놈 새끼 너무 무거운데...)라고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친절하신 사장님은 웃으시면서, 저 산은 유명한 산이라고 소개해주시며 숙소로 데려다 주셨다.

간단하게 숙소를 체크인을 해주시고, 부엌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야외 부엌을 안내해주셨다.


웃긴 것은 숙소 정원을 떠돌아 다니는 닭(?)무리였는데, 사장님이 직접 키우시나? 했는데

알고보니 옆 집에서 몰래몰래 들어오는 닭들이라고... 인심 좋으신 사장님은 그 닭들이

부엌에 놔둔 과자나 과일을 쪼아대며 먹어대도 그저 허허 웃으셨다.


아 그리고 사장님께서, 내가 묵는 날에, 여기 한국인 부부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마침 누가봐도 한국인 부부로 보이는 분과 눈을 마주쳤다.


그날 저녁 한국인 부부분과 사장님과 야외 부엌에서, 전구등 하나에 의지하며

밥을 같이 해먹었다. 뭐 먹었더라...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삼각김밥이랑 라면..

그리고 그 분은 아 맞다! 짜파게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분에 외국에서 짜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아무튼 그날 저녁. 운이 좋게 나는 별을 볼 수가 있었다.

화질이 좋게 하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이 그리 터지는 편이 아니라서, 보정법을 찾아볼 수 가

없었다. 밤 11시 치앙다오가 왜 치앙다오인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 수억개의 별이 내 눈으로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저 한 자리에 서서 우와 하는 감탄사밖에 내뱉었다.

적재의 별 보러 가자 라는 노래를 들으며, 쏟아지는, 반짝이는 별을 구경했다.

이 정도면 운이 정말 좋은 것이지 않을까


#핫 스프링(노천 유황온천)

다음 날 나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숙소 상태가 영 별로인 것도 있었지만, 쥐가 바닥을 기어 다니는 소리.

천장에 뭔가 다다닥 하는 소리 때문에 그렇게 푹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동이 틀 무렵에는 조금 푹 잘 수 는 있었다.


아무튼 아침 일찍 일어나자 사장님이 우리를 위해 조식을 준비를 해 두셨다.

정말 이 퀄리티에, 이 서비스에 하룻밤 1만 5천원이라니...


아무튼 한국인 부부분들은 새벽 6시에 온천을 다녀오시고는, 근처 카페까지 걸어가신다고 했다.

구글 맵으로 확인하니 도보로 30분. 가는 건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다녀오면서

더우면 분명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다녀오신다고..


아무튼 나는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온천에 갔다.

동네 주민들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하는 온천답게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침 11시 경에 가니, 방문객으로 보이는 사람밖에 없었다.

이렇게 동그란 원형 통에 유황온천의 온수가 채워지는데, 밤이면 동네 주민분들이 비워두고 다시 새로

받는다. 나름 관리는 잘 되는 편.

(주민분들은 주로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사용하시는 듯)

방목해서 키우는 소들이 풀을 먹기 위해, 노천 온천 앞 개울을 건너는 모습 (너무 귀여움)


아무튼 유황온천 특유의 냄새(계란 노른자 냄새)가 올라오고

몸을 담근다. 노천 온천 앞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온도 차이가 천지차이다.

몸이 온천물에 뜨거워지면, 재빨리 작은 개울에 몸을 담근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너무 좋았고, 가끔은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생각이 나는 곳.

뭔가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던 감정이 모락모락 올라왔던 곳.

여기까지 두 시간을 달려왔으니, 최대한 오래 버티려고 했으나.

기온이 30도로 향하는 마당에 내 정수리가 그 뜨거움을 버틸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했다.


#안녕 치앙다오.

원래는 2박 3일 묵을 예정이었지만, 치앙마이에서 사귄 다른 친구가

곧 한국으로 떠난다고 하길래, 급하게 치앙마이로 향했다.

나도 곧 한국으로 들어갈 예정이지만, 뭔가 먼저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애틋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다.


아무튼 그렇게 나의 치앙다오 여행은 끝이 났다.

늘 근교 여행이라고 하면 패키지나... 투어 상품을 이용했다.

(그 편이 알차고 나름 몸이 덜 피로해서...)



그래도 이렇게 가끔은 고생(?)을 조금 해서 근교 가는 것도 추천한다.

사람들이 물어본다. 왜 몬쨋이나, 빠이를 안 갔냐고.

내가 듣기론 거기가 꽤 핫하고 시끌벅적 한 곳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난 그저 한적한 곳이 좋았다.

단지 그 이유.


그리고 그 이유의 결과값은 꽤 합당했다.


치앙다오는 별이 쏟아지고 한적했던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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