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알람

by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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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은 오전 9시 30분에 맞춰놓았지만 눈뜨는 시간은 늘 9시 15분쯤이다. 나베가 침대 머리맡으로 와서 내가 일어날 때까지 울어대는 것이다. “니야아아아앙!!!!”하고 신경질을 내고 나서 나베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따라가서 비몽사몽 상태로 밥 먹는 걸 지켜본다. 쭈그리고 앉아 다시 자야 할까 이대로 일어날까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한다.


물론 아직 잠이 깬 것이 아니므로 세수는 하지 않는다. 대신 출출하니 미니 버터 크루아상을 데워먹기로 한다. 냉동생지를 하나 꺼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170도에 5분씩 2번 돌린다. 온 집에 빵 냄새가 퍼진다. 나베는 화장실에서 큰 볼일을 본 후 나한테 냥하고 얼른 치우라며 소리친다.

“알았어. 치울게.” 나는 대답만 해놓고 빵을 꺼내 식탁 앞에 앉는다.

빵은 아직 따뜻하여 슬라이스 체더치즈를 위에 착 붙이는 느낌으로 감아주고 포크로 가운데를 푹 찌른다. 미니 크루아상은 정말 작아서 세 입이면 끝난다.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어제 사놓은 방울토마토를 한 개 입에 넣고 같이 씹는다. 만약 입안에 빈틈이 있다면 바나나도 같이 넣어주면 좋다.


턱을 움직이다 보면 잠이 깨는 느낌이 드니 가능하면 행동을 느리게 하자. 천천히 천천히 고양이 화장실을 치워주고 물 흐르듯 다시 침대로 쏙 들어간다.

배는 부르지, 전기장판으로 데워진 침대는 따뜻하지, 햇살이 창가를 비추고 참새가 짹짹댄다. 눈꺼풀이 소로로 감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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