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타요와 띠띠뽀에 빠져 있는 36개월 쌍둥이들. 모모, 리리 중 리리는 자동차를 밥보다도 좋아하여 아침에 눈떠서 잠이 들 때까지 자동차를 가지고 논다. 자동차를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자동차가 돌아다닐 수 있는 도로놀이가 있다(장난감가게에서 구매). 도로놀이는 직선과 곡선 도로로 이루어져 있고 길도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는 등 예상보다 꽤 넓은 공간을 사용한다. 가뜩이나 좁은 우리 집 거실 바닥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움직이기도 불편하고 청소도 힘들단 말이지.
마침 [신문지로 만드는 꽃잎 조명]을 만들기 위해 글루건도 샀겠다, 글루건이 잘 나오는지 확인(요즘 내가 구매한 제품에 불량이 많아서 이젠 바로바로 확인해보고 있다.) 해 볼 겸 종이 상자를 잘라 도로놀이를 만들어보았다.
첫째 날 진행 상황.
걱정했던 글루건은 잘 작동된다(다행). 예전에 다이소에서 산 글루건은 한번 쓰고 바로 버린 적이 있어 나는 글루건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 이번엔 좀 가격이 나가는 걸 샀더니 상대적으로 매우 흡족하다. 나는 신뢰한다 보쉬.
드디어 검사받는 시간이 다가왔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모모리리에게 짜잔! 엄마가 만들었어. 하면서 보여줬다. 리리는 문을 열자마자 “우와!! 이거 뭐야?(좋다는 표현)”하면서 바로 자동차 장난감(사진 속 초록색, 연두색 자동차가 리리의 최애, 분홍색 노란색은 모모의 최애 자동차이다)을 집어 도로놀이 위에 올려놓고 달리는 시늉을 한다. 1층에는 주차장선을 그려놓았는데 “이거 뭐야?” 하길래 ”여기에 주차하면 돼“ 하고 사용법을 알려줬다. 나중에 보니 거기에 주차하지 않고 고가도로에 주차해 놨네. 딱지 끊어야겠다.
그건 그렇고 막상 모모리리에게 시범운전(?)을 시켜보니 자동차를 위에서 굴리는 행동을 많이 한다. 음... 그렇다면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져야겠네. 고가도로 옆에 바닥을 더 만드는 수밖에. 요렇게 옆에 박스를 더 붙였다.
둘째 날 진행 상황.
도로를 넓힌 곳 반대편에 자동차를 더 길게 굴릴 수 있게 더 긴 고가도로를 세웠다. 이걸 만드는 동안 나와 함께 해준 것은 [킬러들의 쇼핑몰]. 원래 디즈니플러스는 구독하지 않는데 순전히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구독했다. 제발 재미있기를... 하면서 봤는데... 재미있다.
이게 왜 재미있는지 생각해 봤다. 나는 “드라마 속 가짜 세계가 ‘있을 법하다’고 느낄 때” 재미있다. 그 점에서 이 드라마는 합격이다. 다소 평범하지 않은 ‘삼촌과 조카가 함께 사는 세계’와 ‘그 삼촌이 사실은 킬러다’라는 정말 가짜 같은 세계가 진짜처럼 받아들여졌으니까.
도로의 길을 따라 안전 운전하는 리리.
모모리리는 며칠 재미있게 가지고 놀다가 흥미를 잃은 듯하다. 이후 도로놀이는 고양이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마는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