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12월이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간다.
올 한 해를 기억해 보니 전쟁 같았던 아이와의 일상 그리고 다시 회복하기 위한 노력, 여유롭게 생각하려 노력한 마음 가짐 등 여러 가지 노력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기억 - 아이와의 일상 그리고 커 가는 아이들
전쟁 같았던 아이와의 6년 초등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혼내고 타이르고 다시 힘을 내고 그렇게 끌고 밀고 함께 달려왔던 초등 생활을 마무리를 했다. 준비했던 큰 시험의 결과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아이도 코가 빠져 있는 상황이고, 사실 나는 예상했었다.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히 알고 있는 어른들의 선견지명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본인이 겪어보고 느끼길 바란다.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이 시점이 결코 모든 레이스가 끝난 결승점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인식하고 본인이 스스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길 바란다. 나의 일방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다행히 아이와 함께 보낸 초등생활은 엄마인 나의 입장에서는 후회가 없었다. 학습적인 습관, 학교 생활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꾸중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열성적인 모습으로 임했던 나의 모습을 아이가 부정적인 모습으로 기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의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어린 시절에는 부모들이 관심이 없다가 학습적령기에 들어서 개입을 하면
"이제 와서 왜 갑자기 간섭이세요?"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중학생이 되는 아이를 하나씩 놓아주려고 한다. 책상에 앉힐 수는 있겠지만 아니 이제는 책상에 억지로 앉히는 일도 어려워졌고, 스스로 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두 번째 기억 - 좋은 인연들과의 만남 그리고 2년간의 여정
함께 성장하고 싶은 좋은 인연들과 함께 감사일기를 쓰고 독서를 하고 나의 한 달 그리고 1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이제는 기쁜 일, 힘든 일 그리고 어려운 일을 편하게 함께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일상을 나누는 좋은 인연이 되었다. 오롯이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좋은 기회와 좋은 인연들이기에 더없이 소중했고 감사한 일상이었다. 때로는 새로운 분야의 책을 접해 볼 기회도 있었고 힘들었던 일에 대해서 토로하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서슴없이 위로를 건네주는 마음 따뜻한 분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힘든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첫눈이 오면 하얀 눈이 내린 거리의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계시면 그 지역은 안녕하시냐고 안부를 묻곤 했다. 알게 모르게 일상 깊이 들어와 있는 이 모든 기억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감사했습니다. 모든 분들......
세 번째 기억 -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 그리고 나의 오랜 친구들
본의 아니게 가장 친한 친구들 중 3명이나 해외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 명은 조금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약속을 잡고 만나다고 하더라도 5명이 다 모이는 일상은 이제 어려워졌고 일 년에 한두 번씩은 2~3명의 친구들이 모이면 만날 수 있다.
이번 연말에는 다행히도 3명의 친구와 일정이 맞았고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를 예매할 수 있는 큰 행운을 얻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했던 브라운 아이즈 그리고 나얼을 주축을 다시 만들어진 팀인 브라운 아이소울의 콘서트 간다는 설렘에 며칠 전부터 살짝 들떠 있었다.
약 3시간의 콘서트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콘서트는 감동적이었고 함께 할 수 있었던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내가 유일하게 아끼지 않고 부릴 수 있는 사치는 좋은 콘서트, 뮤지컬을 보는 일상이다. 1년 동안 고생한 나에 대한 보답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열심히 살았으니 이런 좋은 공연 보면서 귀 호강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음악이 그리고 콘서트장의 분위기에 그 시간만큼은 많이 행복했다.
아...... 참 좋다. 이런 생각한 게 얼마만인지......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2025년을 조금은 아쉽고 마음 아픈 일로 마무리하게 됐지만 이 일을 통해 아이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엄마인 나는 한걸음 물러서서 아이를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하는 시기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후회가 남지 않는 한 해였다는 점이다.
이제는 너무 열심히 하면서 힘들어하기보다는 모든 일에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몸과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는 2026년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