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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Apr 16. 2019

#45. 입맛의 취향

바스락 글쓰기 소모임 - 주제 3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우리 집 식탁에는 어릴 때부터 생선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반면에 고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 삼겹살을 즐겨 먹었다. 친구들이 고기 먹으러 놀러 올 정도로 우리 집은 거의 매일 저녁식사 때 고기를 구워 먹었다.

(여담이지만 우리 아버지의 고기 사랑은 여전해서 가족들이 모일 때 외식 장소는 항상 고깃집이다. 그것도 구워 먹는 고깃집. 소고기든 돼지고기든 언제나 고깃집에서 외식한다. 이번 주말에 친정 식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역시 고깃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금은 좋아하는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면 빠르게 젓가락질을 하지만 어릴 때 나는 입이 참 짧고 편식도 심했다. 고기의 비계가 싫어서 항상 삼겹살 먹을 때 비계만 떼서 먹었고 덜 익은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밥도 2-3 숟가락 먹으면 배부르다고 수저를 내려놓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리고 단 음식을 정말 안 좋아했는데 케이크의 생크림을 왜 먹는지 이해를 못할 정도로 크림을 정말 싫어했었다. (지금은 우유로 만든 생크림 케이크를 너무 좋아해서 없어서 못 먹을 정도이다.)


그런데 지금은 먹는 게 낙일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참 열심히 먹는다. 배가 엄청 부른데도 수저를 내려놓지 못할 정도다. 그래도 아쉬워서 디저트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거나 케이크나 쿠키를 먹는 게 일상이 되었다. 덕분에 살이 정말 많이 쪘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다들 놀랠 정도로 살이 많이 쪘다.



이렇게 먹는 걸 좋아하지만 여전히 먹지 않는 음식이 있다.

1. 날 음식은 웬만해선 먹지 않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육회든 생선회든 이상하게 날 음식이 싫다. 생선회는 식감으로 먹는다고 하는데 먹어도 아무 맛도 안 나고 씹으면 씹을수록 비려져서 거의 안 먹는 편이다. 덕분에 남편이 그 좋아하는 회를 나 때문에 먹지 못한다. 횟 집에 가봤자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스끼다시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2. 비린내 나는 모든 음식

생선을 많이 먹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린내 나는 모든 음식은 전부 싫다.

특히 꽁치는 정말 싫어한다. 꽁치는 조림을 하든 굽든 비린내가 유독 강해서 절대로 안 먹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석회도 정말 싫어한다. 

3. 그밖에 싫어하는 음식들

번데기, 개고기, 파래무침, 각종 젓갈류, 생선초밥 등등


싫어하는 음식을 제외하고 다른 음식들은 대체로 잘 먹는 편이다. 입맛이 서민적이라 레스토랑에서 비싼 코스 요리를 먹는 것보다 고깃집에서 삼겹살이나 곱창 먹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는 분식점에서 김밥이나 라면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카페에 자주 가는 편인데 스타벅스와 공차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음료수 자체도 좋아하지만 쉬고 싶거나 책을 읽고 싶을 때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한다. 밥 값만큼 비싼 음료수와 디저트지만 카페에 가는 게 좋다.




늙은 나이라고 할 수 없지만 마흔을 곧 앞둔 지금은, 사람들이랑 식사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 식사하는 게 더 편해졌다. 집에서는 육아에 치이고, 회사에서는 일에 치이는 게 일상이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매우 소중해져서 점심시간에 따로 식사하는 편이다. 카페에서 간단한 음식으로 책을 읽으면서 조용하게 보낸다. 그리고 가끔 회사에 휴가를 내고 혼자 시간을 보낼 때 평소 먹고 싶었던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당당하게?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온다.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게 고기지만 웬만한 음식은 식당에서 혼자서도 잘 먹는 편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식사가 좋았지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한동안은 혼자 하는 식사를 즐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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