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손님

by sincerecord

6개월이 지난 후에 남기는 마지막 손님에 대한 기록.


출근 마지막 날, 부모님이 오셨다. 향 그 자체보다는 딸의 일하는 모습을 궁금해하셔서 온 부모님이었다. 다른 손님들도 계셔서 겉으로 티 내지 않으려 했지만, 나의 모습이 기특하셨는지 틈틈이 사진을 찍으셨다.


중간에 어떤 외국인 고객님이 다소 무례하게 질문하셨는데, 평소 같았으면 넘겼겠지만, 부모님의 바뀌는 표정과 속상해하시는 모습이 괜히 마음에 걸렸다.


향의 길을 가겠다는 나의 진심을 부모님께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한 마음이 컸다. 부모님의 교육관과 삶, 그리고 자녀에게 기대하는 가치관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너무 달라 괴로운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공방에서 내가 향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시고 점차 마음을 열어주셨다.


늘 잔소리라고 느껴지는 걱정들이 내 자신감을 흔들고 불안을 키울 때도 있지만, 부모님처럼 내가 잘되는 것을 바라고 내 행복을 응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부모님의 기대와 그에 못 미치는 나의 모습 사이에서 외롭고 힘든 순간이 있다. 그 순간들을 잘 넘기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의 진심을 늘 알아주며, 다툼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사랑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자식이 되고 싶다.


나의 마지막 공방 퇴근을 함께해주신 부모님. 그 진심은 평생 잊지 않겠다.

본가에서 성경책을 챙겨달라던 내게 성경책을 주며 아버지는 '네 무기' 라며 건네주셨다. 교회를 다니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 우리 아빠가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한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때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소통하고 싶다.

공방에서 보인 나의 작은 도전을 응원해주시고 자랑스러워하셨던 부모님의 모습을 잊지 않고 싶고, 그들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조차도 그들의 진심과 중심임을 오해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잘 지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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