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나의 영혼
공방에서 홀로 머문 기간은 삶의 많은 부분을 회복하고 방향을 확정할 수 있었다.
전공과는 무관하게 홀로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지치거나 외롭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의외로 나에게 이 시간은 광야이자 피난처였다.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나의 길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고,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잠시 해방되어 진정한 나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경제적 요건이나 환경적인 면에서는 매우 부족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았으나, 어느 때보다도 풍요롭고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매일 아침, 도착하는 고객 리스트를 볼 때면, 어떤 날은 리스트가 가득 찬 것이 반갑고 설레었지만, 어떤 날은 매우 불편하고 귀찮게 느껴졌다. 나의 기분과 건강, 그리고 상황에 따라 서비스 정신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을 섬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나의 한계도 매우 얕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어진 대로 알려드리더라도 알아듣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었고, 알면서도 멋대로 행동하는 분들도 계셨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천천히, 친절하게, 자세히, 그리고 즐겁게 알려주기를 바랐겠지만, 내면에는 답답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늘, 고객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가르치는 사람이 잘못한 것이라며 더욱 발전하는 기회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나의 어릴 적 모습도 점검하며, 오해했던 서비스 종사자들과 어른들, 그리고 선생님들을 이해하는 경험이 되었다.
실제로 많은 고객님들 중에는 평화롭고 평안한 시간을 보내고 감사하다며 기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종종 크리스천 고객님들은 내가 크리스천이냐며 반가워하시고 기도해 주고 가시기도 하셨다.
오전 11시 50분. 공방 문을 열고 음악을 세팅하곤 했다. 나는 늘 피아노 찬양을 틀어두었다. 아침 묵상을 통해 오늘 하루의 걸음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다짐하는 나와의 약속 같기도 했다. 이 시간을 통하여 뵙게 되는 고객님들을 향한 시선을 다시금 사명에 초점을 맞추며 돌이키곤 했다. 그저 업무처럼 느껴지던 고객님들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누구보다도 귀한 영혼들이었다. 향을 만들고 돌아가 향을 다시 맡을 때, 음악과 향, 그리고 공간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그리스도의 향기처럼 아늑하고 평화로운 순간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꼭 전달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자립을 다짐하며 한없이 외로움과 눈물이 흐르던 시기가 있었다. 아무런 힘도 없고 지지자가 없다고 느껴지던 순간도 있었다. 고객님들이 그저 빠르게 만들고 돌아가셨으면 했던 시기에 나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걸음들이 많이 찾아와 주었다.
아름다운 영혼들을 섬기는 법. 나는 그러기엔 아직 너무나 한계점이 낮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이다. 더욱더 섬김의 깊이 속에서 진정으로 향으로 섬기는 길을 깨닫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