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뛰면 뭔가다른 게나오겠지..그럴 거야.
내 나이 30.
다들 정서적 물질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 나이에 나는 아직도
방황 중이다.
커리어적으로는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일들을 했을 수도 있겠다.
아니다 그것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공부하는,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독학생이기에..
나는 내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소속감 (가족 빼고..) 그리고 정서적인 안정감, 좋은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밖으로 나돌았다.
십 대 때 엄마 따라 무턱대고 봤던 점쟁이가,
나더러 역마살이 다분하다고 했을 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나처럼 집에만 있기 좋아하는 게으름뱅이가 어디에 있다고.. 역마살이래... 돌팔이.."
그 점쟁이 용하다.
그 점쟁이 용산에 있다.
산의 기운을 받아 그런가..
물질적으로, 정서적인 것뿐 아니라,
나는 나이 20대의 끝자락에서
떠돌아다니는 나의 정신 가락도 붙잡고자 (인종차별과, 남녀차별과, public humiliation에서 비롯된...)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우리 여사님의 말마따나
"미친 X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미친 x 약은 나를
미치지 않은 x으로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그리고 오늘
한동안 새가슴으로 인해, 약을 차마 늘리기 거부했던 나는,
처음으로 약을 늘리기로 했다.
선생님은, 약뿐만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마저 바꿀 때라고 하셨다.
꾸준히 버릇처럼 해오던 기우
그것도 부정적인 생각 먼저 하는 기우를 바꿔야 한다고 하셨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아니, 나는 그런 긍정적으로 생각할 힘이 없어.
가아니라,
(긍정적인 생각, 의견, 느낌)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라 하셨다.
그렇게 나는
그래 내가 하는 것 딱! 반대로 뛰어야지.
라고 뇌에 인식을 박아놓기로 했다.
스타트업에서 일할적,
나는 CEO와 밀접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왠진 모르겠으나, 나를 그렇게 찾아댔다.
그리고 항상 slack이라는 공동 커뮤니티 및 채팅 채널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고, 그 slack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항상 쇠로 지진듯한 낙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찍어왔다.
@내 이름, 네가 네이티브가 아니라서 모르나 본데, 이건 이렇게 쓰는 게 아니야, 네이티브인 인턴한테 물어보고 진행해. (결과는 다르지 않음..)
@내 이름, 너도 여기에 참여해 (내 소속 회사일도 아님..)
@내 이름, 트위터에 왜 이런 식으로 썼어? 지금 고치지도 못하잖아 (지가 approval 한 거였음)
(사무실, 행사 1일 전 ) 이런 행사는 어린 여자가 가는 게 맞아, 비행기표 끊어줄 테니 갔다 와.
(행사 1달 전부터 기획서 approve 기다림, 24시간 전에도 내 메시지 읽씹, 답 없음, 답변해달라 닦달하면, 나는 pushy 한 사람이라고 직원에게 씹음)....
.....
이런 레퍼토리를 2년 반 동안
일터에 모든 직원들이 다 보는데 앞에서 당하다 보니,
그룹채팅에 대한 반감과 예민함이 극에 달했다.
그리고 그건 아직도 그렇다.
그래서 앞으론
그런 채팅방에 대한 모든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고
반대로 생각하고,
반대로 느끼기로 했다.
20년간 뛰어온 길을
반대로 뛰어가기로 했다.
겁나 자갈이 터덕터덕 깔려있어, 맨날 걸려 넘어질 테지만,
그래도 약의 도움으로 호랑이 기운을 내뿜으며
나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