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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Mar 31. 2021

이도 저도아닐 수있다, 괜찮다.

그걸 이제 알았다.

나는 뜨거운 물, 차가운 물만 좋아했다.

어릴 적, 사람들이 온수를 먹을 때, 그 미적지근한 물을 

어떻게 입에 넣고 삼킬 수 있는지..

그걸 목구멍에 넣어서 내려갈 때 그 미적지근한 느낌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지금 아침마다 온수를 먹는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뵌 선생님께서 나의 과거 나의 현재 나의 미래를 물어보셨다.

항상 처방만 받았지..

이렇게 질문을 오랫동안 많이 받은 건 처음이었는데, 술술술 불었다 (?)

나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받아보지 못했던 질문과 그리고 그걸 해석해주시는 선생님의 해석문에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내가 "이래도" 상관없다는 것, 괜찮다는 것.



가면을 쓴다고 했다 

원래 다들 가면을 쓴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이도 저도 아닌 것 같다고, 활발한 인간형 인간이 되던지 아니면 정말 히키코모리가 되던지 둘 중에 하나라도 될 것이지, 그 중간도 뭣도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원래 사람은 극단적인 면이 있으며, 나와 같은 경우 그 극과 극의 거리가 좀 멀어서 혼란스러운 것이지 원래 다들 그렇다고 괜찮다고 하셨다.


어릴 적 과거에 상처가 아직도 현재 미래에 영향을 너무 끼쳐, 비슷한 상황만 와도, 너무 힘들다고 했다.

몸이 필요시를 찾게 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절망스럽다 했다.

과거의 상처는 내가 상처 받을 만했으며,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렇게 되어도 상관없으나,
그걸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하셨다.


저 괜찮다는 말이 속으로만 생각해왔던 것이어서 그런지,

누군가, 전문적으로 이걸 해석하는 분이 "너는 괜찮다."라고 바디랭귀지로, 말로, 눈으로 해주는 게 얼마나 맘이 놓였는지 모른다.


이래서 다들 "인증"을 받고 싶어 하는구나 했다.

다 아는 내용이었어도, 정말 그 상황에서 그렇다고 남에게 전문가에게 듣는 건, 다르다.

그래서 다들 웃돈을 주고서라도 비슷한 서비스를 받는 것 아닐까.



항상 나는 내가 이상하다고 여겨왔다.

나는 정상이 아니라고,

정상이 되려면, 약도 먹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계속하고, 가면을 써주고, 사람들 앞에서는 전혀 다른 나를 내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30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너무 지쳐 언젠가는, 나에 다크 한 모습,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체 1일도 안돼 그 사람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고, 말로 하지 않았어도, 표정, 몸짓, 그리고 나와 거리를 두려는 "잠수"...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나를 진정으로 봐주고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은 없겠구나 했다.

저들도 보통인이니, 저들이 나를 받아줄 수 없다면, 누가 받겠냔 말이다.


현재 나의 파트너는 그런 모습을 받아주었다.

나는 웃기게도 이것조차,
사랑에 눈이 멀어, 혹은 나의 외적인 것에 눈이 멀어, 너도 나의 가면에 속아..라는 이름으로 하찮게 여겼다. 사실이다. (미안..)


어느 날, 나는 A가 되고 싶은데, 결국 나는 아직도 B밖에 안돼서, 너무 힘들다. 이 괴리감을 어떻게 없애야 하는지 혹은 줄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징징대었다.


그러자 파트너는

"그게 너인걸 어떻게.. 그냥 그걸 받아들여."

라고 쉽게 툭 내뱉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반성했다.

아.. 너는 그렇게 나를 이미 받아들였던 상황이었구나, 너는 이미 나조차도 모르는 나를 알고 있었구나.

나만 몰랐네..


아직 나는 할 일이 많다, 이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인정을 받고 싶다.

인정을 받기 위해선 사회가 규정한 그 기준 아래 나를 맞춰야 한다.

가면은 어쩔 수 없이 계속 늘어날 예정이나, 그것도 그대로, 혹은 슬쩍 보이는 나의 어두운 얼굴도 그대로 거부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남보다는,

나 자신에게

"그냥 그게 너다, 받아들여, 미련 없이."

라고 말하며, 그걸 정말 받아들이는 힘을 기르고 싶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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