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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May 06. 2021

잔잔한 물결은 오래가지 않는다

언제나,창문 밖강은 항상 변화무쌍하다

인생이나 강이나 항상 잔잔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해도 좋고 바람도 없고 그런 고요한 날엔 강가도 어김없이 고요하다. 

심지어 갈매기들이 무리 지어 강가에서 떠돌아다녀도 웬만하면 강가에 주름지는 일은 없다.


보트가 들락날락 해도 갈매기들이 헤엄치고 날아도 그때뿐, 

잔잔할 때는 저게 강인가 아님 유리판인가 싶을 정도이다.....


내 마음도 머리도 아주 잔잔했더랬다.

이렇게 꾸준히 잔잔할 머리와 몸이 아닌데.....

용량을 올린 약 덕인지, 한국에서 엄마 덕에 맛있는걸 잔뜩 먹고 쉰탓인지(한국 빨),

아주 상쾌할 때도 있었고 행복이란 걸 생각할 때도 있었으며, 이렇게 내 인생도 잔잔하고 고요할 때가 있구나 했더랬다.


한창 "한정판"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아마도 엄마가 예기했던 것처럼, 내가 입으로 초상을 치른 것 같다.

만약 안 좋은 일이, 만약 안 좋은 상황이,
만약 안 좋은 기분이 다시 돌아오면 어쩌지?


행복할 때도, 마음이 정말 오랜만에 평안할 때도, 몸도 굉장히 가뿐할 때도 항상 저런 생각을 달고 살았다.

한정판인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의 기분 좋음 상태를 마음껏 즐겼었어야 했는데,

시간을 괜히 엉뚱한 곳에 (설사 1분이라도) 낭비했다는 생각에

"아.. 아깝다.."싶다.


뭔 바람인지, 폭풍인지, 그냥 소낙비인지 모를 것이 왔다.

미친듯한 영국의 날씨처럼 왔다 갔다 미친듯하다.


갑자기 목조임이 심해졌다.

그 와중에 나의 포트폴리오는 완성되었고, 이미 Public으로 공개되었다.


물론 지금이 시작일 테지만, 내가 그래도 Mile stone을 쳤다는 뿌듯한 생각이 들기도 전에,

나는 영국 약의 부작용으로 시달리고,

영국의 느려 터진 시스템에 짜증 나고,

GP의 리셉션이 부리는 외국인 차별에도 시달렸다.


그리고 결국에는 저 파트너라는 놈이 한

"영국에서 살려면, 어쩔 수 없어, 적응해야 돼." 그 한마디에,

폭발했고, 2일 치 약을 털어 목구멍에 넘겼다.


선생님 말씀이 맞았다.

굉장히 졸리다.

1개는 괜찮았는데......


안타깝게도, 이 목조임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목조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금세 내 목의 근육은 딱딱하게 굳은 채 아파온다.


이것도 잠시겠지, 하지만..

어쩐지 긍정적인 생각 : "아.. 이러다가 또 기분 좋아지면, 헬렐레할 거면서, 지금 부린 성질 너무 쪽팔려서 어쩌지?" 은 쉽사리 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부정적인 건 참 1초 만에도 100개가 생각나는데, 긍정적인 건 100분이 걸려도 1개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

강을 내손으로 잔잔하게 만들 수 없다.

물 주름을 누를 수야 없지 않나......

가만히 바람이 지나가게 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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