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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May 03. 2021

마음과 생각이 아닌, 말초신경에 의존하는 삶

이란, 참뭣 같다.

영국에서 무사히 받은 약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


맞지 않는다는 건 바로 느꼈다 1일 차에......

내가 먹는 약이 굉장히 다양한 회사가 있나 보더라,

일전에 탔었던 약과는 또 다른 회사였다.


뭔가 느낌이 안 좋긴 해도, 2일 차까지 먹기는 했지만 

아 이건 해도 해도 너무 아닌 것 같아 구글을 뒤졌더니,

역시나 꽤 많은 사람들이 해당 약이 안 맞는다는 리뷰를 남겼다.


리뷰는 참 좋은 것......


바로 내 담당 GP에 전화해서 약을 좀 바꿀 수 있을까 문의하려 했더니 

젠장 맞을,

오늘은 영국의 bank holiday이다..

하.. 그냥 갑자기 어처구니없이 bank holiday인 경우가 참 꽤 있는 것 같다.

딱히 뭘 기념하거나, 뭘 축하하거나, 뭐 때문에 쉰다기보다는 그냥 은행 업무 휴일이래......


은행이 그렇게 잘났냐.



내가 복용하는 약은 말 그대로 겁나 저기 멀리 떨어진 세로토닌을 일반 사람들 수준으로 까지 끌어올리는 약이다. SSRI......


그래서 먹으면 먹을수록 왠지,

내가 저 말도 안.. 아니 말은 되지만 좀 시답지 않은 말초신경과, 신경계 그리고 화학물질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생각을 정말 버릴 수가 없다.

아니, 더 많이 든다는 게 내 요즘 생각이다.


이걸 먹지 않으면 심지어, 화장실도 못 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신경계를 자극해서 그런가 보다 한다.


이걸 먹지 않으면, 몸에서 이미

"어이, 너 안 먹었지? 하.. 말 안 들어? 그럼 옛다 공황이나 먹어라.." 


한다, 내 몸인데도, 내가 말을 들어야 하는 이 상황은 참 당황스럽다.


의사 선생님 말대로라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몸에서 이런 약물로 올려놓은 수치와 Practice (?)를 받아들이고, 나중에는 약물이 없어도 컨디션을 좋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 벌써 3년 차인데요.

언제까지 먹어야 할까요.


이럴 때면, 가끔 내가 내상태를 모를 때가 그립기도 하면서, 이런 상태에 이르기까지 나에게 무심히도 트리거를 당겨준, 우리 예전 직장상사가 싫고, 저주스럽다.


언젠가는 왔을, 알았을 상태임에도, 그냥 다 모든 게 남 탓인 것 같고, 내 탓인 것 만도 같다.


신청한 therapy 세션에서 빠른 답장이 왔으면 좋겠다.

뭐라도 말하게......

영어로 내 요 복잡스러운 마음을 다 100% 전달할 수 있을까도 싶은데, 도전!

(느려터져 버린 영국의 프로세스상으론 한 8주뒤에나 받을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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