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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May 03. 2021

이제는 힘들어서 울기도 못하네...

나이가 정말, 몸이예전 같지않다.

나이가 정말 괜히 나이가 아니다.


2와 3..

그거 앞자리 하나만 바뀐 것임에도, 정말 예전 같지 않다... 는 게 무슨 뜻인지 절절히 느끼고 있다.


이제는 몸이 힘들어서 울지를 못하겠더라.
세상에, 체력이 달려서 울지를 못한다니......


울고 나면 머리가 아픈 건 물론이거니와

목도 갑자기 감기 걸린 것처럼 걸걸,

게다가 온몸이 누가 근육주사(이완용)를 맞힌 것처럼 축 늘어진다.


그리고 미친 듯이 졸린다.


동물농장 애호가로서,

강아지들이 조는 척을 하거나, 졸거나, 혹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면 

그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을 감지하고 힘든 걸 벗어나기 위함이라던데,

정말이다.

내가 개라면, 딱 이럴 것이다. 


모니터가 꺼진 것도 모른 체, 멍하니 힘들어 있는데,

모니터에 비친 내 얼굴이란,

정말 게슴츠레한 치와와 같았다.


어릴 적에는, 

그냥 틈만 나면 울었다.

아기 때는 둘째치고 중등, 고등, 대학교를 거치고 나서도 틈만 나면 울어댔다.


그래서 과거 남자 친구들 및 여자 친구들은 지겹다고 할 정도였다.


왜 우는지 모르는 날도 꽤 많았는데, 

그게 그냥 정상인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안 운다는걸 나중에 알고서는 꽤나 당황했다.


외로워서 울고,

되는 게 안돼서 답답해서 울고

누구한테 너무 화나는데, 그 사람한테는 뭐라고 할 수가 없어서 (예, 직장상사) 울고,

그냥 내가 불쌍해서 자기애로 울고

동물이 불쌍해서 울고,

영화가 너무 슬퍼서 울었다.

만화를 보면서도 울었다 (심지어...)


이제는 저렇게 우는 것도 체력이 달려서 못하니, 사치라고 느껴진다.

우는 것도 사치라니.....


울려고 체력을 길러야 하나 싶을 정도이다.

살 빼려고 몸 좋아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울려고 운동을 한다니.. 이거 뭔가 좀 앞뒤가..


이젠 열심히 열심히 참고 모은 놨다가 

나중에 빵 터트리던지 해야겠다.


근데 안 우는 건 정말 정말 자신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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