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연습하기 - 자신 편(2)
페이지: 싱클레어 님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저번 주보다 날씨가 조금 나아져서 기온도 올라가고, 틈틈이 잔디의 색깔이 초록으로 물들어 가네요. 이번 한주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싱클레어: 페이지 님이 말씀하신 대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화창한 날씨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드디어 봄이 오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어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처음 시켜먹으면서 불현듯 긴 겨울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페이지 님은 잘 지내셨나요?
페이지: 네, 저도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잘 지냈습니다. 싱클레어 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통해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끼셨군요. 사랑 연습하기 - 자신 편의 두 번째 질문은 "당신의 나들이 장소는?"라고 정하셨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싱클레어: 네. 저는 먼저 '나들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국어사전에 나들이란 '집을 떠나 가까운 곳에 잠시 다녀오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어요. 집을 떠난다는 것과 가까운 곳에 잠시 다녀오는 일이 합해져 있습니다. 이 점에서 나들이란 나의 삶의 공간을 벗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일처럼 내가 의도적으로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말하면 나들이란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는 적극적인 나의 행위라고 말해도 될 듯합니다.
페이지: 나들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단어라서 싱클레어 님처럼 생각해 보지 않았네요. 싱클레어 님이 나들이를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는 적극적인 나의 행위"라고 정의하셨는데, 이 것은 싱클레어 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가요?
싱클레어: 제가 어느 순간 '나들이'라는 단어를 토론토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왜 그럴까?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토론토에 와서 근교의 좋은 곳들이 참 많아요. 그런데 그런 곳들을 가더라도 왠지 관광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한두 시간 떨어진 곳인데도 말이죠. 내가 현재 토론토에서 직장을 다니고 3년째 살아가고 있는데, 어딜 가든지 관광객이라는 느낌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들이'이라는 단어를 언제부터인가 사용하지 않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의미에서 나들이는 내가 홈이라고 느끼는 공간에서 집을 떠나 가까운 곳에 다녀올 때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페이지: 결국 싱클레어 님은 나들이란 단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 토론토임에도 불구하고 집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시군요.
싱클레어: 네. 거기에 원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나들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어요.
페이지: 이런 의미에서 보면, 싱클레어 님이 토론토를 자신의 삶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은 곧 토론토를 홈 혹은 집으로 생각하는 것이 출발점이겠네요. 그렇죠?
싱클레어: 네. 맞습니다. 몸은 토론토에 살고 있는데 마음은 이방인인 것을 이제 벗어버리고, 몸과 마음 모두 이 공간의 주체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나들이'란 단어를 생각해 봤습니다.
페이지: 그럼 싱클레어 님이 생각하시는 나들이 장소가 있나요?
싱클레어: 네. 토론토 근교의 좋은 장소들이 참 많지만, 나이아가라 폭포가 저에게는 첫 번째 순위에 있습니다.
페이지: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 대표 관광 명소이자 누구나 토론토 오면 한 번쯤 가보시는 곳이잖아요. 나이아가라 폭포는 싱클레어 님에게 어떤 곳이에요?
싱클레어: 우선 나이아가라 폭포가 토론토에서 2시간 거리에 있고, 토론토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가본 곳이 나이아가라 폭포였어요. 사실 처음에 갔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가 좀 작아서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때는 그랜드 캐년 등 미국의 거대한 자연들을 보고 와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번 가게 되니 폭포가 만들어 내는 웅장한 소리와 넓게 펼쳐진 모습들, 폭포에서 온타리오 호수를 흘러가는 물길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전 세계에서 온 셀 수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생동감과 여유를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갈 때마다 일상을 벗어나는 느낌이 들어요.
페이지: 나이아가라 폭포에 갈 때마다 일상을 벗어나는 느낌이 드시니 나들이에 딱 맞네요.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면 이것은 꼭 해봐야 하는 것들이 있나요?
싱클레어: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겠지만, 유람선 마니아로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면 유람선은 한번 타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에서 폭포를 올려다보면 폭포가 더 웅장하게 느껴지고, 빨간 비닐 우의를 입고 사람들과 함께 폭포가 만들어 내는 물을 뒤집어쓰는 것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 무지개도 볼 수 있고요. 그다음으로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온타리오 호수까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풀코스를 걷지 않았지만 날씨가 화창한 날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과 아내하고 수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나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근처 와인 농장에 방문해서 시음도 할 수 있고, 히스토릭 올드타운(Historic Old Town)에 들러서 여러 상점들을 둘러보는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벤치에 앉아서 온타리오 호수를 바라보는 것도 마음에 여유를 가져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가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자전거 타기인데 올해 안에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페이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싱클레어 님이 추천해 준대로 유람선 타기, 걷기, 자전거 타기, 와인 시음, 올드 타운 방문하기를 하면 나이아가라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나이아가라 폭포 외에 다른 나들이 장소를 추천해 줄 수 있나요?
싱클레어: 저만의 나들이 리스트가 있지요. 페이지님에게 살짝 보여드릴게요.
페이지: 하하하. 싱클레어 님은 좋은 곳을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나만의 나들이 장소를 찾기 위해 나의 시간을 쓰고, 찾아보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재 살고 계시는 곳에서 여러분의 나들이 장소는 어디 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