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딱 3년이 되었다.
브런치스토리를 어떻게 알았을까? 기억 못 한다.
왜 쓰려고 했을까? 그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
첫 글을 찾아보니 실패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글도 마찬가지. 그리고 그다음도...
실패는 도전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5개월여의 공들임이 완전 꽝으로 끝난
제법 긴 시간의 도전을 부끄럼 없이 기록했다.
그렇다고 완전 무모한 헛짓만은 아니다.
꽝을 경험하면서 또 다른 길을 꿈꿨으니 말이다.
시작에서 갈라져 나온 다른 길 역시
험하기는 별반 차이 없었다.
어쩌면 더 한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이 길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도 가는 중이다.
요령도 없고, 누군가에게 배울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다.
생각해 보니 응원하는 이도 없다.
'그 나이에 그렇게까지 할 일이니?' 한다.
그럼에도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끝일 거라는
두려움이 실패의 두려움보다 크기에
그저 가난한 공간에서
가난한 시간을 쪼개어 꿈을 그린다.
그러니까 나는...
브런치 스토리에 내 걸음의 흔적을 남기는 중이다.
이따금 지난 걸음을 돌아보아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다독인다.
때로는 이곳이 대나무 숲이라도 되는 양 푸념도 한다.
덕분에 소리 나는 말을 줄여
소진될 감정의 부침을 덜어낼 수 있다.
어디 가서 드러내지 못할 꼬깃꼬깃 접어
주머니 깊숙이 넣어 둔 나의 꿈을
이곳에서는 수줍음을 무릅쓰고 감히 드러낸다.
기쁘고 가벼운 걸음도
슬프고 무거운 걸음도
다 기록하려 한다.
그렇게 나는 나의 꿈을 브런치 스토리에서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