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13)

동의보감촌 -> 동의전 여행

by 시우

"아빠 이거 신기하지 않아요?"


아이와 저녁밥을 먹는데 티브이에서 어떤 사찰 같은 곳을 보여준다, 널찍하고 평평해 보이는 바위 위에 사람들이 동전을 세우려고 애를 쓴다


'여기 돌 위에 동전을 세우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다들 이러고 있습니다.'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흘러나오고 아이는 그게 신기한 듯하다, 경남에 있는 복석정이라는 돌인데, 나야 미신 같은 건 잘 안 믿지만 아이가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느낌에 얼른 계획을 좀 짜본다 근처에 볼 것들도 몇 군데 있는 것 같아서 아이에게 내일 한번 가보자고 하고 인터넷으로 위치를 검색을 좀 해본다


다음날 아침밥을 대충 먹고 아이와 같이 동의보감촌으로 출발을 한다, 집에서는 한 시간 이십여분 정도가 걸리고 길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 겨울이라 날씨가 좀 쌀쌀하고 눈도 많이 왔어서 옷을 단단히 챙겨 입는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눈이 절로 감긴다



복석정은 실제로는 동의보감촌이라는 곳 안에 동의전이곳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점심을 대충 휴게소에서 먹었는데 이곳 안에도 음식점과, 카페들이 참 많이 있더라 안내판 앞에서 사진을 한방 찍고 지도를 보고 위치를 찾아본다 산 중턱쯤에 있는데 차량으로도 앞까지 이동이 가능해 보여 차를 타고 이동을 한다


중간쯤 도착하니 포토 포인트도 보이길래 차에서 내려서 얼른 사진도 같이 찍는다, 얼른 동전을 세워보고 싶어서 나를 자꾸 조른다


"아빠아, 얼른 동전 세우러 가요."


"아니이, 구경할 대가 이렇게 많은데 안 보고 그냥 동전만 세우고 와요?"


"네."


"한 시간 삼십 분이나 차 타고 왔는데 구경 천천히 하고 가요





찬찬히 구경을 하고 동의전으로 올라온다, 이곳 안에는 거북이 등껍질 같아 보이는 귀감석과 자신의 마음을 비춰준다는 석경, 그리고 처음에 우리가 왔던 목적인 복석정(1. 화가 복이 되는 기운을 준다 2. 능력을 배품 3. 재물을 품어 쌓아 올리는 능력이 있는 돌이라 내요?) 세가지의 돌들이 있었다



거북이 등껍질 같았던 귀감석, 그리고 하늘의 기운을 받을수 있다던 석경



아이와 천천히 돌아본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만졌는지 석경 아래 있는 돌은 손때가 묻어 반질 반질하다,



복석정을 보고 후다닥 달려가는 공주님


"아빠 티브이에서 본거랑 똑같아요 저기예요!"


"천천히 가요."


티브이에서 본거랑 똑같은 돌이 보이자 아이는 후다닥 뛰어간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자 집중해서 돌 위에 동전을 세우기 시작한다 나도 옆에서 따라 세운다



이렇게.. 쉬워???


"응?? 공주님 아빠는 벌써 세웠는데요?"


"와! 아빠 왜 이렇게 잘해요? 저도 해주세요."


어려워 보이길래 한참 하다 가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빨리 끝나 버렸다 아이 손을 잡고 같이 힘을 줘서 세워 준다 바람이 불면 넘어지겠지만 그래도 그건 우리의 힘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공주님 소원도 빌어야 해요 얼른 빌어요 바람이 동전 넘어 뜨리기 전에."


"넵."


눈을 감고 손을 모았다가 눈을 뜬다


"무슨 소원 빌었어요?"


"비밀이에요."


"왜요?? 아빠한테도 안 알려줘요?"


"나중에 알려줄게요."


'아... '


내가 서운해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키득 거리던 공주님은 이제 집에 가자고 내 손을 잡아 끈다


앞서 가는 아이를 놔두고 나는 다시 뒤를 돌아본다, 이곳에 있는 세 가지의 돌들은 진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듣고 있다 소원만 빌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은 요행일 테고 소원을 빌고 노력한 사람들에게는 그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사실은 본인이 노력해서 성공한 것인데 돌들이 이뤄줬다고 생각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새해 소원은 이곳에 묻어 두고 간다,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는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마음먹은 만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힘들다고, 어렵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힘든 일이 올 한 해에는 잘 마무리되고, 나도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아이에게도 더 눈치 보지 않을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