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보이긴 하나 봅니다
'고소 안 하려고 당신 아버지한테도 연락하고 당신한테도 연락했어 사문서 위조는 친고죄가 아니라 고소 들어가면 내가 취하한다고 해도 진행된다고 그때는 당신이 옳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행동한 거 아니야? 집 살 때에는 돈 한 푼 안 보태놓고 이혼할 때는 집 절반을 내놓으라는 사람에게 내가 왜 그렇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네. 본인이 옳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끝까지 가봐, 나는 마지막까지 당신 편이었고 이혼은 하는 거지만 당신이 더 유리하게 양보했어 근대 문서 조작까지 해서 낸 건 당신이지 내 탓이라고 하지 마.'
(아내가 유리하게 양보한 내용은 소송이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내의 답장이 구질구질해진다, 네가 적게 벌어서 그 돈으로 생활하기가 쉬운 줄 아냐 나는 나가서 돈 안 벌었냐 별의별 이야기가 날아온다 조곤조곤 답장을 해준다
'결혼하기 전부터 맞벌이하기로 한건 너였고, 내가 그렇게 많이 벌지 못하는 거 몰랐었냐? 그동안은 누가 번돈으로 그럼 생활했냐?'
'보통 일을 한다고 하는 것은 퇴직금을 받아봐야 일을 했다고 하는 거다. 하루 한 달 다니고 관두는걸 누가 일 했다고 이야기하냐 당신은 결혼 전부터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한 적도 없지 않냐'
'젊은 시절 좋은 일자리 구할 수 있게 거처 구해주고, 집세 걱정 안 하게 해 준 게 누구냐? 자아 실현 하겠다고 해서 그거 기다려주고 밀어준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냐?"
'하지도 않은 시집 살이 당신 엄마한테 가스라이팅 당해서 모시지도 않는 시어머니가 자기한테 연락해서 괴롭힌다고 거짓말하고 나는 당신 말 믿고 어머니랑 싸워서 명절에도 왔다 갔다 힘들게 만들고 당신은 수시로 처가 다니면서 당신이 번돈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당신 부모 여행 보내주고 그게 정상이냐?'
'내가 버는 돈이 적었다고 생각했으면 당신도 나가서 일했으면 되었고 본인 입으로 약속했던 것들 못 지켰으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똑같은 실수 반복 안 하게 노력했으면 되었다 당신 입으로 사과도 제대로 못했지만 사과라고 해놓고 매번 똑같지 않았냐, 하겠다고 한다고 입으로만 수십 번 말하면 뭐 하나 결과로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러면 그때마다 그랬지 날 그 정도밖에 안 사랑 하냐고 그럼 반대로 내가 당신처럼 행동했으면 당신은 나랑 살았을 거냐? 그거 가능하면 지금이라도 이혼소송 취하 할 테니 집으로 돌아와라 당신 나가 일하고 나는 이제 집에서 좀 쉬어가면서 집안일하고 공주 돌보고 하겠다.'
아내는 답장이 없다
내가 바라는 게 많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만 혼자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내가 뭔가 잘못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이 내 탓이라고 말하는 아내 때문에 나는 또 혼란스럽다 옆에서 또 아내의 엄마가 부추기는 것 아닌가? 이 와중에도 아내 머릿속으로 생각해 내뱉는 말이 아니길 바란다
1년이 넘은 이 시점에서도 아직도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고 내 탓이라고 하는 아내에게 마지막 답장을 보낸다
'1년이 지났는대도 여전히 네 잘못은 없구나, 한때는 너도 좀 깨닫고 정신 차리기를 바랐는데 계속 그렇게 살아 얼마나 좋아 내가 인생에서 바닥을 찍는 이유가 나 자신이 아니라 남 탓이라고 하면 마음은 편하겠지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되니까, 그럼 현실이 바뀌나? 이 말도 이해가 안 되면 나도 더 할 말이 없네 OO이 관련된 일 아니면 연락 자제하시고 면접교섭 똑바로 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의 문자가 더 왔지만 읽지 않았다 감정소모가 너무 심하고 피곤했기 때문이다 아내랑 살면서 가장 충격적인 말이 착한 척한다는 말이었다, 아내 말대로 내가 착한 척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연애 3년 결혼생활 6년 동안 착한 척 연기를 한 나는 여기 있을 게 아니라 칸에 갔어야 하지 않았을까?